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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92개국이 참가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는 세계박람회, 엑스포가 지난 5월 1일 중국 최대 무역도시 상해에서 개막돼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대한 중국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주듯, 개막 두 달이 된 요즘도 하루 평균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엑스포 현장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저희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탐방 <상해 엑스포 현장을 가다>를 2회에 걸쳐 방송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노재완 기자가 여러분들을 한국관과 북한관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한국관은 중국관에서 약 300여 미터 떨어진 지점에 있습니다.
중국관에서 볼 때 대각선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국관과 북한관 사이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전시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웬지 휴전선처럼 남과 북을 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날 한국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한국관은 이번 엑스포 국가별 전시관 중 가장 방문하고 싶은 전시관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은 편이었습니다.
한국관 관계자: 단오절 주간이라 더 많이 오신 것 같아요. 저희 한국관 이미지를 좋아하시고요. 그래서 많이 기다리더라도 그냥 관람하러 오시는 것 같아요.
기자: 한국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관계자: 저희 영상이랑, 공연을 제일 좋아합니다.
소통과 융합이라는 주제에 맞게 한국관의 1층은 사방에서 진입할 수 있게끔 설계돼 있으며, 가운데는 공연도 할 수 있도록 야외무대도 설치돼 있습니다. 시간 때 마다 사물놀이, 부채춤, 국악 등 한국의 전통 공연을 선보여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전체 3층으로 지어진 한국관은 6천 평방미터로 축구장의 2/3 크기는 돼 보입니다. 2층은 도시체험관, 3층은 영상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3층 영상관은 초대형 화면을 통해 관객 400여 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게 했는데, 영상은 한국의 발전상과 중국과의 우의를 소개했습니다.
관람이 끝나면 들어온 곳이 아닌 영상을 봤던 정면 대형화면이 활짝 열리면서 2012년 여수 해양엑스포를 홍보하는 전시관이 나옵니다. 여기에선 3차원 영상 등을 이용해 한국의 첨단 미래생활을 가상 체험할 수 있습니다.
관람객1: 영상이 아주 다양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관람객2: 한국관은 볼만하고요. 한국의 기술을 보게 돼서 좋았습니다. 관람객3: 전체적으로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관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인 분야에서 독보였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관람하고 싶습니다.
한국관의 전체 외관은 조선글자인 한글 자음과 모음을 본떠 만들어 한국적인 형상을 부각시켰습니다. 야간에는 4만 2천개의 발광 조명이 켜지면서 한글의 자모가 건물 외벽에 빛을 발하게 돼 있어 전시관 야경을 더욱 아름답게 했습니다.
한국관과 불과 100m 남짓 거리에 있는 북한관은 첨단 장비들이 동원된 다른 국가관들과 달리 단순하고 초라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엑스포 역사상 처음으로 참가한 만큼 나름 신경을 쓴 흔적도 보였습니다.
‘평양의 도시발전’이란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한 북한관은 정문 입구에 인공기를 장식했습니다. 그 위에 ‘조선’이라는 국호와 바로 옆에 ‘DPR Korea’라는 영문이 적혀 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도 굉장히 간단했습니다.
다른 나라 전시관들이 입구를 화려하게 장식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내부는 단층으로 대동강과 평양 시내가 나오는 대형사진 앞에 주체사상탑 모형을 전시했습니다. 대동강을 형상화한 물길과 아치형 다리, 정자도 보입니다. 전시장 한 가운데는 분수대와 함께 아이들이 손을 잡고 있는 흰색 조각상이 있습니다.
전시관 높은 곳에 설치된 대형 텔레비전은 김일성 주석의 헌화장면 동영상을 방영하고 있고, 그 아래로 설치된 5대의 작은 텔레비전에서는 북한의 생활, 문화재 등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북한관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지은 전시관이 아니라, 엑스포 대회 조직위가 만들어 놓은 전시관을 북한이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임대관 면적은 한국관의 1/6 크기인 천 평방미터로 아주 작습니다. 단오 명절인 이날 북한관은 전체 아시아 전시관 중 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주체사상탑 앞과 분수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금방 전시관을 빠져나갑니다.
일부 관람객들은 “기다리지 않고 관람할 수 있어 그냥 둘러봤다”고 말합니다.
북한관 앞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의 말입니다.
한국 유학생: 밖에서 볼 때 북한관이 규모가 작고 그랬지만, 나름 호기심이 생겨 구경했는데요. 공산주의 국가라서 그런지 한국관처럼 많은 전시관을 열기보다는 물건을 파는 소비 위주로 돼 있더라고요.
실제로 북한 전시관은 방금 한국 유학생의 말처럼 또 다른 외화벌이의 공간이었습니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북한 여성 판매원들은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반대 출구 쪽에 4개의 큰 상품 판매장이 마련돼 있는데, 전시관의 3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진열된 상품들 가운데는 김일성, 김정일 사진을 담은 화보를 비롯해 저작선집 등도 보입니다.
이 밖에도 그림, 액자, 도자기, 우표, 북한 노래를 담은 씨디알(DVD) 등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상품들의 가격은 대체로 비싼 편입니다.
기자: 이 우표들은 얼마입니까?
북한 판매원: 모두 40원 씩입니다.
그래서인지 관람객들은 북한 상품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실제로 물건을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북한 여성 판매원들은 물건을 팔면서도 고객들에게 영수증을 주지 않아 일부 관람객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북한관을 보고 나온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전시 내용이 허술하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전시물을 소개하는 안내 성원도 없어 관람하는 데 답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관람객4: 별로 좋은 인상은 없고요. 중국이 지나왔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북한관에 있는 북측 관계자들은 대체로 무뚝뚝한 표정이며, 지나가는 관람객들을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북한관 옆에는 바로 이란관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북한과 이란은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국가로 유명합니다.
주최국인 중국이 어떤 의도로 함께 배열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탐방 <상해 엑스포 현장을 가다>, 지금까지 취재에 노재완, 제작에 서울지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