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한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INS - 보신각 종소리
2012년의 시작을 알린 1월 1일, 새벽의 서울 종로 보신각 종소립니다. 이 종소리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이 느껴지는데 벌써 1월이 훌쩍 다 갔습니다.
1월 1일 세웠던 새해 목표들, 아직 유효하십니까? 여기저기서 계획 세우고 3일 만에 흐지부지 되었다며 벌써 작심삼일 됐다는 분들도 많은데요. 며칠 있으면 음력으로 1월 1일, 설입니다. 2012년의 새로운 출발, 두 번째 기회가 왔습니다. 음력으로 다시 시작해 보시죠.
오늘 <젊은 그대>에서도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2012년의 새해 소망 얘기 해봅니다.
이 시간,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 모임 <나우>의 장희문, 김수연 씨 함께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오늘은 또 희문 씨와 수연 씨가 함께 하게 됐네요.
장희문 : 그러게요. 오늘만 제가 파트너를 바꿨습니다. (웃음) 새로운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요? (웃음)
진행자 : 자, 1월도 벌써 후반으로 달려갑니다. 1월 1일 새해 맞으면서 계획들 많이 세웠을 것 같은데, 어때요? 잘 되고 있습니까?
장희문 : 저는 일단 올해 목표가 학교 졸업이에요. (웃음) 그래서 졸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건들을 열심히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췄고요. 그리고 아직 군대를 안 갔다 왔어요. 그래서 장교로 가기 위해 시험 준비하고 있어요.
이수연 : 아직 군대 안 가셨어요?
장희문 : 안 갈 수도 있죠!
진행자 : 여기 남쪽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입대해도 됩니다. 물론 중간에 다녀와도 되지만 본인의 선택인거요. 근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 공부 중간에 군대를 다녀오잖아요? 희문 씨가 많이 늦은 거죠?
장희문 : 저는 좀 늦어졌어요. (웃음) 수연 씨는 무슨 목표 세우셨어요?
이수연 : 전 벌써 작심삼일입니다. (웃음) 해가 바뀌면 수첩도 다 바꾸잖아요? 남았는데 새것으로 바꿔서 거창하게 영어공부도 하고 뭘 하겠다 막 계획을 세웠는데 지금 지켜지는 것이 별로 없고 뒤죽박죽입니다. 결국에는 인생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닌가 봐요? (웃음)
진행자 : 이즈음 되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작심삼일입니다.
이수연 : 음력으로 다시 설이니까 다시 시작하려고요. (웃음)
진행자 : 근데 두 분은 2012년 새해 소망과 새해 목표, 어떤 걸 세우셨어요?
장희문 : 아까 말씀 드린 군대와 졸업이요. 저희 학교는 졸업하려면 토익 점수를 어느 정도 이상 받아야합니다. 토익은 일종의 영어 능력 시험인데요. 남쪽 대학들에서는 일정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졸업할 수 있도록 토익 점수나 토익과 비슷한 영어 시험 점수가 얼마나 돼야 졸업할 수 있다는 기준을 아예 정해놓았습니다. 이건 학교마다 또 전공마다 또 차이가 있는데요. 졸업을 하려면 일단 전 토익 점수를 잘 받아야죠. 그리고 또 마지막 학기는 열심히 해서 좋은 열매를 맺겠습니다.
진행자 : 결국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네요.
이수연 : 저는 학교 졸업하면 기자가 되고 싶은데요. 이번에 경기도 의회, 대학생 기자단에 합격을 했어요. (웃음) 그래서 직접 취재도 해보고 내 손으로 기사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기쁘고요. 일번 목표는 영어 공부고 두 번째는 내 꿈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대학생 기자단을 열심히 해보는 겁니다.
진행자 : 열심히만 하면 실현가능한 목표인데요? 여기 희문 씨와 수연 씨도 있지만 남쪽의 20대, 30대는 새해 어떤 목표를 세웠나 한번 찾아봤는데요. 1위가 영어 회화 정복이네요. (웃음)
이수연 : 아, 진짜 이건 나이든 사람이나 어린 사람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진행자 : 공감하세요? 영어를 잘 하고 싶고 잘 하면 좋겠는데 쉽지 않으니까 그게 매년 새해 소망 1번에 올라와 있는 거죠. 또 꼭 영어 회화를 잘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새해가 됐으니 공부를 해야겠는데 그 공부로 영어를 꼽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희문 : 사실 영어 공부가 실용적이잖아요? 잘 하면 일하는데도 도움이 되고요.
진행자 : 그래서 그런지 영어학원이나 운동할 수 있는 헬스클럽 등 각종 사설 학원들이 1월이 가장 등록률이 높고 2월이 되면 등록률이 뚝 떨어진답니다. 또 2위에는 취미하고 여가활동하기, 3위가 다이어트, 살까기 4위 금주, 금연입니다. 또 솔로 탈출, 즉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만들겠다는 얘기고요. 취업을 하거나 이직, 새로 직업을 옮기겠다는 목표도 있었습니다.
