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치 않은 성공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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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쪽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드립니다.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INS - 뉴스 클립 : 오디션 방송 열풍이다/ 오디션 열풍 기업 문화도 바꾼다...

요즘 남한 방송에는 공개 경연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일명 오디션 방송이 그야말로 열풍입니다.

INS - 슈퍼스타 케이, 슈퍼 디바, 케이 팝스타, 보이스 오브 코리아 등 프로그램 오프닝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방송의 열기가 점점 더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남한 텔레비전의 오디션 방송이 대여섯 개나 되는데요. 이렇다보니 이제는 오디션 방송들끼리 경합을 펼칠 지경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래도 방송 참가자 모집에 몇 십만 명씩 지원자가 몰리는 걸 보면 인기는 여전합니다.

노래를 잘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수를 뽑는 방송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연기자, 아나운서, 뮤지컬(서양악극) 배우에 요리사를 뽑는 경연까지 다양해졌고 경연 방식도 가지각색입니다.

가두여성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대형 기획사 세 곳이 참여해 차세대 한류 가수를 찾는다거나 외모는 가리고 목소리만으로 경연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런 방송들이 모두 함께 내세우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꿈을 현실로 바꿔주겠다는 것...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인기 좋은 새로운 형식의 방송, 탈북 대학생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오늘 <젊은 그대>에서 이 얘기 한번 나눠봅니다.

이 시간,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 모임 <나우>의 지철호, 최민선 씨 함께 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지철호, 최민선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오늘 오디션 방송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했더니 민선 씨는 당장에 텔레비전을 잘 안 본다고 하네요?

최민선 : 저 진짜 시간이 없어요. 학교 끝나고 운동하고 집에 들어가면 열시에요...(웃음) 근데 가끔 보긴 봅니다.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방송한 슈퍼스타 케이를 재밌게 봤는데요. 이 방송이 좋은 건 참가자들의 외모 같은 배경은 별로 안 보고 실력을 중요하게 보더라고요.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나도 한번 나가서 해볼 수 있겠지... 이런 희망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재능은 있지만 길을 못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반대로 얘기하면 일반 사람들이 배우, 가수 같은 걸 해보자고 해도 기회가 많지는 않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네요. (웃음)

최민선 : 많은 기회가 보장된다지만 남쪽에서도 배우나 가수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지철호 : 북쪽에도 이런 노래 경연이라는 방송이 있는데 그건 농촌에서 한 주, 공장에서 한 주... 이렇게 여러 곳에서 돌아다니며 경연을 벌여 1등을 뽑는 건데요. 여기서는 1등하면 상금도 주고 하잖아요? 북쪽에서는 텔레비전, 재봉틀, 자전거 주는데요. 이것도 굉장한 상품이죠.

진행자 : 남쪽에도 '전국노래자랑' 같이 전국적인 노래 경연 방송은 옛날부터 있었어요. 요즘 나오는 경연 방송, 오디션 방송은 좀 더 다양하고 전문적이죠? 노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연기, 아나운서, 뮤지컬 배우 등 분야도 다양하고 또 출연해서 일등하면 상금은 물론이고 전문적으로 그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노래 경연은 가수, 연기 경연은 배우... 이런 식으로요. 철호 씨는 이런 방송 좀 본 적 있나요?

지철호 : 저는 나가수요. 사람이 뭐든 열심히 하면 보기 좋잖아요? 최선을 다해서 최선을 다해서 노래 부르는데 진짜 듣기 좋더라고요.

진행자 : 철호 씨가 얘기한 '나는 가수다'는 전문 가수들이 출연하고 민선 씨가 봤다는 '슈퍼스타 케이'는 일반인 대상인데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도 위대한 탄생, 케이팝스타, 슈퍼스타 케이, 슈퍼 디바, 보이스 코리아 등등 많죠? 이런 방송들은 참가자를 모집하는 단계부터 끝에 누가 우승하는지 다 보여주는데 시작할 때 보면 아주 재밌습니다. 지원자가 일곱 살 아이부터 나이든 분들까지 다양해요.

지철호 : 우리 사람들은 그런 방송 보면 좀 이상할 걸요? 그런 나이든 분이 나오면 보통 북쪽에선 그런 말 많이 하거든요. 나이 먹은 사람이 그냥 집에 있지... 저부터도 그랬는데요. (웃음) 여기는 뭐 당에 충성을 했든 말았든 나이가 많든 적든 일단 원하면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잖아요.

진행자 : 반대로 방송을 보다보면 저렇게 못하는데 도대체 왜 나왔을까 싶은 사람도 있죠?

지철호 : 자기가 소원 성취하는 거죠.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나와서 한번 실천해보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노래를 좀 못 불러도 감정이 실려서 그런지 들을만하던데요? 가식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니까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시청률이 높은 걸 보면 저 같은 생각 하는 사람이 많은 거죠.

