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북한 ‘2012년 강성대국’의 허상]④ 김정은 후계체제 순항할 것인가?

0:00 / 0:00

MC : 북한이 주장하는 '2012년 강성대국'의 문제점과 그 허구성을 짚어보는 특집 "2012년 강성대국의 허상" 시간입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래에 대한 결정, 김정은 후계체제 순항할 것인가?'라는 내용으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강조하는 북한정권의 최대의 관심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문제입니다.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도 김일성의 생일 100돌, 김정일의 생일 70돌이 되는 2012년까지 어떤 식으로든 후계자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조급성 때문이라고 대북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2008년 말경에 후계자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0년 9월에 있었던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서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김정은의 나이는 물론 어머니가 누구인지, 고향이 어디인지 개인 신상에 대해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여자관계가 복잡한 김정일의 사생활 때문에 김정은의 가족사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난감해진 북한 당국의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그래서인지 북한 당국은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 쌓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굶주리는 주민들을 의식해서인지 경제부분 성과에 몰입하는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북한이 최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화폐개혁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고 가뜩이나 피폐한 북한 경제는 송두리째 흔들렸습니다. 이에 당황한 북한당국은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박남기에게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씌워 처형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2009년 한 해 동안에 전개한 '150일 전투'와 '100일전투',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 건설 준공식'과 '대동강 과수농장 건설'을 비롯한 굵직한 경제건설 사업들도 모두 "김정은 청년대장이 진두에서 지휘한다"고 선전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을 내세운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는 실패했고 축소된 '평양시 10만 세대살림집건설'과 '대동강 과수농장 건설' 역시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치적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반발을 부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9년의 북한을 목격했던 탈북자 김수희(가명)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탈북자 녹음 : 김정은이 한다는 일들이 다 그렇죠. '화폐개혁'만 해도 몇 푼 안 되는 돈을 '배려금'이라고 주면서 김정은 대장의 배려라고 얼마나 선전했습니까? 그런데 결국 숱한 사람들이 자살을 했고 또 꽃제비가 되어 거리에 나앉지 않았습니까?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 쌓기는 이렇게 허물어졌습니다.

여기에 올해 도입된 '명예당원'제도는 노세대 당원들을 당 생활과 활동에서 전면적으로 배제시킴으로써 핵심 당원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간부층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으로 당 내부의 분열과 갈등만 몰고 왔다는 게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증언입니다.

이렇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김정은이 2012년을 기점으로 무난한 권력 승계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북한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이 2012년에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으로 목을 매고 있는 '강성대국'이 과연 어떤 모습입니까?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박사입니다.

김광인 : 정치 강국이라는 것도 그렇고 군사강국이라는 것도 그렇고 사실은 그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외부세계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주장에 불과합니다. 특히 경제 강국이라는 것은 너무나 말이 안 되죠. 지금 주민들이 굶주리면서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먹는 문제,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아무리 후계자 김정은에 대해 선전을 해도 인민들의 마음에 와 닿지 못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권력이양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안을 것이라는 게 북한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전망입니다.

문제는 2012년 이후입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요란하게 치룬 후 몇 년 동안 그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밖에도 사리원카리비료와 순천비날론, 태천발전소를 비롯한 대상건설들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북한 경제가 지금처럼 파탄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러 자료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드러난 사실입니다.

'강성대국진입'을 위해 재원을 깡그리 소모한 북한이 만만치 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2012년은 '고난의 행군'시기에 태어난 세대가 사회에 등장하는 해라는 점입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일성 사망 이후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북한의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고 그나마 태어난 어린이들도 심각한 영양실조로 성장과정에 큰 지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면에서 굶주린 사회를 만든 당국자들에 대한 반감과 원망이 가장 높은 것이 바로 이들 '고난의 행군' 세대라는 것입니다.

'고난의 행군'세대의 등장은 북한에 심각한 노력(인력)난을 초래할 뿐 아니라 강력한 저항의식도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런 암울한 환경에서 해방되고 경제문제,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무난히 해결하려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혁개방이 없이는 더는 헤쳐 나갈 길이 없고 설사 북한이 개혁개방을 시도한다고 해도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리 만무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동북아연구센터 손광주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손광주 : 2012년이 되건 2012년 이후가 되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김정일 정권과 북한의 핵은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에 북한 핵문제와 북한 정권의 문제는 그 운명이 같습니다. 만약에 북한의 핵이 폐기돼버리면 김정일 정권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면 핵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핵은 안고 있어도 망하고 버려도 망한다는 것이 오늘날 북한이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핵도 포기하지 못하고 개혁개방도 선택하지 못하는 조건에서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잔혹한 인권유린과 주민통제밖에 없습니다.

인권유린과 주민통제가 단기적인 처방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경제난을 가중시켜 종국에는 김정일 정권, 김씨 왕조의 파멸을 불러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김정일, 김정은 부자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