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랩 음악 '그 애비에 그 자식' 부르는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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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만큼 배우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중년 남성이 거리에서 젊은이들과 어울려 노래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요.

그런데 서울에 있는 자유기업원의 김정호 원장은 일반 시민에게 좀 더 다가서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즐겨 부르는 ‘랩’이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21일 노래 4곡을 발표했는데요. 그중에 한 곡은 북한과 관련된 노래입니다. 김정호 원장은 “북한 주민들도 자신의 노래를 흥얼 흥얼거리며 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을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랩’이라는 음악을 듣고 계십니다. 랩은 젊은이들이 즐기는 음악입니다. 지난 1월8일. 김정은의 생일인 이날, 서울 시내 한복판인 명동에서 바로 이 랩이 울려 퍼집니다.

‘난쟁이 똥자루 김부자네 생일파뤼’라는 제목의 공연 무대. 젊은이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점잖게 양복을 빼입은 중년 신사가 랩에 도전합니다. 이 분은 신문과 방송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자유시장경제 연구소인 ‘자유기업원’의 김정호 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유기업원에서 김정호 원장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먼저 우리 청취자들을 위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자유기업원은 뭐하는 곳인가요?

김정호: 자유시장경제의 사상을 전파하는 연구소입니다. 보통 연구소는 영어로 ‘씽크 탱크’라고 부르거든요. 우리말로 ‘생각 집단’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런데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씽크 앤 액션(Think and Action) 탱크’입니다. 생각만 하는 게 아니고 행동도 하는 연구소라는 의미입니다. 연구소의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최근에 원장님께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행동을 하셨습니다. 노래를 만드셨어요. 작사만 하신 게 아니고, 직접 부르셨습니다. 어떤 노래들입니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정호: ‘김 박사와 시인들’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서 음반을 냈어요. 영어를 자꾸 써서 죄송합니다. (프로젝트 그룹은) 노래를 위해서 임시로 만든 악단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김 박사와 시인들’에서 김 박사가 접니다. (웃음)

박성우: 경제학과 정치학 박사시지요?

김정호: 경제학과 법학 박사입니다. 제가 ‘김 박사’이고요. ‘시인들’은 진짜 전문적인 프로 가수들입니다. 이분들과 이런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 특별하게 모인 그룹이 ‘김 박사와 시인들’이고요. 노래를 네 곡 불렀는데요. 음반으로 발매한 것 중에는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라는 게 있고, 또 제목이 좀 샙니다만, ‘똥파리들아’라는 노래가 있어요. 여기서 똥파리는 악플러들이에요.

박성우: 악플러는 인터넷에서 나쁜 말을 올리는 사람들을 뜻하지요.

김정호: 그렇지요. 그리고 ‘챔피언 한국’이라는 응원가가 있고요. 또 음반에 들어 있지는 않지만, ‘그 애비에 그 자식’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이건 김정일과 김정은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웃음)

박성우: 제목만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습니다. 좀 있다가 다시 소개를 부탁드리고요. 원장님, 이 질문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왜 랩을 선택하셨습니까? 그리고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거든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정호: 제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꼭 들려 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데요. 그러니까, 꼭 들려드리고 싶은 생각과 뜻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연구소에서 하는 방식은 주로 강연을 하거나, 또는 연구 보고서를 내거나, 신문에 칼럼을 쓰거나, 이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걸 가지고 제가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대상은 정말 제한돼 있습니다. 게다가 신문 칼럼을 읽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사실은 별로 설득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면 본인들은 이미 굳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저의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냥 평범한 분들, 그러니까 TV 드라마를 보시거나, 연애 프로그램을 보시는 분들인데요. 이런 분들에게 제 생각을 전하고 싶은 거지요. 예를 들어서, ‘자유가 중요합니다’, ‘북한 주민들을 구원해야 합니다’, ‘김정일을 위원장이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데, 이게 통하지 않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지요. 사람들의 감성에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예술이잖아요. 그 중 음악이 아주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고요. 그래서 ‘음악을 한번 해 보자, 음악으로 내 생각을 전달해 보자’라고 생각한 거지요. 그럼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제가 노래를 잘 못 부르기 때문에 (웃음), 노래를 잘 못 불러도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이걸 찾다가 노현태라는 래퍼, 랩 가수를 만나게 됐고, 그분에게 ‘내가 이런 걸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냥 해보시라”고 하더라고요. “난 할 줄 모르는데”라고 말했더니, 가르쳐줄 테니 그냥 해 보래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겁니다.

