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오늘 이시간에는 지난주에 이어서 북한에서 일기 시작한 한류문화의 붐, 한류문화의 인기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김 선생님, 지난 주에 이어 북한과 남한의 문화의 연결성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남한의 TV드라마와 영화가 북한에 어떻게 들어가고 북한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구해서 보는지 얘기해주셨는데요. 그런 식으로 중국 거쳐서 북한으로 들어간 한국 드라마나 영화 씨디를 구해서 보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계층들이었습니까?
김현아: 간부들하고 소위 잘 사는 집에서 주로 많이 봅니다. 왜냐하면 드라마를 보자면 설비가 있어야 하잖아요. 남한은 설비가 별로 비싸지 않고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워요. 왜냐하면 씨디 한장이 한 2, 3천원 한다고 하는데 그게 북한 돈으로 쌀 한킬로 가격이에요. 아무리 그게 좋다고 해도 밥한끼 먹기 힘든 사람들이 돈내고 구입할 형편은 못되잖아요. 씨디 플레이어나 DVD 플레이어는 상당히 비싸죠. 또 두번째는 북한에 전기가 없잖아요. 기계가 있어도 전기가 없으면 돌리지 못하니까 사람들이 밧데리로 개인발전기를 설치하는데요. 그게 컬러 티비 하나 값이랑 맞먹으니까 주로 잘 사는 계층이나 쓰죠. 또 북한에서 단속통제를 하는 걸 보면요. 간부집이나 잘 사는 집은 덜 통제하고 오히려 힘 없는 집을 더 심하게 통제하는 경향이 있어요. 잘 사는 사람들은 만약 걸려도 상대적으로 뽑을 수 있는 길이 좀 있으니 주로 그런 사람들을 기준으로 퍼지는거죠. 또 북한은 혼자만 보는게 아니라 여럿이 같이 돌려보니까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이 사람이 보게 됩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북쪽지역은 힘들지만 황해도 일대나 바다가 지역을 중심으로 남한 티비가 직접 수신이 되니까요.
오중석: 그걸 차단하지 안나요?
김현아: 차단도 하고 무슨 TV 통로를 조절하고 별별 수단을 다 내놓는데요. 어떤 방법을 하나 내놓으면 또 그걸 피해가는 방법이 또 나오는 법이죠. 또 그걸 장사 목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집에 앉아서 그날 나오는 드라마를 전부 녹화하는거예요. 그걸 복사해서 팔게되면 신작이니까 휠씬 돈을 많이 벌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요. 옛날 막스는 자본론에서 이익율이 몇백퍼센트만 넘어도 자본가들은 목숨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지금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자기 목숨 돌볼 형편이 안되는거죠. 그러니까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한류가 많이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오중석: 얼마전에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기자의 보도 내용에 보면 남한의 테레비전 드라마나 영화를 직접 받아 녹화해 복사해서 팔다가 걸려서 처벌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상당히 많은 모양이죠?
김현아: 그렇게 대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각 도에서 일년에 한두건 정도는 터지는데요. 언젠가는 함북도에서 한 사람이 걸렸는데 아예 지하실을 파고 거기서 복사해서 팔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보도 내용의 진실을 의심할 정도였어요. 그 사람들이 공을 세우기 위해서 더 과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40만장을 팔았다고 했어요. 어마어마한 거죠.
오중석: 좀 과장을 했을 수 있겠네요.
김현아: 지금은 드라마만 퍼지는게 아니고요. 북한에서 최근 남한 문화의 영향을 한류라고는 말 안하지만 우리가 총체적으로 볼때 노래, 춤, 그리고 '1박 2일' 같은 남한의 오락프로그램까지 광범위하게 북한 사람들이 다운 받아서 돌려보는 정도입니다.
오중석: 오락프로그램도 인기가 있나요?
김현아: 네. 아마 강호동씨 이름은 북한 사람들한테도 많이 알려졌을겁니다.
오중석: 하긴 북한 분들은 그런걸 해볼수 없으니까 더 동경할 수도 있겠네요.
김현아: 또 그런가하면 요즘 북한 패션도 남한이 끌고 간다고 봐야 합니다. 북한 패션은 원래 중국을 따라갔어요. 중국이 뭐 하나 바꾸면 그게 그대로 상품을 통해 들어왔어요. 여기 와서 보니까 그때 우리가 입고 싶어했던 옷이 딱 중국 타입이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에 가끔 중국 사람들이 견학 갔다가 찍어 온 평양 장면이 나오는걸 보면 북한패션이 이제는 중국패션이 아니라 남한 패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탈북자들이 황당한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요. 통제를 심하게 하지만 몰래몰래 전화를 하잖아요. 그럼 남한의 옷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심지어 남한의 어느 드라마에 누가 입었던 옷을 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대요.