이수연 : 요즘 북쪽에서도 살까기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답니다. 저희 때도 그랬거든요. 저희는 지방이었지만 평양에서는 여자애들이 살까기를 한다... 그게 유행이라고 해서 한증막을 다니고 그랬는데요. 그걸로 안 된 답니다. 괜히 돈 쓰지 마세요. (웃음)
ACT - 새해 소망 시민 인터뷰
진행자 : 지난 12월, 청취자 여러분은 올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이수연 : 쌀값 하락일 걸요 아마. (웃음) 근데 북한도 진짜 오해를 하시는 것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꿈도 없을 것이다... 근데 그 속에서 사람들은 꿈을 꾸고 있어요. 학생들도 내가 어떤 대학을 가고 싶다, 어떻게 되고 싶다 이런 욕망은 많거든요. 거기서도 입시도 치열하고 좋은 대학 가고 싶은 열망도 있고요. 거기서도 새해에 이런 걸 씁니다. 거기는 여기보다 수첩을 더 많이 활용하거든요. 설날이 되면 다 해요. 올해는 뭘 하고 뭘 하고 다 수첩이나 공책에 적고 합니다. 아마 지금 북한에서도 얘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을 거예요. 솔직히 새해 새로운 꿈을 꾸고 그걸 이루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어느 나라이고 다 똑같지 않을까요?
진행자 : 그럼요. 어떤 목표를 세우느냐 어떤 소망을 꿈꾸느냐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새해에 대한 기대를 우리 모두 같으니까요. 그 꿈이 없으면 그 사회는 진짜 살아가기 힘들겠죠.
이수연 : 근데 어렸을 때 기억이 나는데요. 언젠가 친구의 수첩을 봤는데 새해 소망으로 이밥 냄새 맡고 싶다고 썼더라고요. 쌀 냄새, 쌀밥 냄새를 맡고 싶다, 먹고 싶다는 얘긴데요. 진짜 가슴이 아팠어요. 얼마나 매일 강냉이밥만 먹었으면 이런 소원을 얘기할까...
진행자 : 아, 진짜 중학생 때잖아요? 아직 어린데 소원이 참...
이수연 : 새해 소원하니까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요. 걔네들이 올해는 이밥 많이 먹어야할 텐데요. 근데 요즘 북쪽에 쌀값이 많이 올라가다나니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여기 희문 오빠는 어렸을 때 새해엔 어떤 걸 새해 목표나 소망으로 생각했는지 궁금한데요?
장희문 : 중고등학교 모두 다 공부 한창 할 때니까요. 공부를 열심히 하자, 성적 향상 이런 거였죠. 중고등학교 때는 입시 때문에 공부 이외의 것을 자유롭게 할 순 없는 분위기잖아요? 대학 오면 많이 바뀌지만 그때는 그랬죠.
진행자 : 근데 희문 씨는 이밥 얘기 알아들었어요?
장희문 : 이밥이 쌀이라고 얘기해서 알아듣긴 했는데요. 그게 냄새가 다른가요?
이수연 : 다르죠. 거기는 잘 사는 집이 5:5 로 해먹거든요. 강냉이만 먹는 집은 냄새가 다르고요. 어린이들이 딱딱한 강냉이밥 먹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여기 와서 진짜 궁금했어요. 그쪽에서 얘들 강냉이 먹고 자랄 때 여기 비슷한 또래 얘들은 뭘 좋아했을까... 해봤더니 별 사탕, 쫀디기 같은 거 나오더라고요.
진행자 : 2012년... 다들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일단 선거가 많습니다. 남쪽에는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 있고요. 남쪽 뿐 아니라 미국도 선거가 있고 중국도 지도부가 교체될 예정입니다.
장희문 : 개인적으로 저는 너무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을 대표들이 뽑혔으면 좋겠어요. 대화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수연 : 저는 북쪽에서 왔으니까 통일이나 남북문제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좀 이런 문제를 넓게 포괄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어요.
진행자 : 자, 2012년 그래서 다들 올해가 격동의 해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런 격동 속에서도 우리가 계속 지켜야할 것은 있지 않을까요?
장희문 : 최근에 많이 느끼는 건데요. 기본적인 가치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인터넷에 올라오는 댓글만 봐도 너무 비판적이에요. 내일이 아니라 그냥 방관자, 제 3자로써 비판을 하는데요. 그러지 말고 모두 책임을 갖고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품어주는 2012년이 됐으면 합니다.
남쪽에서 요즘 새해 첫 다짐이 작심삼일 되지 않게 도와주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상품은 시계입니다. 시간을 맞춰 놓으면 귀가 찢어지게 시끄러운 종소리리가 나는 자명종 시계... 보통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데요. 잠결에 시계 종소리를 꺼버리면 자명종이 있으나마나 인데요. 아무리 자명종을 꺼도 소리가 여러 번 계속해서 나거나 운동기구처럼 여러 번 들었다 내렸다 해야 소리가 그치는 시계가 새로 나왔습니다. 안 일어나고는 못 배긴답니다.
또 담배 맛을 없애 금연을 도와주는 치약, 살까기를 도와주는 제품도 재밌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돼지 울음소리 경고음을 울려 먹는 것의 유혹을 물리치게 하는 제품도 나왔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새해 목표에 도전하게 도움을 주는 상품들인 것 같습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더라도 꼭 달성해야한다는 강박감을 갖는 것보다 즐기면서 하면 더 흥이 날 것 같은데요. 왜 가는 길 험해도 웃으며 가라... 이런 말 북쪽에서도 많이 쓰시잖아요. 새해 어떤 다짐들 하셨습니까? 쉬운 한해가 될 것 같지 않지만 웃으며 갈 수 있게 청취자 여러분들께 '화이팅' 외쳐드립니다.
지금까지 <젊은 그대> 진행에 이현주 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다음 주 이 시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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