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빌려 쓰는 지구, 지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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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한 청년들과 남쪽에 정착한 탈북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INS - 환경 캠페인 공익광고 '잡지 말고 잡으세요'

남한 정부부처에서 하는 텔레비전 광고입니다. 이런 광고를 남쪽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광고라는 의미에서 공익 광고라고 하는데요. 노래만 들으면 무슨 소릴 하나 하실 겁니다.

배기가스를 많이 만드는 자동차 가속 페달을 밟지 말고 땅을 밟고 걸어라 집 안을 따뜻하게 하려고 난방기의 온도를 올리지 말고 옷을 더 입고 옷의 지퍼를 올려라. 건물 승강기를 잡지 말고 계단의 난간을 잡고 걸어라. 상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비닐봉지에 담지 말고 장바구니에 담아라.

INS - 환경 캠페인 공익광고 중 '나만 말고 모두를 위해... 모습은 비슷해도 결과는 정반댑니다. 실천이 늘어날수록 CO2는 줄어듭니다.'

환경 보호를 실천하자는 내용의 공익 광고입니다. 18세기부터 시작된 산업화는 전 인류에 환경 문제라는 화두를 남겼습니다. 환경 문제에 대해 북한 당국은 '북한식 사회주의 제도로 인민 대중을 위한 환경 보호 사업을 철저히 실행하는 우월한 체제'라고 주장하지만 이 주장의 진실 여부는 아마 청취자 여러분이 잘 아실 겁니다.

나무가 없는 민둥산, 무차별적으로 남획돼 사라진 동식물. 공장에서 정화 없이 배출되는 유해 가스. 또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핵 시설에 대한 안정성 우려까지. 북쪽도 환경 문제에 예외일 수 없습니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가 후대에서 빌려 쓰고 있는 이 지구와 지구를 아프게 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이 시간 함께 생각해보시죠.

진행자 : 오늘도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 모임, 나우의 장희문, 최은주 씨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장희문, 최은주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오늘 날씨가 흐리고 비도 왔어요.

장희문 : 그러게요. 황사 때문에 왠지 비에서도 흙냄새 나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요즘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건 때문에 비가 오면 반갑지 않아요. 다들 비가 조금만 온다고 해도 우산을 꼭 챙겨서 다니는 분위기네요.

최은주 : 맞아요. 그렇습니다.

진행자 : 두 분 알고 계신지 모르겠는데 지난 22일이 '지구의 날'이었습니다.

장희문 : 사실 저는 '지구의 날'이라는 것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4월 22일인 줄은 잘 몰랐어요.

최은주 : 저도 듣긴 했는데 행사는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진행자 : '지구의 날', 아마 제목만 들어도 뭐하는 날인지 짐작하실 수 있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 환경 문제와 자연 보호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그런 날이죠? 어떻게 생긴 날인지 그 유래가 궁금해요.

장희문 : 제가 '지구의 날'이 뭔지 자료를 모아봤어요. '지구의 날'은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 6월 5일과는 달리 순수 민간 운동에서 출발했습니다. 1969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센타 바버라에서 있었던 기름 유출 사고가 원인이 됐는데요. 당시 미국 정유 회사, 유니언 오일 사가 폭발물을 이용해 원유 시추 작업을 하던 중에 시추 시설에서 파열이 일어나 원유 10만 배럴이 바다로 쏟아져 나온 사건이 있었어요. 이 사건이 시발점이 되서 정치가와 민간 운동가가 환경 문제에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고자 '지구의 날'을 제정키로 했는데 첫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이었습니다. 이날 2천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 공원, 강당에서 환경에 대한 시위를 벌였고 지금까지 매년 지켜져 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 1990년부터 세계 150여 개국이 '지구의 날' 행사에 함께 동참하면서 '지구의 날'은 미국을 넘어 세계적 규모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세계 많은 국가에서 이제 '지구의 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얘기이죠.

두 분은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 있으세요?

장희문 : 제가 참여하고 있는 학교 동아리에서 녹색연합이라는 환경 단체와 함께 재활용 종이로 만든 공책과 연필을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 학교에서도 A4 종이 같은 것 앞면만 쓰고 그냥 버리거든요. 우리 종이를 아껴 쓰자, 자연을 보호하자. 이런 취지의 운동이었습니다.

진행자 : 청취자 여러분, 재활용 종이라는 것 아실지 모르겠네요... 말 그대로 낭비되고 버려지는 종이를 모아서 다시 쓸 수 있도록 가공한 것입니다. 처음 가공된 종이에 비해 질은 좀 떨어지지만 이것도 훌륭합니다.

그래서 재활용 종이로 만든 물건에 대한 호응도는 어땠나요?

장희문 : 네, 학생들이 많이 사가더라고요. 그리고 노트도 연필도 사실 예뻤어요.

