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스마트 폰 안에 북한, 북한 단축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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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쪽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남쪽 휴대전화 사용자가 5천만 명이 넘는데요. 이 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절반이 넘습니다.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 폰은 인터넷도 연결되는 손안의 컴퓨터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제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사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에선 개인이 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데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지하철이나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지하철, 버스 도착시작과 노선을 안내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하고 기차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기차 시간표와 차표를 예약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겁니다. 가계부와 지도 같은 우리 생활과 가까운 것들도 있고 교육용 어플리케이션, 오락도 있습니다.

오늘 어플리케이션 순위 1위는 '내가 잠든 사이'... 잠자는 동안 코를 고는 소리를 녹음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랍니다. 별게 다 있죠?

북한 관련 어플리케이션도 있습니다. 남한 대학생이 자비로 만든 '북한단축키'라는 프로그램인데요. 지난해 11월말 첫선을 보였고 5월 초, 기능이 개선된 '북한 단축키' 시즌 2가 공개됐습니다.

오늘 <젊은 그대>에서 이 어플리케션을 만든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북한학과 이중 전공이라고 하네요. 김민종 군을 만나봅니다.

민종 군이 지금 해외에서 어학연수 중이라는데요. 전화로 연결해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김민종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지금 어학연수 중이세요? 영어 공부 하시는 겁니까?

김민종 : 네, 지금 뉴질랜드에서 영어 공부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지금 겨울이에요. 점점 추워지고 있는데요. 굉장히 조용한 나라거든요? 좋습니다. (웃음)

진행자 : 어플리케이션 이름이 '북한 단축키'입니다. 시즌 2가 얼마 전에 공개됐는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김민종 : 지금 공개한지 3주 정도 됐는데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2천 5백 명 정도가 받아갔고 받아간 분들 중에 어플리케이션에 리뷰, 그러니까 프로그램을 사용한 소감을 남기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분들도 계신데요. 대부분의 의견은 이런 어플리케이션이 있는 줄 몰랐다, 정보가 유용했다, 평소에 북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는데 이 어플리케이션을 보고 잘 알게 됐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제가 프로그램을 만든 목적과 잘 맞아 떨어지는데요. 저는 북한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이런 부분을 충족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사실 북한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거의 없죠?

김민종 : 시즌 1 같은 경우에는 프로그램을 받아간 분들이 2만 명이 넘어요. 사실 이 정도 수치가 나오려면 오락, 게임이 아니면 힘들거든요. 근데 이렇게 특수한 정보를 담은 어플리케이션을 많이 받아가는 걸 보면 사람들이 이런 게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 사실 남한 사람들, 북쪽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요. 이런 현상을 보면 그런 건 또 아닌 것 같네요.

김민종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 민종 씨만 해도 그냥 대학생인데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어요. 전문 개발자가 아니면 이런 프로그램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요. 어떻게 만들 생각을 했어요?

김민종 :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다보면 자신과 관련된 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도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북한'이라고 검색을 해봤더니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뉴스 중 하나가 북한 문제인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좋은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개발을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준비를 하나하나 했었죠.

진행자 : 근데 이 '북한단축키'라는 어플리케이션의 제목은 누가 생각한 겁니까? 아주 잘 지었어요. (웃음)

김민종 : 컴퓨터를 쓰다보면 가장 빨리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축키를 많이 쓰잖아요? 북한을 알아보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 뭘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단축키가 생각난 거예요. (웃음)

진행자 : 사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요. 가장 크게 기술적인 문제가 있고요.

김민종 : 그렇죠. 기술적인 부분은 개발업체에 맡겼고 제작비라는 게 사실 개발업체에 들어가는 비용이거든요. 작년에 출시한 건 제 자비로 했고 올해 새로운 프로그램은 통일부에서 전액 후원을 했습니다.

