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미국의 뉴욕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북한당국의 초청으로 내년 2월 26일 평양에서 공연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클래식 음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특히 모임이 있을 때에는 남한이나 일본 노래도 즐겨 부르는 것으로 북한을 나온 주변 관계자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런 모습은 북한에서는 대중들이 함께 나눠야 할 보편적인 문화마저도 특권층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전문가들은 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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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으시는 이 노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남한 가요로 패티김이 부른 '이별'입니다. 남한 영화배우 최은희씨는 자신의 수기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북한에 납치됐을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주최한 연회에서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자주 불렀던 노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은희씨는 이 수기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이 노래 외에도 남한 가요 '하숙생'이나 '동백꽃 아가씨'도 좋아했고, 남쪽에서 유행하는 노래는 다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또 일본 가요나 일본 군가까지도 즐겨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는 자신의 수기 '김정일의 요리사'를 통해 김정일과 그 측근들은 술 모임에서 일본 군가를 자주 불러 놀랐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러시아 가수 '류드밀라 지키나'가 골반 관절 이상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평양에서 치료해 주겠다며 직접 초청장을 보낼 정도로 러시아의 음악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찍이 남한과 서방 세계의 대중음악을 파괴적인 문화라며 차단해 왔고 심지어 그런 음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투옥시켜왔던 터라 이 같은 김정일 위원장의 남한과 서방의 음악에 대한 취미는 북한을 나온 탈북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탈북자 신요셉씨의 말입니다.
신요셉: 일반 주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일반 주민들은 심지어 중국 노래만 들어도 정치범으로 취급되어 잡혀갑니다. 외국 출판물이나 영화나 음악을 듣는다는 자체가 정치범 수용소로 가던지, 감옥에 가던지, 총살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에 전후에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 공연단도 선전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마저도 특권층만 관람할 수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평양 출신 탈북자 안명호(가명)씹니다.
안명호; 예전에도 일본이나 외국의 공연단이 오면 일반 주민들은 관람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당 간부나 성급, 주로 보위부 인사들이 참가를 했죠.
사회주의 건설이나 김일성. 김정일 찬양 일색의 북한의 음악. 그 안에서는 진정한 예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유로운 재즈 음악을 동경해 북한을 떠나온 피아니스트 김철웅씨는 말합니다.
김철웅: 체제의 우월성이나 수령의 위대성 테두리 안에서 음악 미술 작품을 표현해야 합니다. 어항속의 붕어처럼 어항 밖에서는 놀 수 없는 나가면 죽는 고기 같은 신세입니다.
서양의 고전음악 전문가인 앨리스 에게드(Alice M Egyed) 박사는 과거 나치 독일도 음악을 선전 수단으로 사용한 전례가 있다며 북한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보편적인 문화마저도 특권층이 독점해 변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gyed: (Music can always be used for propaganda purpose because music actually influences subconsciousness. people would not easily realize that is already memorized from the music piece.)
"음악은 항상 정치적 선전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음악은 인간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