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기업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캄보디아, 즉 캄보쟈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유엔 제재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기업, 캄보디아에서 불법 식당 운영 의혹
북한의 통남 무역 회사(Tongnam Trading Company)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에도 중국과 캄보디아 등지에서 합작회사(Tongnam Trading Transport JV CO., Ltd)를 설립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26일) 북한 영어 잡지 ‘해외무역’(Foreign Trade) 2025년 1호가 통남 무역 회사가 ‘평양 냉면집’을 포함해 수십 개의 식당을 중국과 캄보디아 등 여러 국가에서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캄보디아에서 합작회사를 통해 식당을 운영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2016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 위반입니다.
이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이 북한 정권과 사업을 협력한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노동자 파견은 2017년 12월 채택된 결의안 2397호 위반으로, 이 결의안은 2019년 12월까지 해외 북한 근로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NK뉴스는 통남 무역 회사가 식당 운영 외에도 상선 사업, 평양-단둥 간 운송 서비스, 차량 수리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제재 속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 ‘북한 사업 없다’ 반박
이에 대해 캄보디아 상무부는 27일 공식 성명을 내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상무부는 “통남 무역 회사나 통남 운송 합작 회사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사업체는 캄보디아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프놈펜의 한국 제품 시장 조사에서도 북한 연계 활동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캄보디아는 2019년과 2022년에 북한 관련 16개 사업체를 폐쇄하며 유엔 제재를 준수해왔다”며 “외교국제협력부 등과 협력해 제재 이행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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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정부가 관련 보도를 적극 부인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가 북한 관련 사업체를 모두 폐쇄했다고 주장한 2022년 이후에도 북한 식당이 운영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여행 유튜버 이 모씨(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 요청)은 지난해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북한 식당을 방문한 경험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여행 유튜버 이 모씨] 동남아에 (북한 식당이) 여러 군데 있었어요. (캄보디아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는) 사장님이랑 대화했는데 장사도 잘된다고 하셨고 제가 1층에서 혼자 밥을 먹었는데 2층에서는 공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단체 손님들을 위해서 2층을 개방하고, 저는 1층에서 밥을 먹었어요.
북한은 해외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해 초 보고서에서 북한이 해외 70여 개의 식당을 통해 연간 7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해외 식당 운영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8일 “유엔 회원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노동자들로부터 창출되는 수익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쓰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