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오늘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 아래에서 북한의 환경이 어떻게 오염되고 파괴돼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됐는지 들여다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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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앙 TV 보도
) 최근 꼴롬비아에서 무더기비로 많은 피해가 났습니다. 심한 홍수로 벼와 목화밭들을 비롯한 수천 헥타르의 농경지들이 파괴되고 농민들은 피난을 가지 않으면 안 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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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앙 TV 보도
) 히말라야 산줄기에 위치하고 있는 에베레스트 산을 탐험한 그린피스 탐험대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히말라야의 빙하들이 심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대해서 경고했다고 합니다.
세계 각지의 환경 재해를 다룬 조선중앙방송의 보도를 들으셨는데요, 이상 기후가 속출하고 다양한 환경 문제가 심각한 다른 나라와는 달리, 북한은 자국이 ‘공해 없는 나라, 공원 속의 도시, 인민의 지상낙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선전과는 달리 북한은 심각한 환경오염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공업 우선 정책에 따라 외형적으로 급속히 팽창한 공업지대의 금속, 화학공장, 탄광과 광산 등의 공해방지시설 미비로 말미암은 대기오염, 또 수질오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 생태계 파괴와 공해병이 그 방증입니다.
구체적으로 유엔 산하 환경전문기구인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몇 년 전 북한 환경상태를 주제로 발표한 사상 최초의 보고서에서 산림훼손, 수질오염, 대기오염, 토지 황폐화, 생물다양성 등의 다섯 가지 분야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목했습니다.
이 다섯 가지 현안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산림훼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북한은 전체 영토의 약 73%가 산림 지대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산림 상태가 악화일로를 걸어왔는데요, 환경전문가인 한국 통일연구원의 손기웅 박사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손기웅
: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기오염, 수질오염이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난으로 인해,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은 어느 정도 감소추세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땔감 부족, 식량난으로 인한 삼림벌채입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1990년 북한의 연간 땔감 공급량은 3백만 ㎡이었지만, 지난 1996년에는 7백20만 ㎡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쉽게 말해 그동안 땔감을 구하느라고 산림을 엄청나게 갉아먹었다는 이야깁니다. 북한 어디를 가나 민둥산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박종화 교수가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관목과 풀이 약간 있을 뿐 실질적으로 산림이라고 볼 수 없는 민둥산이 북한 전체 면적의 약 11%나 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식수사업에 전력을 다해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추장민 책임연구원의 말입니다.
추장민
: 나무심기가 단지 나무를 심는데 그치게 해서는 안 되고 사방사업이랄지 시비랄지 여러 가지 사업과 동시에 병행해서 추진돼야 소기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북한의 환경 문제는 비단 산림 황폐화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특히 수질 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만성적인 재원 부족으로 강과 하천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탓에 수질 오염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탈북자가 말하는 북한의 식수 사정을 함경남도 홍원군 출신의 김춘금 씨로부터 들어봅니다.
김춘금
: 우리 북한에는 강에서 내려가는 물을 끌어올려서 수도공급을 했는데 그것도 딱 12시면 1시간 동안 주고 아침에는 3시간 정도 주고 저녁에 조금 주고 했습니다. 그것도 물을 정제하는 약도 안 넣고 강변의 물을 끌어올린 것을 먹고...
수도 평양을 굽이쳐 흐르는 대동강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대동강의 경우는 특히 남포의 서해 갑문 건설 이후 유속이 줄어들면서 자연 정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 유엔의 설명입니다. 그들은 대동강 유역이 아예 큰 호수로 변했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수자원은 남한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생각은 착각이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또 북한의 수자원 상태가 인구 증가 외에, 산업 시설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와 농업 부문의 화학 비료·살충제 사용 등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산업 활동의 부산물인 폐수로 인한 강물 오염의 대표적인 예로 대동강과 압록강을 들고 있습니다. 양쪽 모두 정화 시설이 노후했거나 미흡해 폐수가 걸러지지 않은 채 본류에 유입되면서 강물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산림이나 수질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대기 환경 면에서도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기 오염 상태가 특히 도시와 산업 지역을 중심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잘라 말합니다.
북한 대기 오염의 공적 1호는 석탄입니다. 또 주요 오염 물질 배출원은 공장의 보일러나 산업용 고로입니다. 이 또한 북한 당국이 당면한 에너지난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석유 또는 천연 가스를 사용하는 공장이나 기업은 에너지난 탓에 정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그나마 조달이 가능한 석탄을 연료로 쓰는 공장들만 가동되기 때문입니다. 석탄은 아황산가스·이산화질소 등 이른바 ‘온실 가스’를 방출하는 주범입니다.
현재 상태라면 북한의 대기 오염이 앞으로 20년간 심각하게 나빠지리라는 전망입니다. 북한의 에너지 소비량이 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 등으로 늘어섭니다. 게다가 북한의 에너지 효율성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비록 현재 북한 당국이 대기 오염 악화를 막기 위해 석탄 연소 효율성과 가스 정화 능력 강화 등 나름으로 애를 쓰고 있으나, 전체적인 전망은 어둡다고 전문가들은 결론 내립니다.
북한 토양의 경우는, 오염이 문제가 아니라 토질 악화가 정작 큰 문제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결정적인 것은 1990년대 거듭된 홍수와 가뭄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산림 파괴도 토양 침식 등 토질 악화에 한몫하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토질 악화의 주범은 화학 비료입니다.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 비료를 무리하게 쓰다 보니 토양이 산성화해 오히려 토질 악화를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단기간에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대대적으로 비료를 사용했습니다. 칼륨 비료의 경우 북한의 생산량은 1996년 3만6천t이던 것이 2000년 훌쩍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제 칼륨 비료 사용량은 3만2천t에서 5만4천으로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농사 외에 별로 할 것이 없고, 공장이나 자동차도 별로 없으니 북한의 환경만큼은 남한에 비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통치하의 경제난은 자연에 대한 적절한 관리 능력을 상실케 해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그 결과는 다시 북한 주민의 삶을 더 피폐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여러 조사결과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