진행자 : 요즘 이런 방송이 너무 많아지니까 한쪽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민선 : 왜 반대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같이 나이는 있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능력은 있는데 환경이 안 따라주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요. 경제, 나이, 외모, 환경... 이런 것들에 의해서 꿈이 제약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철호 : 저는 반대에요. 그런 말 있잖아요? 올라가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 말라는 속담이요. 이런 방송이 많아진다고 해서 인재들이 많이 발굴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 양쪽 다 맞는 얘기에요. 너무 같은 방송이 많아져서 획일적이다, 전파 낭비다... 무한 경쟁을 조장한다 반대의 이유는 많습니다. 그런데 방송국들에서 이런 방송을 계속 만드는 이유... 시청률이 잘 나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실제로 시청률이 꽤 높습니다.

최민선 : 왜 웃기기 위한 방송은 웃기기만 하고 노래하는 방송은 노래만 하는데 이런 방송들은 보통 감동과 음악과 재미, 이런 걸 한꺼번에 다 주니까 인기가 있지 않을까요? 진행자 : 저는 개인적으로는 누가 일등하지? 이걸 지켜보는 재미가 굉장히 크더라고요. (웃음) 순위 경쟁을 지켜보는 거죠. 그래서 방송을 죽 지켜보다보면 응원하게 되는 참가자도 생겨요. 지철호 : 네 맞아요! 저도 그러면서 봐요. 근데 응원을 할 때는 그 참가자의 환경을 많이 봐요. 실력도 그렇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자랐고 어떻게 생활 했나 이런 거요. 진행자 : 그럼 허각 같은 참가자, 진짜 응원 많이 했겠는데요? 지철호 : 네! 저 좋아해요. 허각이 입고 나온 옷도 비슷한 걸 사서 입었습니다. (웃음) 진행자 : 허각 씨도 어려운 환경에서 가수를 하겠다는 꿈을 갖고 열심히 달려온 친구고 결국 1등 했죠? 지철호 : 진짜 열심히 응원했던 것이 저와 좀 비슷한 면이 있어요. 키도 크지 않고 (웃음) 그리고 자꾸 북쪽이랑 비교하게 되는데 북한에서는 텔레비전이나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기준이 있어요. 키는 얼마가 돼야한다, 외모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든가... 여기서는 그런 기준보다는 자기 매력, 재능이 더 중요해야 하지 않나요? 진행자 : 당시 허각 씨의 경쟁자는 여러모로 허각과 반대되는 존 박이었는데 1등을 허각이 차지했습니다. 존 박 씨는 여성들에게 호감을 얻을 만한 준수한 외모에 명문 대학을 다녔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렇게 허각 씨가 우승한 건 철호 씨의 열렬한 응원도 한몫했을 것 같은데요? (웃음) 바로 오디션 방송은 이런 재미가 있는 거죠! 지철호 : 이런 걸 보면서 진짜 끈기와 자신감 같은 걸 배워요. 어렵게 견딘 사람도 성공하는데 내가 탈북 대학생이라고 해도 못할 것 없다... 어려울 때 보고 힘을 얻는 방송입니다. (웃음) 진행자 : 평범한 사람들의 기적 같은 성공 이야기... 이게 바로 이 방송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지철호 :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옛날에는 가능한 얘기지만 지금은 힘든 얘기다, 불가능하다... 이런 말이 요즘 많아요. 이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잖아요? 역시 나도 용이 될 수 있나 이런 생각해봅니다! INS - 허각 우승 소감 공개 경연 방송 중 '슈퍼디바 2012'이라는 방송이 화제입니다. 참가 자격을 가두 여성들로만 제한하고 있는데요. 참가자들의 노래 실력뿐 아니라 그들의 사연도 화제입니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의 실수로 큰 빚을 떠안고 살아가는 김혜정 씨와 임신 4개월에 파혼을 당한 미혼모 한재윤 씨, 24세라는 어린 나이에 이혼남과 결혼해 12살 딸을 키우고 있는 양성연 씨, 미국에서 가수 생활을 하다 뇌병변 판정을 받은 딸의 간호를 위해 무대를 접었던 신경희 씨... 순위와 상관없이 그들의 도전이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INS 인순이 - "청춘에 대한 정의를 내리라고 했더니 꿈을 가지고 있을 때가 청춘이라고 하더라. 지금 청춘인 것 같다" 가수 인순이가 한 참가자에게 했던 말인데요. 꿈과 희망이라는 허공에 뜬 구름과 같은 말이 이런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INS 참가자 인터뷰 - "지금 이게 끝나도 돌아가면 이 힘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주 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