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북한 ‘2012년 강성대국’의 허상]② 무리한 건설사업으로 주민들 피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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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저희 자유아시아 방송이 마련한 '2012년 강성대국 의 허상'에 관한 기획 특집기사.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강성대국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건설 사업들'을 문성휘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녹음 :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봉화 높이 총진군 앞으로!, 모두다 150일 전투에서 영예로운 승리자가 되자!"

2009년 5월 북한은 '150일 전투'를 선포하고 모든 주민들에게 노예나 다름없는 강제적인 노력동원을 요구했습니다.

2008년 '강성대국'건설을 선포하고 나서 그 첫해의 과제로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내세운 북한은 우선 농사일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영농물자의 부족과 해마다 반복되는 큰물피해로 예년이나 다름없이 농사는 실패했고 그 결과 인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여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그야말로 북한은 한치 앞도 가려보기 힘든 혼란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또 이로 하여 북한이 호언장담하던 '강성대국'도 물 건너갔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초에 접어들면서 김정일의 후계자로 셋째아들 김정은이 지목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북한은 또다시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군사강국의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해 2009년 4월 5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5월 25일에는 두 번째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자초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면서까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집착한 것은 김정일의 와병설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고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데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박사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광인 : 북한이 주장하는 강성대국은 정치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치강국과 군사강국은 이미 달성됐고 이제 경제 강국만 건설하면 된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요. 먹는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 경제강국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보고요.

경제강국! 이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2009년 '150일 전투'였고, 북한 당국은 '150일 전투'를 후계자 김정은이 진두에서 이끌고 있다고 요란하게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150일 전투'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다시 '100일 전투'까지 어어 갔지만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후계자 김정은의 입지는 시작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인가 충격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북한 지도부는 그해 11월, 2012년까지 평양시에 10만 세대살림집을 새로 건설한다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인민들의 먹는 문제도 해결 못했는데 평양시민들의 살림집을 해결하겠다고 팔을 걷어 부친 것입니다.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0월, 북한 당국은 자재와 자금 부족으로 10만 세대를 짓겠다던 평양시 살림집 건설을 만수대 구역을 비롯한 중심거리에만 5만 세대를 건설하는 것으로 축소했습니다. 나머지 5만 세대는 영광거리의 아파트들을 개조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말이 10만 세대이지 실제로는 5만 세대를 짓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곡절 많은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 건설'과 더불어 2012년 강성대국 주장의 바탕이 되는 대표적인 건설들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2010년 3월 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6년 만에 재가동된 2.8비날론공장 준공경축, 함흥시 10만명 군중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이를 두고 주체섬유의 부활로 "새로운 원자탄을 쏜 것과 같은 특대형 사변이며 사회주의의 대승리"라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2.8비날론 공장은 북한 언론매체가 떠들던 것처럼 CNC 기술에 의한 현대화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방문 시간에 맞추어 잠깐 가동했다는 사실이 여러 대북소식통들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생산규모가 작은 2.8비날론공장의 재가동 소식을 이렇게 과장해 보도하면서도 북한은 정작 섬유공업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순천비날론'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2010년 6월 7일, 북한 언론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설 확장된 평양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대동강과수농장이 600정보 규모로 건설됐고 정보당 50톤의 과일을 생산해 군인들과 평양시 주민들에게 공급된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로 완공되어 과일을 생산한다는 보도와는 달리 현재 완성된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의 면적은 300정보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정보당 50톤의 과일을 생산한다는 얘기도 과장에 불과합니다.

북한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 NK'의 권은경 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은경 : 워낙 사회주의 체제를 가진 모든 나라들이 그러했듯이 북한역시 과장되고 허황한 광고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과장과 왜곡은 훨씬 더 심해졌습니다.

2012년 강성대국을 향해 돌진하는 북한은 모든 경제 분야에서 밤낮이 따로 없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건설부분에서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 건설과 함께 강조되어 온 것 이 105층으로 된 '류경호텔'공사입니다. 최근 원산시에서도 역 앞의 광장을 비롯해 일부 지역들을 새롭게 꾸리는 공사가 한창이라는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농업부분에서는 대동강과수농장과 함께 강원도 고산군과수농장, 백암군 1만 정보 감자농장건설에 안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부족한 비료문제 해결을 위해서 흥남비료공장 확장공사와 남흥청년화학기업소 비료생산 공정의 석탄가스화도 다그치고 있습니다.

전력부분에서는 30만 KW규모의 희천발전소와 5만KW 급의 어랑천 발전소, 백두선군청년발전소건설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금속광업부분 역시 혜산청년광산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성진제강소에 저열탄 제강공정을 도입한 주체철 생산기지가 이미 지난해에 완공됐다고 보도됐습니다.

과학기술분야에서는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는 CNC 기술을 내세우고 에집트의 오라스콤 회사와 손잡고 무선통신 시대의 기초도 닦았습니다. 이젠 돈 있는 주민들이면 누구나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중국자본을 끌어들인 황금평, 나선시 개발도 굼뜨게나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겉으로 볼 땐 이처럼 강성대국을 향한 작업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가 불과 6개월 후에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바꿔놓을 것 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탈북자 김대연 씨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김대연 : 북한이 과거에도 순천비날론, 사리원카리비료, 태천발전소, 여러 가지 많이 건설했는데 지금현재 온전히 돌아가는 건 하나도 없고, 순천비날론 같은 경우에도 이젠 다 폐허로 돼버렸죠. 2012년에 또 새로운 강성대국 건설을 한다는데 아무리 많이 건설을 해도 이전의 성과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북한이 장담하는 2012년 강성대국 진입, 지금 세계는 의혹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