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연평도 포격 1주기를 기념해 지난 22일과 23일, 한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추모행사가 열렸는데요. 연평도 현지에서는 청소년들의 통일안보의식 함양을 위한 연평도 도보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포격 현장 등 연평도 곳곳을 둘러보고 전사자들의 고귀한 희생과 국가 안보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연평도에서 노재완 기자가 이들의 뜻 깊은 도보 행진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친 연평도에 젊음의 패기가 넘쳐 납니다.
21일 오전 10시 30분, 인천항에서 출발한 인천 인제고등학교 학생 50여 명이 연평도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인터뷰:
조현진 인제고 2학년
/ 나정훈 인제고 교사] 조현진: 텔레비전을 보는 거나, 제가 이렇게 직접 땅을 밟는 거랑 확실히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나정훈: 우리 학생들에게 안보의식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싶어서 여기에 왔고요. 학교 반장, 부장, 그리고 교장 선생님 이하 인솔자 선생님 3명이 같이 오게 됐습니다.
꽃게잡이로 유명한 연평도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로 이뤄져 있으며, 북서쪽으로 북방한계선과 인접하고 있습니다.
이따금 북한 어선이 연평도 앞바다를 침범하는 등 꽃게잡이를 둘러싸고 자주 충돌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북한의 해군 함정이 여러 차례 교전을 벌여왔을 정도로 이곳 연평도는 군사적으로 요충지입니다.
선진통일교육센터가 청소년들의 통일 안보 의식을 함양하고자 마련한 이번 연평도 도보 행진은 21일 오후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장병과 친선 축구경기를 하고 22일 오전 걸어서 섬 전체를 둘러보는 것이 계획돼 있습니다.
[인터뷰:
도희윤, 선진통일교육센터 대표
] 대학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도 이번에 많이 참가했거든요. 곧 대학생이 되는 이 학생들이 바로 통일에 대한 미래의 주인공들입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주인의식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평도 도보 순례가 귀중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연평도에 도착한 학생들은 주최 측이 마련한 민박집에서 점심을 먹고, 포격 피해를 당한 연평도 마을을 잠시 둘러봅니다.
지금은 거의 복구돼 포격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곳곳에 포탄의 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당시의 참상을 짐작케 했습니다.
[인터뷰:
장재영, 인제고 3학년
] 포격 맞은 현장을 그대로 보존한 곳을 봤는데요. 지붕이 내려앉고, 집안도 붕괴한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처참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저희한테 그게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연평도 마을을 둘러본 학생들은 해병대 장병과 친선 축구경기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해병대 연평부대로 자리를 옮깁니다.
축구 경기가 끝나자 교사들과 학생들은 준비해온 위문품을 전달하고 연평부대 장병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날 밤 학생들은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안보교육도 받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도시락으로 간단히 식사를 한 학생들은 오전 9시에 마을 종합운동장에 집결합니다.
그리고 힘찬 구호와 함께 연평도 도보 행진을 시작합니다.
“2열로 따라가 주세요. 도로가 좁습니다. 그리고 차들이 많이 다니니까 조심해서 가세요.”
연평도의 해변 도로는 파도에 씻겨 거칠거칠했습니다.
이곳 연평도 해변에는 북한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곳곳에 용치를 세웠습니다.
[녹취:
성삼영, 선진통일교육센터 팀장
] 저 장치가 해안가를 따라 쭉 설치돼 있는데, 물이 차 있을 때 배가 들어오면 여기에 바로 걸리게 됩니다. 또 적이 해상으로 침투할 때 방어해주는 시설이기도 합니다.
20여 분을 걸어 이들이 도착한 곳은 북한 땅이 바라다 보이는 망향전망대.
이들은 망향비 앞에서 묵념하며 지난해 포격으로 숨진 전사자를 추모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면서 남북한의 평화통일도 기원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학생들은 산굽이를 돌아 구리동해수욕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군사 통제구역을 지나자 멀리 연평부대가 보입니다.
두어 구비 돌고 나니 오르막길, 다리가 아픈지 몇 명은 뒤로 걷기 시작합니다.
“자 우리 친구들, 붙어주세요. 속도를 더 내주세요.”
멀리 선착장이 있는 당섬이 보입니다.
선착장이 있는 당섬은 연평도의 관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들은 잠시 평화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마을을 향해 걸었습니다.
3시간여의 짧지 않은 시간을 걸으면서 이들은 연평도 포격의 아픔과 통일, 그리고 평화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 각자의 마음속에 느낀 바를 간직했습니다.
[인터뷰:
정인후, 인제고 2학년
] 복구상황을 보니까 아직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는데, 밖에 있을 때는 1년 동안 연평도를 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알아서 잘했겠지 생각했는데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도착 무렵 짙은 안개가 깔리고 비가 내려 기상이 좋지 않았습니다.
도보 순례에 다소 지친 얼굴이었지만, 뭔가를 배워간다는 뿌듯함 때문이었는지 선착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얼굴은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연평도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재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