진행자 : 얼마 들었는지 물어봐도 돼요? (웃음) 김민종 : 500만원, 5천달러 정도 들었습니다. 좀 싸게 부탁해서 만든 거고요. 근데 작년에 만든 프로그램은 사실 만족스럽진 못했어요. 이번에는 보완을 많이 해서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진행자 : 지난해 나온 프로그램과 올해 새로 내놓은 프로그램, 어떤 것이 달라졌나요? 김민종 : 이번에 출시한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애플사에서 만든 전화기에도 사용할 수 있어요. 지난해 나온 프로그램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이번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용면에서는 12가지로 구성돼서 세부항목으로 나뉘어져서 정치, 군사, 사회 일반 정보 담겨있고 도발 사례, 대외관계, 북한 관련 퀴즈, 법령까지 많은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탈북자 수기와 게시판을 추가했고요. 가장 강점은 이런 정보들을 통일부로부터 검증받아서 신뢰성을 높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 저도 '북한단축키'를 제 전화기 설치해서 좀 해봤는데요. 북한에 대한 정보들이 분야별로 자세히 올라와 있더라고요.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 퀴즈였는데요. 제가 북쪽에선 오신 저희 기자에게 부탁해서 퀴즈 문제를 한번 풀어봤는데 어려워요. (웃음) 최고 단계인 북한전문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김민종 : 사실 처음에는 난이도가 너무 낮아서 다들 한 번에 풀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는 정말정말 어렵게 내야겠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만들었어요. 저도 만들고 나서 풀어봤는데 틀린 적 있습니다. (웃음)

진행자 :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게 모의핵미사일실험인데요. 이게 뭔가요?

김민종 : 가상 핵미사일 실험이라고 해서요. 일단 자신의 위치를 지정하고 가상의 지역에 핵미사일을 떨어뜨려요. 미사일이 터지면 내가 있는 지역에 얼마나 피해를 입게 되나 보는 건데요. 처음 프로그램 만들었을 때 가장 반응이 좋았던 기능인데 이번에 통일부에서는 불안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빼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넣자고 설득했어요.

진행자 : 경각심을 불러오자 이런 의도인가요?

김민종 : 북한이 나쁘다는 의식을 심어주자는 게 아니에요. 핵미사일은 굉장히 위험한 대량살상 무기니까요. 경각심을 가져보자는 의미에서 이 기능을 넣은 겁니다.

진행자 : 사람들이 이 '북한단축키' 어플리케이션을 어떻게 이용하고 또 이용하면서 뭘 좀 얻어갔으면 좋겠어요?

김민종 : 일단 뉴스 보도 같은 경우엔 단편적이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원색적인 표현을 쓰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 정보만으로는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북한을 보다 균형 있게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첫 번째 바람이고요. 두 번째로 지난 천안함이나 연평도 도발이 일어났을 때 온 나라가 난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에게 잊히는데요. 이렇게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지난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자료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진행자 : 민종 씨는 북한도 공부를 하는데요. 공부하면서 보니까 북한은 어떤 나라 같아요?

김민종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웃음) 사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어요. 가려진 부분도 많고요. 제가 북한 공부를 처음 시작한 것은 사실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북한을 알고 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알아가면서 점점 더 호기심이 아니고 진지한 마음을 갖게 됐어요.

진행자 : 단축키 시즌 3 기대해도 될까요?

김민종 : 일단 당분간은 시즌 2를 알리는데 치중을 할 예정이고 대신 영어로 북한 단축키를 번역해 내놓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들이 북한과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보고요. 이것이 우리가 통일을 할 때 또는 북한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단축키'는 컴퓨터에서 쓰이는 용어인데요. 생활용어로 풀어 말하자면 지름길입니다. '북한 단축키'가 제목 그대로 사람들이 북한을 가까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빠른 지름길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민종 군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민종 : 감사합니다.

진행자 : 오늘 <젊은 그대>는 북한 정보 어플리케이션을 만든 남한 대학생, 김민종 군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