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이안 윌리엄스 CSIS 미사일방어팀 부국장 “북, 정상각도로 ICBM 시험발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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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안 윌리엄스(Ian Williams)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팀 부국장은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정상각도, 즉 30에서 40도 각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윌리엄스 부국장의 견해를 이상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18일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은 단분리와 정상비행을 성공적으로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화성-17형이 북한의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다른점은 뭔가요?

이안 윌리엄스(Ian Williams)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팀 부국장.
이안 윌리엄스(Ian Williams)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팀 부국장.

윌리엄스 부국장) 길이와 직경이 훨씬 길어지고 커졌다는 겁니다. 특히, 미사일 앞부분의 탄두부가 훨씬 넓습니다. 다탄두 탑재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이번 화성 17형은 고각으로 발사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증명된 것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윌리엄스 부국장) 그렇습니다. 고각으로 발사되면 미사일은 거의 수직으로 올라갔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얇은 층의 대기권을 통과하게 돼 대기권 재진입시 고열이 덜 발생합니다. 하지만 정상각도(30-45도)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대기권 재진입시 비행이 길어지면서 그 가운데 엄청난 고열을 견뎌야 합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 고열을 견뎌낼 수 있는 재진입 기술이 있는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북한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이를 소형화했는지도 증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기자) 북한이 정상각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것이라고 봅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그럴 것으로 봅니다. 북한은 이미 정상 각도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고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재진입 기술을 증명하기 위해선 정상 각도로 발사시험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하는 것은 매우 도발적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뭔가 균형을 맞추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정상 각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해도 놀랄 일은 아닙니다.

기자) 이번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7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가 1만5,000km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미 본토 전역타격 사거리인 1만3,000km보다 길어 알래스카 및 미 서부 미사일방어 요격망을 우회해 타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미국 요격미사일 망을 피하려면 미사일이 남극 쪽에서 올라오는 방향으로 와야합니다. 이건 매우 멀어서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이 지구 저궤도를 따라 비행하는 핵미사일인 궤도폭탄(Fractional Orbital Bombardment System, FOBS), 이른바 위성폭탄을 만들면 가능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북한이 알래스카를 우회해 태평양을 가로질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도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사일요격기로 격추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미사일이 미국의 지상기반요격미사일 체제를 피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 화성17형은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액체 연료는 발사 직전에 연료를 몇 시간에 걸쳐 주입해야 해서 미사일 발사 준비가 쉽게 포착될 수 있지만, 고체연료는 몇 분만에 미사일에 장착해 곧바로 발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사한 화성17형은 벙커에 있을 때 액체연료를 주입을 끝낸 후 나와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가능한 노출 시간을 줄인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최종목표는 고체연료를 사용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간ㅍ단계로 발사 1단계 때는 고체연료를 쓰고, 2단계에는 액체연료를 사용할 수 도 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의 이른바 '발사 왼편'(the left of launch) 공격 즉, 미사일 발사 전에 공격하는 것을 고려해 북한은 고체연료 개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봅니다.

기자) 발사외편 공격에 대해 추가로 설명해주시죠.

윌리엄스 부국장)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 지상에 있을 때 다른 미사일이나 전자무기, 전자파 등으로 파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발사 전 미사일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위성 혹은 공중 감시체계와 빠른 지휘∙통제∙소통 체계, 공격과 방어능력 통합, 목표물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등이 필요합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발사 오른편 즉,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사일을 발사 전에 파괴하지 못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경우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도록 미사일방어를 강화해야 합니다.

기자) 미국이 운영 중인 통합공중미사일방어체계(IAMD)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까?

윌리엄스) 통합공중미사일방어체계는 탄도미사일 방어와 공중 방어의 간격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지스함과 페트리어트 미사일방어체계 등을 통합하는 겁니다. 이것은 북한이 저고도로 비행궤도를 변경하며 비행하는 순항 및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더 중요해졌습니다. 한국도 이 통합공중미사일방어체계에 참가하면 더 많은 각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 미사일이 발사됐을 때 미사일 요격기 등을 중복 발사하지 않는 등 한미일 간 조정된 미사일방어 체계 운영을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역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북한의 미사일 역량은 잠수함 역량 보다 앞서 있습니다. 그들은 미사일을 물 밑에서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잠수함입니다. 북한이 여전히 오래되고 시끄러운 잠수함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전쟁이 나자마자 바로 잡힙니다. 북한이 최근 호수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것은 발사 전 탄도미사일을 탐지해내는 것을 어렵게 하는 측면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안 윌리엄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미사일방어팀 부국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상민 기자였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