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인터넷 30년,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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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쪽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30년 전에는 이름도 몰랐지만 이제는 남한 사람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입니다.

남한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하루 평균 14시간 넘게 사용하는 이것... 뭘까요? 아마 청취자 여러분들이 RFA 방송에서 가장 자주 듣는 단어이자 가장 모르겠는 말이기도 할 것 같은데요. 바로 인터넷 얘깁니다.

5월 30일 전 세계를 연결하는 국제적인 통신망, 인터넷이 남한에 도입된 지 30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인터넷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문서를 작성하고 계산하는 기계에 불과했던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되며 날개를 달았습니다.

인터넷의 대중화가 막 시작되던 1990년대 중반, 전화선을 통해 거북이 속도를 내던 인터넷이 지금 830배나 빨라졌습니다. 게다가 선이 없이 무선으로 이동하면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손 안의 움직이는 인터넷 시대인데요.

인터넷 30년, 사람들의 생활은 편해졌지만 인터넷 중독과 익명성으로 인한 악성 댓글 등 부작용도 있습니다.

<젊은 그대> 오늘은 서른살이된 인터넷 얘깁니다. 이 시간,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김윤미, 지철호 씨 함께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김윤미, 지철호 : 안녕하세요.

진행자 : 두 분은 하루에 인터넷 얼마나 사용하세요? 하루 일과를 한번 생각해보면 인터넷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계산이 될 것 같은데요.

김윤미 : 아침에 일어나마자 오늘의 날씨가 어떤지 확인하고 문자나 메시지를 확인합니다. 과제가 있으면 컴퓨터를 켜고 앉아서 하다가 다시 학교 가서 또 작업하고요. 생각해보면 자는 시간 빼놓고는 항상 사용한다고 봐야죠.

지철호 : 저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습니다. (웃음) 아침에 일어나서 날씨와 신문 보도 확인하고요. 지하철에서 인터넷으로 듣고 싶은 노래 동영상(뮤직비디오)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길거리 지나갈 때 잡지나 신문에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바로 찾아도 보고 학교 가서 수업 시간에도 카카오 톡으로 친구들과 조별 과제를 언제만나서 할 것인지 약속도 정하고요. 전화는 아무 때나 할 수 없는데 카카오 톡은 소리 없이 문자로 대화만 할 수 있으니까 많이 이용합니다.

진행자 : 카카오 톡, 요즘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휴대 전화용, 실시간 문자 프로그램입니다. 문자를 주고받으면 대화를 하기 때문에 소리는 안 나지만 사실 수업시간에 사용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웃음)

지철호 : 지루한 수업이 있습니다. (웃음)

진행자 : 윤미 씨, 철호 씨 또 저도 인터넷 없이 생활하기 이제 힘들겠죠? 인터넷이 남한에 도입된 지 30년이 됐다고 합니다. 두 분은 인터넷 사용한지 얼마나 됐어요?

김윤미 : 제가 입국한 년도와 비슷하죠. 4년이요.

지철호 : 저는 5년 정도요. 이제는 들어와서 바로 배우는 것이 이 인터넷 같습니다.

진행자 : 인터넷이 없던 때의 생활과 지금, 뭐가 가장 달라졌어요?

김윤미 : 북한에서는 어떤 소식을 전하고 듣고자 할 때는 꼭 내가 직접 가서 또는 내가 직접 뭔가를 해서 정보를 얻어야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게 가능합니다. 과제할 때도 자료를 금방 찾을 수 있고 원하는 자료를 돈을 주고 바로 구매해 볼 수 있고요. 예전에는 사전을 찾아야 했던 것들도 요즘은 인터넷 검색으로 한번이면 끝나고요. 너무 편리해 진 것이죠. 또 물건을 사는 것도 직접 나가서 상점을 돌아다니면 힘들잖아요? 근데 인터넷 상점에서 사면 물건도 쉽게 찾고 가격 비교도 쉽게 할 수 있어서 편하죠. 근데 너무 편해서 돈을 많이 쓰게 돼요.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웃음)

