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자가 대거 파견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용 드론 공장이 활발히 가동 중인 정황이 위성 영상에 포착됐다. 공장 일대에서 높은 열이 감지되는가 하면, 심야 시간에는 공장 단지 전역을 밝힌 불빛이 뚜렷하게 관측됐다.
미국의 상업위성이 10월 21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옐라부가 인근 알라부가 경제특구의 드론 생산 단지는 생산과 물류, 주거 시설이 하나로 연결된 복합 군사 거점의 형태를 띠고 있다.
몸집 키우는 드론 단지…대규모 확장 공사
단지 중앙에는 드론 기체 제작부터 최종 조립까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핵심 공장들이 밀집해 있고, 그 주변으로는 생산 지원 시설과 함께 대형 물류창고가 공장을 둘러싸듯 배치돼 있다. 북동쪽 외곽에는 공장 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대형 변전소의 모습도 보인다.
단지 안에는 상주 인력을 위한 주거단지도 있는데, 숙소동과 산책로가 갖춰진 이 공간은 내부 도로망을 통해 주요 생산동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또 단지 남측에는 대규모 토목공사와 신축 공사가 활발히 진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는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을 확장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드론 생산 공장은 크게 4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 공장에 화물트럭이 드나들고, 주변에는 오가는 차량과 자재 물품 등이 목격되면서 공장이 운영 중임을 짐작할 수 있다.
공장 일대 최고 30℃…새벽 1시 반에도 환해
RFA가 정성학 한반도 안보전략 연구위원으로부터 입수한 열적외선 영상과 야간 조명 분석 자료에서도 실제 생산 설비가 활발히 가동 중인 정황이 나타났다.

미국 지구관측위성 ‘랜샛-9호’가 지난달 24일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 따르면 단지 일대의 평균 지표 온도는 19℃ 수준이었지만, 드론 공장과 제조·조립 공장 일대의 온도는 26℃ 이상, 최고 30℃까지 치솟았다. 또 물류·보관시설과 지원 시설 일대에서도 27~29℃의 비교적 높은 온도가 감지됐는데, 이는 주변 배경 온도(18℃)보다 10℃ 이상 높았다.
심야에도 단지는 밝았다. 미 기상위성 센서(VIIRS)가 지난 8월 한 달간 새벽 1시 30분 무렵에 촬영한 야간 조명을 합성해 분석한 결과, 공장과 물류 시설은 물론 신축 공사 현장까지 단지 전역에서 강한 불빛이 관측됐다.
정 연구위원은 낮에 감지된 고열과 심야의 밝은 조명을 종합할 때, 드론 생산 공장이 주야간 체제로 가동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성학] UAV(무인항공기: Unmanned Aerial Vehicle) 공장과 주변 제조·조립 공장 등 생산 관련 시설에서 빨갛게 높은 열이 감지됩니다. 생산 시설들이 가동되고 있다고 보는 거죠. 게다가 새벽 1시 반에 촬영된 영상에서도 이렇게 밝다는 것은, 경비 목적을 위해 불을 밝혀놓은 것도 있겠지만, 야간에도 활동하는 걸로 보여집니다.
또 정 연구위원은 북한 노동자가 공장에 투입됐다면 밤낮으로 근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은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이곳에 파견될 북한 노동자를 모집하면서 최소 12시간 단위의 교대 근무를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자폭 드론 대량생산 노하우 흡수 우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드론 생산 경험이 우크라이나 전선을 넘어 한반도의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 노동자가 현장에서 얻은 부품 조달과 공정 관리, 대량생산 경험 등이 북한이 자체 무인기 생산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저렴한 공격용 드론을 대량 생산하게 되면, 한국은 미사일 위협과 함께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접근하는 드론 공격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탐지와 요격 자원이 분산돼 방공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CSIS와 조지 W. 부시 연구소의 보고서 ‘옐라부가 드론 생산에서의 인권 유린’ 발표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이 보고서는 알라부가 공장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 문제를 ‘국가 주도형 인신매매’로 규정하고, 현지에 파견된 북한 기술자들이 귀국하면서 드론 대량생산 노하우를 가져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이 문제가 한국 안보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북한의 드론 위협은 한국에서 불과 500km 거리에 있습니다. 현재 1만 2천 명의 북한 노동자가 이 지역 드론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이 해당 공장을 북한 안에 쉽게 그대로 복제할 수 있습니다.
정 연구위원도 러시아의 자폭 드론 제조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생산 규모와 운용 능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드론 공장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 규모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최대 1만 2천 명, 11개국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최대 2만 5천 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북한 노동자가 이곳에서 실제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에디터 노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