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 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예은 :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이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청년 강예은입니다.
북한에 관심이 많아서 이 방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정하늘 : 안녕하세요. 정하늘입니다.
제 고향은 북한 함흥이고,
2012년 대한민국에 와서 현재 대학생입니다.
로베르토 : 안녕하세요. 로베르토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거의 5년 정도 살고 있어요.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1차 접종률이
지난 9월 17일 현재 인구 대비 7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2200만 명으로 43% 정도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치사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종식보다는
이 상태에서 일상을 되찾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차례가 왔는데도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지부터 의견이 분분한데요.
그 다양한 생각을 직접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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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한국에서는 40대 이하도 백신 접종 중이다.
여러분도 맞고 있는지?
로베르토 : 나는 1차를 화이자로 맞았고, 다음주 2차 접종한다.
예방접종 뒤에는 대기실에서 조금 기다려야 한다.
나는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어서 집에 돌아왔다.
진행자 : 백신 접종 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현장에서 20분 정도 머물게 한다.
예은 : 나는 나중에 맞을 생각이다.
이번 백신은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임상 실험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만들어져서
좀 걱정이 된다.
앞으로 임신도 해야 하는데 혹시 몰라서
좀 두고 보고 정말 맞아야 한다면 그때 접종할 계획이다.
하늘 : 나도 같은 생각이다.
사실 북한에는 많은 전염병이 있었는데, 나는 학교 다니면서 예방접종을 한 적이 없다.
그 병을 앓아본 적도 없고.
주사가 싫어서 맞은 척했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불가능하긴 하다.
QR코드라는 걸 찍으면 1차 접종, 2차 접종, 이렇게 바로 뜨더라.
예은 : 그리고 백신의 효능이 영구적이지 않다고 하더라.
길어야 1년이라는 말도 있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항체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확신이 들면 맞으려고 한다.
진행자 : 요즘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돌파감염’도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그 경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제조할 수 있는 백신의 양은 한정돼 있고 전 세계에서 모두 필요로 하다 보니
한국도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서는 접종이 늦게 이뤄지고 있는데
의외로 20~40대 희망 접종률이 70% 정도이다.
여러분 또래는 어떤 생각?
예은 : 내 주변에서는 거의 다 맞았다.
특히 부모님의 권유로 많이 접종하는 것 같다.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맞았고, 위험하니까 빨리 맞으라고.
또 젊은 층은 나중에 해외여행 갈 때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제한이 있을까 봐 많이 맞는다.
로베르토 :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 확진자나 사망자가 적다.
다른 나라처럼 피해가 크다면 한국에서도 모두 백신을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가족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다면 다 접종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백신이 그렇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 학교 입학할 때 지금까지 맞은 백신 기록서 보여줘야 했다.
전체 8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바이러스로부터 그나마 안전할 수 있다.
접종률이 낮으면 그 안전을 이룰 수 없다.
이미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만 식당이나 박물관 등에 입장할 수 있는
‘그린패스’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진행자 : 한국도 이번 추석 연휴에
백신 접종자가 있을 경우 8명까지 모일 수 있다는 방역 지침이 있었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식당 등 입장을 제한하지 않나.
하늘 : 나는 내년에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여러 제한을 두고 있다면… 고민 된다.
내 주변 친구들은 반반이다.
백신을 맞은 친구들도 있고, 좀 더 두고 보겠다는 친구들도 있고.
예은 :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헬스장이라고 여러 사람이 운동하는 시설의 경우
내가 조심해도 위험할 수 있다.
그런데 백신을 접종했다면 좀 더 마음이 편하니까
그런 걸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맞을까 싶기도 하다.
진행자 : 미국이나 영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곳은 마스크를 벗고 지내기도 하지 않나.
손흥민 선수의 축구 경기를 마스크 벗고 관람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예은 : 전체 접종률이 80%를 넘기면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꼭 맞아야 한다면 백신을 접종하고 일상을 빨리 되찾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 상황이 길어지니까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것 같다.
진행자 : 미국이나 유럽 등은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그럼에도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확진이 이어지니까
종식보다는 감기나 독감처럼 확진될 경우 치료하면서 일상을 살아간다는 개념으로
‘위드 코로나’라는 말이 언급되고 있다.
그래서 접종률이 높은 여러 나라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등 여러 제한을 줄이고 있다.
확진자는 한국보다 많지만,
과거 여러 바이러스처럼 일상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해결하겠다는 개념인 듯.
이탈리아에 계시는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나?
로베르토 : 다들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3차 접종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버지와 며칠 전에 통화했는데, 가족들과 식당에 갔다고 하더라.
그런데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와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서 식당에 못 들어갔다고 한다.
백신 인증서가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으니까.
진행자 : 그럼 현재 마스크 벗고 생활하시는지?
로베르토 : 친구들 만날 때는 마스크 벗고 예전처럼 생활하지만
비행기나 상점 등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에서는 여전히 쓴다고.
진행자 : 한국에서는 2차 접종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니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여전히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위드 코로나’ 그러니까 이 바이러스가 종식되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의 세상이 짐작되는지??
예은 : 이미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비대면으로 많은 걸 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종식돼도 이 체제는 유지될 것 같다.
하늘 : 그렇다. 코로나로 온라인 세상이 되지 않았나.
과거에는 이런 기기나 인터넷 환경을 잘 다루지 못하던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배우게 되고.
처음에는 불편하다고 했지만 많이 편해졌고, 마냥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듯하다.
로베르토 : 나도 같은 생각이다.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지 않나.
학생들은 대부분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은 부산에서도, 광주에서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금 유학생 중에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한국에 오지 못하고
자기 나라에서 온라인 수업 듣는 학생들도 있다.
예은 : 사회 제도 자체도 점점 변하고 있고, 다양한 상품도 나오고 있지 않나.
지금은 자유롭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없는데
온라인으로 실감나게 현지를 여행하는 상품들도 있더라.
그걸 현실감 있게 보여주기 위한 가상현실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고.
코로나 시대가 이 모든 상황을 더 앞당긴 게 아닐까.
진행자 : 큰 위기를 겪을 때마다 오히려 세상이 크게 발전한다고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건 확실하다.
내년, 내후년은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한편으로 코로나 관련 백신, 비대면, 여러 기술 등을 얘기했는데
북한은 훨씬 어려움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늘 : 그렇다. 지난 도쿄올림픽만 봐도 북한에서는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확진자가 1명도 없다고 하고.
여전히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게 아닐까,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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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고,
빼앗긴 일상을 되찾기 위해, 또 전혀 다른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느라 분주한 지금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한 북한에서는
한류를 뿌리뽑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나눠 보죠.
<청춘 만세>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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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하정, 에디터 이현주,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