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에 대한 한국 내 의심을 불식하기 위해선 한미 간에 한반도 유사시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매우 솔직히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의 견해를 4일 이상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한미 간에 이른바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연습 개념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공동 핵연습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서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한미 양국 간에서 매우 생산적으로 진행돼 온 이에 대한 논의를 두고 지난 며칠 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한미 간에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중요성에 대한 불일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양국은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방법들을 다루기 위해 다양한 양자 그룹들을 통해 협력해왔고 지금도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양측이 매우 건설적으로 이 일을 해나갈 것이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확장억제 강화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한국은 미국 측에 다양한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이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미는 지난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상황을 대비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able-Top Exercise, TTX)을 매년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진행하는 계획들이 있습니다. 이 연습은 한미 동맹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비상사태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한미 관리들이 (마주보고) 앉아서 이런 비상사태들을 가정하고 어떻게 한미가 대응할 것인지 의견을 모으는 것은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하지만 한국에선 미국이 과연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자국의 한 도시가 공격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느냐는 우려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저는 한미동맹이 한반도에서 위기가 터졌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매우 솔직히 서로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핵억제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동맹인 한국과 이에 대해 정보를 더 공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더 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이 믿을만한다는 신뢰도를 높일 것입니다.
기자: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한국의 독자핵무장을 반대하시나요?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저는 한국이 독자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미 강력한 억제가 있습니다. 여러 위험이 수반된 이 선택지(options)를 사용하지 않고 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이 독자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는 많은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독자 핵보유가) 한국의 안보를 향상시킨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기엔 한중 관계를 포함해 한반도의 안정을 저해하는 많은 위험 요소들이 있습니다.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 재배치하면 오히려 북한의 선제공격 대상이 되는 등 안보적인 가치가 없다고 봅니다. 더 나은 접근은 기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겁니다.
기자: 최근 한국을 방문해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셨는데요. 어떤 주제에 대해 대화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한국 정부의 큰 우려는 뭔가요?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한국 정부의 큰 우려는 최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을 포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입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이 점증하는 북한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철저하고 자주 논의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을 말씀하셨는데요. 김 총비서는 당시 회의에서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전술핵무기를 대량생산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올해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십니까?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지난 2021년 1월 북한 노동당 8차대회를 기억해보십시요. 당시 북한은 자신들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기념비적인 목표를 담은 5개년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 후 북한은 그 계획을 이행해오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했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경험한 것을 볼 때 북한은 올해 추가 미사일 시험을 포함한 더 많은 (핵과 미사일)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감스럽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비롯해 더 많은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이 올해 7차 핵실험을 비롯, 여러 핵실험들을 할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예상하는 이유가 뭔가요?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왜냐하면 김정은 총비서가 목표 중 하나로 전술핵무기를 포함한 좀더 작고 가벼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핵실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하는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북한은 정상각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필요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점을 분명히 했구요. 하지만 그녀는 언제할 것인지 시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자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대한 신뢰도를 확신하려면 정상각도 발사 시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기자: 미국 조야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받아들이고 비핵화 대신 군축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목표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상민 기자였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