박성우: 무대에 선 적도 있으신가요?

김정호: 네, 있습니다. 2주 전 ‘뉴스파인더’라는 새로운 인터넷 언론의 창간식에 나가서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라는 노래를 불렀고요. 또 김정은 생일날 명동 한복판에 나가서 (웃음) ‘그 애비에 그 자식’이라는 노래를 생일 축하곡으로 불렀지요.

박성우: 그 노래를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그 애비에 그 자식)

박성우: 원장님,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김정호: 지금 만으로 쉰다섯입니다. 56년생이지요.

박성우: 기존 상식으로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요. 박사 학위까지 있으신 분이, 연구소의 원장이기도 한 분이, 거리에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것도 ‘랩’이라는 음악을 불렀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떠셨나요?

김정호: 처음엔 굉장히 낯 뜨거웠어요. 노래 가사를 다 외우고, 집에서 연습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까 노래가 안 나오는 겁니다. 너무 낯 뜨거워서요. 그런데 그것도 자꾸 하니까, 계속 연습하니까, 이것도 나중엔 잘 되더라고요. 이젠 그럭저럭 할만 합니다.

박성우: 저도 직접 들어봤지만, 참 잘 부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김정호: 고맙습니다. 솔직히 잘 부르는 건 아니지요. (웃음)

박성우: 원장님, 이 질문도 드리고 싶습니다. 명동에서 부르신 북한과 관련한 그 노래는 어떤 생각을 갖고 만드셨나요?

김정호: 좀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남한 사람 대부분이 김정일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다 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 극히 일부의 김정일 추종 주의자를 제외하고는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이런 생각을 할 텐데요. 그런데 감히 이야기를 못 하는 겁니다. 그래서 방송마다 다 ‘김정일 위원장’이라고 하는 겁니다. 반란단체의 수괴를 위원장이라고 부르는 게 무슨… 제가 이번에 낸 음반이 방송 3사에서 모두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유가 아주 걸작입니다. ‘김정일 명예 훼손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분위기가 이렇습니다. 자기 나라 대통령에게는 ‘쥐박이’라고 부르면서, 독재자에게 어떻게 ‘위원장’이라고 부르냐는 거지요. 자기 나라 대통령은 그냥 이름 부르면서 말이죠. 이건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이건 서로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 눈치를 좀 깰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지요. 누군가 나가서 ‘임금님은 벌거숭이’라는 이야기를 소리 높이 외치는 그 누군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 거지요. 그래서 김정일을 좀 희화하는 노래를 부른 거지요. 그리고 남한 사람들도 희화했습니다. 스스로를 좀 돌아보라는 거지요. 그래서 “겁쟁이 남조선 사람, 그래도 꼼짝 못 해” 이런 구절을 만들었지요.

박성우: 김정일의 생일날에는 신지호 의원을 비롯해서 한나라당 의원 몇 분과 함께 임진각에서 북한으로 삐라를 보냈는데, 그 행사에도 동참하셨어요. 자유기업원이 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정호: 저희는 자유경제 사상을 전파하는 연구소인데요. 자유경제 사상이 제일 필요한 곳은 사실 남한이 아니고 북한입니다. 북한이 지금 저렇게 헐벗고 굶주리는 이유가 뭐냐. 북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저는 북한에서 텃밭만이라도 한 100평씩만 나눠주고 ‘당신들이 알아서 농사지어서 먹고 사시오, 시장에 내다 파는 것도 자유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저는 식량난이 2년 안에 100%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유경제 사상이) 제일 필요한 곳은 북한이지요.

박성우: 연구소 차원이나 개인 차원에서 계속 북한과 관련한 일을 하실 것 같은데요. 노래도 계속하실 예정이신지요?

김정호: (웃음) 네, 계속해야죠. 노래가 좀 퍼져서, 우리 북한 동포들께서 흥얼흥얼 하면서 다니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크게 부르면 큰일 날 테니까, 작게 부르셔야죠. (웃음)

박성우: 원장님, 오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김정호: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성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