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요즘 세계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남쪽도 마찬가지인데요. 대학을 졸업한 고급 인력이 쏟아져 나와도 이들이 일할 만한 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청년 실업률은 남한 정부의 큰 고민꺼리이기도 한데요. 이런 와중에 일자리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회사를 만들어 사업을 시작하는 겁니다.
톡톡 튀는 발상과 열정으로 기존 기업들이 생각지 못한 제품을 내놓으며 선전하는 젊은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INS - 창업자 인터뷰 : 자신의 꿈을 위해 어떤 비전을 갖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젊은 층의 창업 열기가 높아지면서 정부의 지원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6억 달러에 달하던 청년 창업 지원 자금이 올해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하는데요.
제대로 된 사업 계획만 있다면 국가에서 또 지방자치 단체, 기업체들도 자금을 지원합니다.
INS -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 좋은 아이템을 갖은 청년들에 대해서는 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젊음의 열정 또 미래에 대한 투자겠죠? 오늘 <젊은 그대>, 20대 창업 열풍에 대한 얘깁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 모임 <나우>의 김윤미, 이수연 씨 함께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김윤미, 이수연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오늘부터 김윤미 씨가 다시 합류했습니다. 환영하고요. 윤미 씨는 고향이 어디죠?
김윤미 : 무산이요.
진행자 : 수연 씨가 청진이니까 저는 두 함경북도 여성분과 방송을 함께하게 됐네요. 혹시 윤미 씨나 수연 씨, 내 사업을 시작해 보겠다는 이런 생각은 혹시 안 해봤나요? 요즘 20대 사장님이 많잖습니까?
김윤미 : 창업이라는 것이 경영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적당한 사업 아이템, 사업 품목이 있어야 하는데요. 여기서 태어나서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경제적인 또 법률적인 부분이 두렵거든요. 그래서 생각이 있어도 함부로 시작하지 못하죠.
이수연 : 창업해 볼 생각, 당연히 했죠. (웃음) 처음에 남한에 들어오면 참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하게 돼요. 돈을 벌어야 하나, 돈을 번다면 어떻게 뭘 해서 버나 아니면 학교를 갈까? 근데 사업을 하려면 아이디어, 창발적인 생각이 참 중요한데 그런 게 저에겐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회사에 들어가서 월급 받으면 일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대학을 진학했습니다. 제가 중간에 진짜 진지하게 창업을 생각한 건 농사요. 사실 남쪽에선 농사도 특수작물을 많이 재배하기 때문에 일종의 사업이거든요.
진행자 : 농사도 이젠 일종의 창업이 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창업하면 굉장히 거창하게 들리지만 자기 사업이나 장사를 시작하는 게 바로 창업이죠?
이수연 : 근데 말 들어보니까 그렇게 따지면 북한이 청년 창업이 더 많습니다. 북한도 보면 공장이 죽어서 배급이 없어졌고 노임을 정기적으로 탄다는 개념이 거의 없어졌어요. 그리고 나라에서 정해주는 일자리는 거의 다 정해져 있으니까 젊은 친구들이 장사를 하러 많이 나서요. 어찌 보면 한국보다는 창업자가 더 많은 거죠?
김윤미 : 그리고 한 사람이 여러 사업을 창업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희 어머니도 돼지 키우셨고 뙈기밭 농사지어 팔았죠. 거기다가 가을에 쌀 때 식량을 많이 사서 봄에 내다 파는 일도 하셨어요. 이렇게 장사를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막 여러 개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웃음)
이수연 : 남쪽에서 창업이라고 하면 어깨에 힘들어 가고 내가 사장님이다... 이런 창업이고요. 북한에서 얘기하면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을 위한 창업이죠.
김윤미 : 엄마랑 말씀하신 게 그래요. 남한에는 개나 소나 다 사장님이라고 한다고... 근데 따져보면 북쪽에 사장님이 더 많네요. (웃음)
진행자 :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남쪽에서도 사장님 되기 어렵지 않죠. 자기가 탄탄한 사업 계획만 제시할 수 있으면 청년 창업을 지원해주는 곳이 많거든요? 자금도 지원하고 창업을 할 때까지 그 과정도 전문가가 함께 조언해주고요. 특히 탈북 청년들을 위한 창업 지원도 많아요.
