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그렉슨 전 미 국방차관보 “사드 추가배치로 북 위협 맞서야”

미국의 월러스 그렉슨(Wallace Gregson)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미국의 월러스 그렉슨(Wallace Gregson)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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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월러스 그렉슨(Wallace Gregson)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추가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를 이상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 한미 양군이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공중, 해상, 지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렉슨 차관보 ) 이런 무력시위(demonstrative response)는 북한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국민 등에게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협박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 이번 한미 양군의 연합훈련 내용이 한미 양국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보십니까?

그렉슨 차관보 ) 훈련 내용이 너무 호전적이란 평가와 비효과적이란 평가 가운데 그 중간에서 가장 좋은 지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봅니다.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았고 또 북한의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습니다. 한미 양국군이 대응할 준비가 돼있고 북한의 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겁니다.

기자 ) 전직 태평양 해병대사령관으로 특히, 한미 해군이 지난 2일부터 사흘동안 핵추진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한 합동해상훈련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렉슨 차관보 ) 한미해상훈련은 한미 해군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한미 연합 대응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미 양국군이 해상 뿐 아니라 공중 등에서 연합군으로 통합되어 높은 수준의 상호운영능력(interoperability)을 보여준 것이 큰 의미입니다. 한미 양국군은 앞으로 우주, 사이버 즉, 가상현실, 전자기(electromagnetic) 등에서도 연합억지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자 )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지난 3일 미국령인 태평양 괌에 배치됐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그렉슨 차관보 ) 북한과 중국은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괌에 배치되는 것을 항상 문제삼아왔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들이 이것을 불편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본토에 있는 전략폭격기들이 괌에 배치된 것은 유사시 병력을 미 본토에서 서태평양 지역으로 신속히 이동·강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기자 ) 북한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한미 양군이 이밖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렉슨 차관보 ) 작전 형태(operating pattern)를 바꿔볼 수 있습니다. 한미 육군 및 해군, 공군의 작전 형태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겁니다. 작전 구성과 시간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가령, 군사분계선에서 정찰을 하는 한미 지상군의 기존의 작전 형태를 바꿔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비슷한 형태의 작전을 해왔고 북한은 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행동을 하면 북한의 정찰 감시를 더 어렵게 하면서 북한에 경고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 ) 최근 한국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swift and forceful)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대응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렉슨 차관보 )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미연합사령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다양한 계획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개발 추구는 우리 모두에게 중대한 안보위협이라 간과돼서는 안됩니다. 이 대응은 군사적인 영역에 국한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코로나 방역 등 많은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다양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기자 ) 그동안 취소 혹은 축소되었던 한미 양국군의 대규모 실기동훈련 재개를 지지하십니까?

그렉슨 차관보 )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했던 우리의 대응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처음부터 반대했습니다. 북한은 도발을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다시 예전과 같은 대규모 한미 실기동훈련을 해야 합니다.

기자 ) 한국에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배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렉슨 차관보 ) 우리가 북한을 억지하고 북한의 공격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알기 위해 북한은 어떤 도발까지 해야 할까요?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에도 핵실험을 했고 지금 다시 핵실험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북한으로부터 이런 위협 메시지를 받아야 합니까? 사드를 배치해야 합니다.

기자 ) 하지만 한국정부는 중국을 고려해 사드 추가배치에 신중한 입장인데요?

그렉슨 차관보 ) 추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고려하는 것은 이해할만합니다. 하지만 군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국 정부는 달리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의 위협과 그들이 하는 행동들을 직시해야 합니다.

기자 )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통해 전술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응해 한국에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렉슨 차관보 ) 이것은 한미 최고위 관리들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할 군사적인 필요나 이점이 없다고 봅니다. 미국은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있고,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하면 관련 부대 배치 등 추가 비용이 들기에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앵커 : 지금까지 미국의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상민 기자였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