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북한은 어디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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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 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예은 :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이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청년 강예은입니다.

북한에 관심이 많아서 이 방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정하늘 : 안녕하세요. 정하늘입니다.

제 고향은 북한 함흥이고,

2012년 대한민국에 와서 현재 대학생입니다.

로베르토 : 안녕하세요. 로베르토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거의 5년 정도 살고 있어요.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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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고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일상이 생겨나고,

4차 산업혁명이 획기적으로 앞당겼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할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예은 :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방직기술 등이 발달한 거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라고 해서 컴퓨터 등을 활용한 자동화,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

그러니까 스스로 배우는 정말 뛰어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나

사물인터넷이라고, 예를 들어 냉장고 안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기능,

또 로봇, 자율주행 등 정보통신기술이 주도하는 시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진행자 : 쉽게 생각하면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닐까.

요즘 4차 산업혁명 관련 직군이 아주 인기라고 하는데,

앞서 얘기했지만 우리만 해도 ‘뭔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북한까지 가지 않더라도 남한에서 생활하는 탈북민들은 어떨지.

특히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은 남한 생활 적응하기 힘들다고 하지 않나.

하늘 : 탈북민들이 하는 일을 좀 찾아보니까

단순 노무라고 해서 몸을 사용해서 일하는 분이 가장 많더라.

자영업 등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연령대로 보면 40대 이상, 그리고 20대 초반도 단순 노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

진행자 : 북한에도 있고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예전부터 있었던 일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하늘 : 그렇다.

예은 : 세상이 무척 빠르게 바뀌지 않나, 우리도 이 시대를 쫓아가지 못할 만큼.

결국 배워야 한다.

가상현실 등은 기술적인 부분이라서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요즘 어린 학생들은 코딩이라고 프로그램 만드는 것도 배운다고 하더라.

성인인 우리도 배우지 않으면 모른다.

북한의 경우 그런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고,

남한에서도 계속해서 교육을 받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진행자 : 전쟁이든 전염병이든, 세상이 위기가 있을 때마다 크게 바뀐다고 하지 않나.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은 확실히 앞당겨졌고,

작년과 또 다른 올해를 보면서

어떤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고, 뭔가 더 노력해야 하나 생각도 든다.

하늘 : 4~5년 전까지만 해도 4찬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굉장히 많았다.

주변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빅데이터 등 다른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있었고.

인공지능이 모든 걸 대신한다고 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실제로 그런 날이 올까 싶었다.

그런데 그런 세상이 됐더라. 그 변화를 정말 많이 느끼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변화에도 배우나 운동선수는 위협을 받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심리상담가나 의사 등도 기계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게 연기 아닐까.

진행자 : 아, 지금 배우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인가(웃음)?

하늘 :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아서 연기 학원을 다니고 있다(웃음).

예은 : 친구들끼리도 ‘기술이 있어야 평생 먹고 산다’는 말을 하곤 한다.

단순 사무직은 기계나 로봇이 발달해서 대신할 수 있으니까.

상점이나 식당에서 로봇이 계산하고 음식을 나르면

아르바이트라고 시간제 일자리도 없게 된다.

그래서 손맛이 살아 있는 안마나 미용기술 등도 생각해 봤다(웃음).

진행자 : 안마 의자가 있는데(웃음).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4차 산업혁명을 연결해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로베르토 씨 같은 경우는 법을 전공했는데

새로운 기술과 환경이 조성되면

그와 관련된 또 다른 규칙, 사람들이 지켜야 할 약속이 필요하지 않나.

로베르토 : 그렇다. 관련 범죄나 보안에 관련된 법이 필요하다.

몇 년 전까지는 그런 과목 자체가 없었는데,

요즘은 관련 과목을 강의할 교수를 선발하더라.

아직 관련 기술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이 없지만, 앞으로 더 많은 수요가 생길 것이다.

진행자 : 크게 보면 18세기 1차, 19세기 2차,

20세기 3차,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북한은 어디 즈음일까?

3차 산업혁명에서 나온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한 획기적인 변화,

그야말로 세계화가 되지 않았나.

그런데 아직도 우리가 이 부분을 북한에 설명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북한은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이 일반적이지는 않으니까.

북한은 어느 시대일까?

하늘 : 2차 산업혁명 끝자락에서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단계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북한에 휴대전화가 보급되고는 있지만 인터넷 사용이 힘들고

2010년인가, CNC라고 해서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엄청 선전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남한은 오래 전에 도입했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북한은 아직도 전국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을 테고.

예은 : 정보화시대는 모두가 컴퓨터,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정보를 얻고 또 가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 개개인, 가정마다 보급된 게 아니니까

내 생각에는 2차 산업혁명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진행자 : 2차 산업혁명이 전기를 통한 대량생산, 자동화가 가능해진 시기라고 했는데

일단 북한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대량생산과 자동화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 않나.

예은 : 전기는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지만 존재는 하니까.

진행자 : 그것을 활용해서 세상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서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인데.

북한에서는 전기가 부족해서 승강기도 제대로 운행하지 못하고

자동차를 타는 사람도 극히 제한적이지 않나.

하늘 : 듣고 보니 그렇다.

로베르토 : 북한의 경우 일반 국민들은 2~3차 산업혁명에 머물러 있는데

군사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목표인 것 같다.

예은 : 한쪽만 발전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진행자 : 아마 하늘 씨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남한에서 태어난 우리도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추기 힘들고.

하지만 전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해, 또 내년에 북한에 계신 분들이 다른 사회에 가게 된다면 어떨까?

하늘 : 영화를 통해 다른 세상을 많이 접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영화가 다 사실이었구나’ 생각할 듯하다.

북한에서는 영화는 그냥 영화,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예은 : 우리가 어릴 때 과학경시대회 나가서 상상했던 미래가 지금 현실로 구현되고 있지 않나.

그 현실을 눈으로 보면 놀랍기도 하고

내가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할 것 같다.

내가 살아왔던 사회와 새로운 사회의 거리감이 너무 커서.

진행자 :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하는데 요즘은 1년만에 바뀌지 않나 싶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바뀌는데,

급변하는 세상에서 더 고립되는 곳은, 더 힘든 곳은 북한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청취자 여러분도 방송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셨길.

우리도 달라진 세상에 맞춰 가기 위해 하루하루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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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 끝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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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하정, 에디터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