이수연 : 네! 사회적인 기업, 청년 창업도 나라에서 도와준다고 하는데 그게 참 도전하기가 쉽지 않아요. 결국이 우리의 문제인데요. 돈도 도와준다, 창업 교육도 시켜준다고 하는데 참 용기 내기가 쉽지 않아요. 저도 매일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교육 과정 같은 것을 확인하지만 결심을 못해요. 근데 어쨌든 성공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이 기회를 잘 잡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거죠. 또 여기저기 많이 알아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 같고요. 제일 중요한 건 뭔가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그런 정신인 것 같아요.
진행자 : 20대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뭘까요? 망하지 않기 위해 이런 건 꼭 있어야 하는 것이요.
이수연 : 당연히 기발한 생각이 1위죠. 남의 생각 안 하는 것이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업이나 장사는 성공률이 떨어지잖아요? 남들이 다 하는 장사를 해도 좀 바꿔서 기발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진행자 : 내가 보기엔 장사 잘 될 것 같다 싶으면 남들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그러면 비슷한 사업이 많아지고 경쟁이 너무 심해지면 망하죠. 그래서 요즘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려라 이런 얘기도 많습니다. 두 번째는?
이수연 : 자본이 아닐까요. (웃음) 근데 20대에는 어떻게 자본을 좀 적게 들여서 많은 이윤을 창출하나 생각하거든요. 20대 창업에서 기발한 발상, 아이디어가 강조되는 이유는 사실 돈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대학 졸업하면 창업하고 싶어요. 아... 이 아이템을 미리 얘기하면 안 되는데... (웃음) 남쪽은 유기농, 자연산 제품을 좋아하니까요. 북한산 고사리, 더덕, 송이 같은 유기농 북한 농산물 수입해서 북한산 농산물 전문 상점을 하면 어떤가 생각하고 있어요.
김윤미 : 근데 제가 아시는 분이 그 사업 하셨는데요. 망하셨어요. (웃음) 한국분이시고요. 여기 인맥도 많은 분이었는데 결국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으시더라고요. 제가 그 분 하시는 걸 보고 느낀 것은 지금 한국은 너무 포화상태다... 이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글로벌 시장 그러니까 세계 시장을 노려야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진행자 : 그러니까 예전에 김우중 전 회장이 쓴 책제목도 그렇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남쪽에서도 창업에 대해 얘기하며 이상적인 성공담을 소개할 때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20대 젊은이들을 소개하지만 그러나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제가 이런 사람들 성공 사례를 한번 읽어 보라고 줬더니 윤미 씨랑 수연 씨 모두 주눅 든다고 했잖습니까?
김윤미 : 요즘은 저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드는데요. 한국이란 사회가 너무 정교하게 빡빡하게 짜여있어 내가 뚫고 들어갈 수 있을까? 겁이나요. 모든 게 규율 속에서 완벽하게 짜여 있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사실 그런 두려움은 북쪽에서 온 윤미 씨 뿐 아니라 사회 진출을 앞둔 남쪽의 청년들이 거의 다 갖는 고민이고요. (웃음) 요즘 남쪽 청년들, 좋은 회사 취직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영어 실력을 높이고 이런 데 좀 치중하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리에 들어가기 보다는 내 자리를 만드는 이런 창업, 젊은 시절에 한번 도전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김윤미 : 실패돼야 성장하는 것이잖아요? 그냥 막 해봐야겠다, 그냥 얘들만 따라서 남들 하니까 나도 하려고 하지 말고 좀 내가 원하는 걸 해봐야겠다는 이런 생각도 많이 들고요. 일단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해봐야 내 길을 빨리 찾을 수 있고 창업 같은 생각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 같아요...
INS - 창업자 인터뷰
지난해 20,30대 창업자들이 만 8천 명으로 전체 신규법인의 3분의 1에 육박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 등 IT 분야의 발달로 적은 자본과 컴퓨터 한 대로 창업이 가능해진 덕도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는 더 이상 유명 방송국이나 신문이 아닙니다. 전 세계 8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페이스 북과 유튜브.... 페이스 북은 인터넷 상에서 친구들과 대화하고 사진도 공유하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인데요. 만든 이는 20대 후반의 마크 저크버그입니다. 또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창업자인 채드 헐리도 30대 초반입니다.
20대 창업은 얘들의 장난 정도로 볼 수 없다는 얘긴데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젊은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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