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 파견 노동자 동향감시 자료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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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들의 동향감시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지역의 도시재건에 파견할 것이라는 소식에 군인건설자들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지 못하게 되면서 노동자들과 간부들 사이에 날선 분위기가 팽팽한 것으로 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은 14일 “요즘 북한 간부들이 군인건설자들의 동향을 예리하게 감시하며 개인별 동향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특히 건강상 이유로 일을 못하는 군인들의 동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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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건설자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자료을 수집하고 있는 현지회사의 내용문. /RFA Photo - 김지은

소식통은 또 “하지만 회사에서는 군인들끼리 서로 감시를 하도록 하면서도 불평불만이 나타나면 무조건 얼리고 달래려 든다”면서 “코로나 이전에는 걸핏하면 귀국시키겠다고 협박하던 간부들이 군인들이 탈출할까봐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러시아에 파견된 태룡회사는 사실상 현역군인들로 구성된 건설부대”라면서 “북한 군사대외사업국을 통해 외화벌이 노력으로 파견되었지만 적은 월급과 고된 노동에 지친 일부 군인들이 이제는 하루빨리 귀국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행여 입당하려고 해외건설에 나섰던 군인들도 이제는 상관의 지시에 마구 반발하는 분위기”라면서 “혈기 왕성한 30대의 군인들이 상관의 지시에 거칠게 반응하면서 오히려 간부들이 군인들을 달래야 하는 처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은 “러시아에 파견된 회사들 중에는 현역군인들로 구성된 건설부대도 있다”면서 “이들 회사는 러시아 르바건설회사, 야브스또로이 건설회사. 데베아르스회사, 마르제르스스또로이쩰메베 회사들과 대방관계를 맺고 7개 작업장에 분산되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들 건설부대에서 요즘 대열관리가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고된 노동에 지친 군인건설자들이 해외생활의 지루함과 수년간 가족과 부모의 소식을 듣지 못하면서 불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로 60명~70명씩 한 개 작업조로 구성된 군인건설자들은 본사의 지시집행에도 태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자 당국이 현지 회사에 삼위일체 협의회를 조직해 당국의 지시정신을 알려주고 나타난 심화대상자들의 진속(속내)을 밝혀내 동향을 장악하고 자료를 수집하도록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지난 7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는 "돈바스 재건에 북한 노동자들이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12월 러시아 외무부 발표에 따르면 2만 1천여명의 북한 국적자가 러시아에 체류중이고 이중 1만 9천여명이 파견근로자였습니다. 2017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397호의 결의에 따라 해외 체류 중인 북한 노동자들은 2019년 12월 말까지 철수하도록 돼 있으나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