지철호 : 여기 사람들은 인터넷이 도입돼서부터 사용해서 익숙하겠지만 저는 처음에 신기하기도 하고 이렇게 편해지면 사람이 할 일이 없지 않겠는가 생각도 들었어요.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는 것 같았는데 이젠 너무 익숙해지니까 이게 편리했던가? 이런 의문을 갖게 되네요. 제가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네이버라는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그림도 너무 예쁘고 색깔도 화려하고... 마우스를 그림에 갖다대니 막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동영상 화면으로 변하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었는데 이제는 그러려니 하죠. (웃음)

진행자 : 사실 인터넷은 기술이지만 그걸 이용하는 건 사람이죠?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소통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흔히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데 요즘은 정보를 찾는 기능 외에 이렇게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소통하기 위해서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지철호 : 저는 페이스 북을 사용해요. 여기에 아침에 글을 남겼어요. 오늘 너무 피곤하고 상태가 안 좋다고요. 그런 제 글을 보고 아래로 친구들이 자기도 그렇다면서 구구절절 댓글을 남기는데 그걸 읽어보면 진짜 웃기거든요. 그러면서 피곤함도 사라지고 마음이 좀 밝아지더라고요.

진행자 : 미국에 있는 친구도 일본에 사는 친구도 인터넷으로 계속 사진과 문자들을 실시간으로 주고받게 되면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걸보면 인터넷의 가장 큰 공은 공간과 거리를 좁혀준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리고 이렇게 따져보면 지금 인터넷으로 연결될 수 없는 북쪽이 남쪽에서 가장 먼 나라입니다.

지철호 : 인터넷에 들어가면 모든 정보를 다 알 수 있으니까 정치 기반이 약화될 수 있고 그래서 북한 정권은 인터넷을 허용할 수 없겠죠. 북한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북한만의 인터넷도 만들었잖습니까?

김윤미 : 그것도 일부 간부급이나 특별한 사람들만 사용하잖아요?

지철호 : 당국에서 보자면 핵무기보다 더 무거운 게 이거죠.

김윤미 : 이게 가장 치명적인 무기죠.

진행자 : 인터넷의 좋은 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있습니다. 요즘 남쪽에는 이런 인터넷의 역기능이 사회 문제인데요. 이런 역기능을 체험해본 적 있으십니까?

김윤미 : 인터넷 중독 같은 것이 있어요. 인터넷을 하루에 한번이라도 사용 안 하면 뭔가 좀 불안하고 그런 마음이죠.

지철호 : 제가 피해를 입은 적은 없는데요. 보통 왜 악성 댓글 다는 사람도 있고 또 안티 모임이라고 해서 별 이유 없이 어떤 개인을 비방하는 모임을 만들기도 하잖아요?

김윤미 : 인터넷을 사용할 때 내가 직접 드러나는 것이 아니까 그런 익명성을 이용해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나쁜 것에도 호기심이 생길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 그게 그대로 표출되니까 보기 좋지 않습니다.

진행자 : 남쪽에서 인터넷을 처음 시작했던 전길남 일본 게이오대 교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속도가 최고가 아니다. 인터넷 선발 국가로서 자부심을 가지려면 인터넷 문화 선진화를 위해 앞장서자...

김윤미 :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의 인식이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얘기겠죠. 그래야 이런 사건도 줄어들고 인터넷이 국가 발전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고요.

진행자 : 미래의 인터넷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까요?

지철호 : 과거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그렇게 얘기했다고 해요. 앞으로는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요. 근데 지금 그렇잖아요. 미래엔 허공에 동작을 취하면 화면이 뜨고 인터넷이 연결되고 이런 식이 되지 않을까요?

김윤미 : 지금은 컴퓨터, 휴대전화, 텔레비전 같은 기기들이 다 따로따로 사용되지만 앞으론 이런 기기들이 다 합쳐지지 않을까요? 한 대로 모든 게 다 되는 기계로요...

진행자 : 그 때가 되면 북쪽에도 인터넷을 좀 사용할 수 있을까요?

지철호 : 그렇게 되길 꼭 기대해보죠.

30년 전, 사람들이 인터넷 기술의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듯이 30년 이후의 미래도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을 겁니다. 그 때는 반드시 이런 얘기에 북쪽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도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젊은 그대> 서른살을 맞는 남쪽의 인터넷 얘기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