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김영자 북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 “새정부,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살펴야”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맨 오른쪽)이 지난 2013년 5월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한국행을 희망한 탈북 고아 9명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한국 정부를 비난하며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맨 오른쪽)이 지난 2013년 5월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한국행을 희망한 탈북 고아 9명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한국 정부를 비난하며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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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사무국장은 한국의 윤석열 새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미송환 국군 포로 문제 및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들을 위해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정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한국 정부는 올해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가 공동제안국에 참여했거나 한국 새 정부가 앞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북한에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김영자 사무국장 : 하나는 북한 정권에 보내는 메시지가 있고 (다른) 하나는 북한 주민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사실 인권 문제는 어떤 정부가 되든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거든요. 이번 (문재인) 정권은 2019년부터 실질적 인권 증진이라는 명분 하에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사회의 문제이고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그래야만 하는 일입니다. 북한 정권에는 우리가 공동제안국에 참여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인류 보편적 가치, 즉 양보할 수 없는 중심적 가치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와 함께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분명하게 전달하게 되는 것이라고 저는 보고요. 또 하나는 북한 주민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전체가 수용소나 다름이 없고 북한 주민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자신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대신 목소리를 내서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 한국의 신임 윤석열 정부가 우선시해야 할 북한 인권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시나요?

김영자 사무국장 : 북한 인권 문제는 정치범 수용소, 연좌제, 고문, 생명권, 아동권 등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이들 모두가 시급하기는 해요. 그런데 한국 국민으로서 그쪽(북한)에 끌려간 사람들, 한국전쟁 후에 송환되지 않은 북한 내 국군포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려고 합니다. 작년 46차 인권이사회에서 저희가 결의안에 그 내용(국군포로)이 포함되도록 로비 활동을 했습니다. 거기에는 "송환되지 않은 북한 내 전쟁포로 및 그 후손들이 지속적인 인권 침해에 시달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돼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에서 '43호'라고 불리며 가장 최하위층으로서 굉장히 비참한 삶을 살고 있어요. 탄광 속에서 또 광산에서 강제 노동을 당하고 살아가는데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저희가 오래 전에 국군포로 가족 한 분을 구출해낸 적이 있었어요. 그게 꼬마였어요. 할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는 한국에 먼저 오고 그 아이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아마 병으로 죽었나 봐요. 그래서 그 애를 구출해서 데리고 오는데 자기는 학교에 가고 교복 입는 게 소원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아이는) 한국에 와서 학교에 가고 교복을 입고 그 소원을 이뤘지만 (다른) 국군포로 자녀들도 (북한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거죠. 우리 새로운 (한국) 정부가 이제 이러한 곳에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기자 : 한국 정부가 주목해야 할 탈북자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김영자 사무국장 : 한국에서의 탈북민 송환 문제가 있죠. 몇 년 전에 두 명의 (북한) 선원이 한국으로 들어왔는데 그들을 북한으로 송환하는 과정에서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북한에 송환한 적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을 다시 돌려 보낸다면 그 사람들의 생명, 안위도 문제가 되지만, 우리가 어떻게 국제사회에다 탈북민을 보호해달라고 얘기할 수가 있을까요. 새로운 정부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밝혀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탈북 주민 중에 국내에 들어온 제 3국 출생 북한 이탈주민 자녀 문제에요. 이들은 북한 이탈주민으로 분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학습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특히 중도 입국하는 학생들은 언어 문제가 많습니다. 중국에서 중국어만 하다가 한국에 오면 한국어도 잘 안되고, 자기는 북한 사람도 아니라 정체성도 모호하게 (느낍니다). 이들을 우리가 잘 가르쳐서 사회에 배출하고 (그러면 이들은) 사회를 위해 뭔가 이바지할 수 있는데 (학습 공백 때문에) 사실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막히는 거죠. 북한 이탈 주민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니까… 또 하나는 탈북민들 중 취약계층의 탈북민들이 있습니다. 생활 능력이 없는 사람들, 혼자 오신 분들이나 혼자 사시는 분들, 아프신 분들, 독거 노인, 외부와 접촉을 안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될지를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북전단금지법이 만들어졌잖아요. 새 정부는 (이 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도 알 권리가 있고,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 그리고 국제사회의 의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야 그들도 다른 세계가 있고 자기가 알지 못하는 다른 무엇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저는 북한도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한국 남성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를 같이 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은 중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중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7명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중국에 구금된 탈북자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또 국제사회는 어떻게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영자 사무국장 : 이분들은 사실 북송되면, 특히 알려진 사람들이 북송되면 생명을 잃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간다거나 갖은 고문을 당한다거나 (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현재 1천500명 정도가 북한에 구금되어 있다(는 얘기를) 저희가 이제 알아봤는데 맞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이것은 7명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을 다 포함한 1천500명의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를 설득해서 우리가 (이들을) 다 받겠다, 이들이 한국으로 온다면 다 받을 테니까 (한국으로) 보내라는 말을 계속 해야 합니다. 중국은 유엔 회원국입니다. 그리고 몇 개의 유엔 규약, 협약에 가입이 돼있죠. (중국이) 원칙을 준수하면 사실 그 탈북민들은 다 우리에게 보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면 이들(중국)은 슬그머니 이들(탈북민들)을 보내서 위험에 처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예를 들면 몇 년 전에 저희가 탈북민 9명을 구출해서 중국 남방 쪽으로 갔었는데 거기서 9명이 잡혔어요. 그들을 위해서 저희가 미국 정부, 유엔에 로비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이후) 중국 정부에 압력을 넣어서 이들 9명이 다 한국에 왔어요. 그러니까 (한국은) 우리가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들(중국)에게 '너희가 하는 일을 우리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탈북민을 북한에) 돌려 보내면 안된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하고,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러면 이들은 살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자유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봅니다.

기자 : 올해 퀸타나 보고관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후임이 발표되는데요. 어떠한 인물이 임명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김영자 사무국장 : 다음 번에 (임명)될 특별보고관은 책임 규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형사 사법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둔 그런 역량을 갖춘 분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환기를 거친 경험이 있는 동유럽 쪽에 명망 있는 인사가 됐으면 합니다. 그런 분이 돼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책임 규명, 사법적 정의 구현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영자 사무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지정은 기자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