진행자 : 아! 이런 재활용품을 예쁘게 디자인해서 상품으로 만드는 '에코 디자인'이라는 분야도 새로 생겨났죠? 그런데 희문 씨가 그런 일을 했다니 의왼데요? (웃음) 은주 씨는 어때요?

최은주 : 저는 생활에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어요. 일회용 컵도 여러 번 사용하고 가능하면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제 컵을 가지고 다니고요. 그리고 재활용 쓰레기 같은 것은 절대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아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주의를 주고요.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해요.

진행자 : 아주 좋은 생활 태도인 것 같습니다. 남쪽에서는 학교나 사무실 같은 곳에서 일회용 종이컵을 많이 사용해요. 일회용 종이컵, 한번 쓰고 버리라고 종이로 만들었지만 사실은 열 번은 더 써도 될 만큼 튼튼하거든요? 저도 제 컵을 가지고 다니며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사실 좀 시끄럽습니다. (웃음) 제가 한번 계산을 해봤어요. 제가 종이컵을 몇 개 쓰나... 하루에 두세 개는 쓰는데 제가 일주일에 5일 근무하니까 일주일이면 15개 이상, 한 달이면 도대체 몇 개입니까? 많죠?

최은주 : 저는 사실 환경을 보호하자 의도해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관련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다만 어릴 때부터 아껴 쓰는 것이 좋아요. 종이에 연필로 썼으면 지우고 볼펜으로 그 위에 또 쓰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 것이 아깝더라고요. 근데 한번은 텔레비전에서 북극지방을 다룬 기록영화를 봤는데 그것을 보면서 우리가 이 문제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것도 환경 보호를 위한 하나의 실천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진행자 : 요즘은 특히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 때문에 사람들이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돌리고 있어요.

장희문 : 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건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을 주목하게 됐고 이제 그럼 무엇이 원자력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느냐 이런 고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풍력이나 태양열 같은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풍력, 태양열 또 땅에서 올라오는 열을 이용하는 지열 발전도 있습니다. 우리가 전기 발전하면 흔히 생각하는 것이 수력, 화력 발전소입니다. 그렇지만 수력 발전소는 발전소를 지으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화력 발전소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지구 온난화의 주범, 탄소 등 유해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 문제가 돼왔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이 두 가지 발전소보다 적은 원료로 많은 전기를 만들어 낸다는 장점 때문에 건설됐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많은 량의 전기가 필요한 이유, 물론 산업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정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만만치 않은 전기량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원인이기도 합니다. 지구의 날의 맞아 어떻게 하면 우리 개인들이 전기 사용량을 좀 줄일 수 있나 하는 기사들도 많이 나오고 우리의 생활 방식 어떻게 바꿀까 하는 기사도 많이 나오는데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최은주 : 음식물 쓰레기 만들지 않기, 음식 남기지 않기 이런 것도 있고요. 아까 우리 얘기한 개인 컵 사용하기. 그리고 집과 사무실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기 제품들 코드 뽑아놓기. 화장실 변기 내에 벽돌 넣기. 아, 이 화장실 변기에 벽돌 넣기 당장 해봐야겠습니다.

장희문 : 화장실 변기에 벽돌은 왜 넣나요?

진행자 : 북쪽은 재래식이 많지만 남쪽은 수세식 화장실, 정화조를 설치하고 변기에서 오물을 물로 내리는 형식의 화장실이잖아요? 그 물을 벽돌을 넣어 아끼자는 것이지요.

최은주 : 또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잘하기. 또 냉장고 문 되도록 안 열기가 있네요.

진행자 : 은주 씨, 북쪽에서는 이런 환경 문제에 관심은 어떤가요?

최은주 : 저는 전혀 못 들어봤어요. 오히려 저는 잘 자라고 있는 나무를 잘라 불 때고 살았는데요...

진행자 : 사실 북쪽 개인들의 생활은 따지고 보면 환경오염 시키지 않는 친환경적인 삶이라고 말 할 수도 있어요. 문제는 그것이 자신이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생활이 어려워서 그런 면이 있는 것이죠.

지금 살고 있는 지구는 다음 세대에서 빌려온 것이라는 얘기 들어보셨죠? 정말 맞는 말입니다.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가 빌려 쓰는 지구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 한번 생각해볼까요?

장희문 : 남한은 지금 집집이 자동차가 한두 대는 있는데 자동차는 대기오염의 주범입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대신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최은주 : 저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작은 실천들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진행자 : 모두 다함께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게 가장 큰 실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북쪽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은 환경 문제 우리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북극에 또는 아마존에 살아도 이 문제를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나의 문제입니다.

올해도 '지구의 날' 공연을 서울 광장에서 했습니다. 올해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악기를 동원해 공연했는데요. 몇 년 전에 제가 취재 갔을 때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통기타를 들고 바로 이 노래를 연주하며 불렀습니다. '행복의 나라로' 함께 들으면서 오늘 <젊은 그대> 저희 이만 인사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