오중석: 어떻게 들어갑니까?
김현아: 다 밀수 통로로 들어가는거죠. 지금 중국과 북한 국경지역에서 남한 상품이 참 잘 팔리거든요. 거기서 장사하는 사람들에 말에 의하면 주된 고객이 북한 사람입니다. 북한에서 장사꾼들이 나와 남한 물건을 사서 상표를 떼고 중국 물건인 양 북한에서 파는거죠.
오중석: 우리 중국 특파원이 전하는 말로는 남한 상표를 철저히 떼내고 중국 상표를 붙인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는 사람들은 이게 남한 물건인걸 안다는거죠.
김현아: 이전에는 상표를 잘라버렸다는 것 자체가 남한 물건이라는 증표였어요. 시장에서 물건을 팔면서 이거 어디꺼냐고 물어보면 '아래 동네꺼야' 라고 말했어요. 또 질을 보면 남한 물건인지 다 알아요. 북한 사람들한테는 남한 것이 많이 팔리고 있고 인기도 좋습니다. 또 2007년까지는 공식 통로 뿐만 아니라 남한에서 숱한 지원품이 들어왔어요. 거기서 받아본 사람 말에 의하면 지금 남한에서 파는 고급 물건이 그 때 다 지원 물자로 들어왔다는거예요. 지원 물자를 받으면 위에서 챙기잖아요. 나머지는 시장에 돌리면서 남한 물건이 많이 퍼지게 됐고요. 남한 옷이 퍼지게 되면 자연히 남한문화가 북한을 리드하게 되는거죠. 남한 사람들의 머리 모양이며 모든 걸 다 따라가게 됩니다.
오중석: 티셔츠, 바지, 치마 심지어는 핸드백까지 따라 한다고 하네요.
김현아: 그러니까 북한당국이 안 되겠다고 정신을 차린거죠.
오중석: 그런 것이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알게 된 건가요?
김현아: 그렇죠. 북한 사람들이 몇명을 빼고는 외국에 못 나가잖아요. 남한문화를 드라마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접촉하다보니 상당히 퍼진거죠.
오중석: 그런데 북한주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한국 노래나 드라마에 심취하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좋아하는 한국의 대중 문화를 같은 민족인 북한 사람들이 좋아하는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김현아: 당연하죠. 드라마는 그야말로 감정정서가 통하니까 좋고요. 노래는 록 음악 같은건 북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좀 그렇지만 발라드까지는 괜찮고요. 북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형을 조사해보면 대체로 남한의 50대가 좋아하는걸 상당수가 좋아합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남한 젊은이들을 거의 따라가요. 아무래도 피가 통하고 감정이 통하니까요.
오중석: 민족적 정서가 비슷하니까요.
김현아: 특히 남한 사극 같은건 지금 북한에 가져다 놔도 북한의 사상과도 거의 유사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오중석: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와 노래, 물건이 너무 범람하니까 남한 대중문화의 유입을 강력히 단속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한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북한의 간부층이나 특권층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던데요. 단속한다고 해서 남한 문화의 유입을 완전 차단할 수 있을까요?
김현아: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한번 사람이 맛들이게 되면 중독이 되어서 끊질 못해요. 조사해보면 단속 때문에 이전보다는 보던 비율이 상당히 줄었다고 합니다. 특히 하층 계층일수록 못보죠. 그렇지만 간부나 단속자들은 여전히 보지 않을까요. 단속해 가져가서 그게 진짜 남한꺼인지 펼쳐 확인해봐야죠. 중요한건 재미 없으면 보다 말텐데 남한드라마가 중독성이 있잖아요. 한번보면 끝까지 봐야한다고요. 여기처럼 볼거리가 많아도 중독되면 힘든데 북한은 볼거리가 없으니까 끊기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단속하면 그만 뒀다가 또 멈추면 다시 활성화 될거예요. 남한 드라마도 남한에서 억지로 들여보낸거 아니거든요. 그야말로 상업적 목적으로 진행한거라 막을수가 없어요. 정치적으로 투하한거면 단속해서 막을수 있겠지만 이건 대중의 욕구가 분출해서 가져간거라 저는 절대로 막을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북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남한의 대중문화, 즉 한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문화는 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세계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남한의 문화, 즉 한류를 북한에서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다리면서 오늘 순서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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