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인 납북피해자의 가족들이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국무부와 의회 관계자들 만나 납치문제를 알리고 해결책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결단해 일본인 납북자들을 돌려보내준다면 북일 간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대담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먼저 자기소개부터 해주시죠?
요코타 타쿠야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회 대표 요코타 타쿠야라고 합니다. 13살 때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일본에서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동생입니다. 누나 메구미가 납치되기 전 우리 가족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나가 13살 때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를 당해 우리 가족은 갈라져 버렸고, 납치된 지 45년이 지나 지금 누나는 58세입니다. 그리고 딸을 기다리는 저희 어머니는 지금 87세입니다. 이제 부모 세대에게 남은 시간이 많이 없어서 하루빨리 가족이 재회하길 바랄 뿐입니다.
코이치루 이주카 : 저는 고이치루 이주카라고 합니다. 가족회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 다구치 야에코는 제가 1살이고 누나가 2살이었을 때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을 당했습니다. 그로부터 4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을 했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기자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가족 분 중에서도 많이 돌아가셨다고 들었고요. 계속해서 가족들의 송환을 위해 힘을 쓰고 북한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요코타 타쿠야 : 제 부모님은 사랑하는 딸과 만나기 위해 매일 일본 곳곳은 물론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구출 호소를 해왔습니다. '어떻게든 딸과 재회하고 싶다', '꼭 되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밤낮으로 활동했습니다. 저도 누나와 다시 꼭 만나고 싶고, 그리고 87세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간 힘든 싸움 속에서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사랑하는 딸과 재회할 수 없었지만, 어떻게서든지 기다리는 어머니를 만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코이치루 이주카 : 저희는 어머니의 형제인 삼촌과 저의 아버지와 함께 구출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2년 전에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유훈과 그리고 저를 낳아준 어머니를 어떻게든 구출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고 이로 인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 방미 성과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연방의회 의원들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이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미국 정부가 이번에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요코타 타쿠야 : 이번 우리 가족회의 새로운 활동 방침을 특히 미국 정부와 연방의회에 전달하고자 미국에 찾아왔습니다. 북한이 납북자 즉각 일괄 귀국을 약속하면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하는 것을 우리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문제는 핵문제, 미사일의 문제, 인권문제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는 그 3가지 중 하나인 인권문제, 납치문제를 분리하여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방침을 내걸고 있습니다. 납치문제에 대해 먼저 협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미국측에 우리의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셔먼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한 많은 분들을 면회했고, 상·하원의원분들도 만났습니다. 우리의 생각에 대해서는 존중한다고 지지의 말씀을 주셨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는 따뜻한 말도 들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방미 활동의 목적은 매우 잘 달성됐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현재 한반도 정세 좋지 않은데요. 북한 당국과 대화가 가능했던 것은 한반도 정세가 평화국면에 들어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인 납북자문제에 대한 돌파구가 있을까요?
요코타 타쿠야 :두 가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는 역시 한국의 정권이 새롭게 바뀌면서 한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춰주고 있다는 점, 한일 정상 간에도 친밀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접근할 것을 기대합니다. 두 번째는 김정은 총비서를향한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체제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있고 납북자들을 돌려보낸다면 북-일 양국에 밝은 미래가 그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가족이 형제를 되찾으면 우리는 그들로부터 비밀을 듣거나 폭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신뢰하기를 바랍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용기 있는 결단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코이치루 이주카 :김정은 총비서의 결단에 모든게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현시점에서 북한을 둘러싼 상황은 유엔, 미국 정부, 일본 정부 등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북한 경제는 아슬아슬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02년, 2004년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납치 문제를 계속 숨기는 것을 중단함으로써 어느 정도 경제제재 해제를 얻어내거나 인도적 지원을 어느 정도 수용함으로써 북한 자신이 경제적으로도 보다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과거와 지금까지의 자세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적인 사고에서 긍정적인 형태로 긍정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한일-한미일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회담 내용에서 기대하고 있는 내용이 있을까요? (인터뷰는 정상회담 전에 진행됐습니다.)
요코타 타쿠야 : 한일 양국이 긴밀히 연계해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또 구체적인 정보 교환을 하고, 북한을 향해 이 문제를 해결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자고 강조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은 한국에 있는 납북자 가족들과 더욱 더 연계해 나가겠습니다.
기자 :김정은 딸 김주애 4대 세습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북한정권에 의해서 희생된 피해자 가족으로써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코타 타쿠야 :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의 딸을 사랑하는 것처럼 저희 부모님도 저와 누나를 사랑했습니다. 자신의 딸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당했다고 생각하면 그 마음을 알 텐데요. 우리는 누나를 보지 못하고 있고, 아버지는 누나를 다시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그 괴로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45년째 고통받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의) 딸이 컸을 때, 자신의 나라가 세계로부터 존경받고 밝은 미래가 되도록 지도자로서 또 아버지로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코이치루 이주카 : 우리는 가족들이 북한에 납치돼 분노와 미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정에 간섭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들은 핵개발을 통해 공갈을 하고 있고, 납치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현재의 생각과 자세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 방송은 북한으로 방송되는데요. 북한에 있을 수 있는 메구미씨와 북한 주민들에게 한마디 건네시자면요?
요코타 타쿠야 : 우리 납북자 가족도, 그리고 납북자 당사자들도 일방적으로 북한에 의해 45년 동안 가족 간의 끈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납치된 우리 가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바랍니다.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강한 바람을 우리는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2,500만 명의 북한 주민도 마찬가지로 모든 자유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에 일본으로부터의 인도적 지원을 통해 생활 환경 개선에 기여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메구미나 다른 납치 피해자 당사자들에게'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구해낼테니 슬퍼하지 말고, 힘들겠지만 기다려주세요.
코이치루 이주카 : 제 가족뿐 아니라 지난 40년 동안 우리가 구할 수 없었던 모든 일본인들에게 얼마나 미안한지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에게 이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슬픔과 분노가 있는 것이 핵심이지만, 우리는 북한 정권이 전복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가족들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즉시 우리 가족을 돌려보내고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일본인 납북자 피해자 가족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재우입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