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생들의 ‘피어린 쇼’ 아리랑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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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수령정권의 체제홍보와 돈벌이 수단의 하나로 2005년부터 매해 '아리랑' 공연을 개최해 왔습니다.

아리랑 공연은 북한의 대집단 체조이자 예술공연으로, 10만여 명의 북한 주민이 동원돼 매스게임. 카드섹션, 태권도, 무용 등을 선보입니다.

2002년 김일성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 선보인 북한의 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으로 2002년 당시 4월 29일부터 8월 15일까지 공연했고 2005년 두 번째로 실시된 아리랑 공연은 노동당 창건 60주년(10월 10일)과 6ㆍ15 공동선언 5주년 등을 기념하고 주민들에게 체제의 정통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8월 16일부터 10월 말까지 공연했습니다.

아리랑의 공연시간은 1시간 20분으로, 대부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일가를 찬양하고 우상화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음악, 무용과 체조는 물론 서커스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속에는 엄청난 인권유린이 존재한다고 북한을 나온 탈북자유민들은 증언합니다.

평양시에서 집단체조 지도교사로 있다 2009년에 영국에 정착한 가명의 김란희씨는 한창 배워야 할 어린 학생들의 인권유린과 피를 착취해 표를 만들어 판매해 달러를 걷어들이는 것이 북한 정권이라며 아리랑 공연의 그 심각한 사례를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김씨는 아리랑 공연에 동원되는 북한 학생들은 새벽 4시에 기상하여 보통 저녁 10시까지 연습한다며 심지어 새벽까지 훈련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4~6월간은 5~6시간, 7월 중순에는 9~10시간, 최종 예행연습 시기인 7월말에는 15시간씩 연습을 강행한다며 훈련도 엄청나지만, 구타 역시 성행해 공연에 참가한 6살 어린 아이들이 지도원들에게 맞거나 벌을 받는 것은 다반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또 화장실을 자주 가지 못하도록 물을 주지 않아 학생들은 심한 갈증에 시달려야 하며 훈련도중 대소변을 참다가 연습장에서 볼일을 보는 일이 허다하게 많다며 여학생들 경우에는 생리, 과체중으로 남학생 등에 올라타거나 들어 올리는 동작이 곤란하기 때문에 피임약을 강제 복용시키거나, 식사량을 제한하기도 한다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습니다.

김란희: 연습은 거의 매일이라고 보면 되여 부분별로 어느 학교가 어떤 장면을 맡고 .. 그러다 보면 완전 혹사지요. 애들이 혹사 한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애들도 그 분위기 따라 가잖아요. 말 잘못하면 잡혀가고 안 하겠다 할 수 없고…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올해 들어 7월 22일부터 시작된 아리랑 공연은 폭염과 수해 속에서도 외국인 관광객까지 동원 하여 계속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군인들을 제외한 일반 참가자들은 스스로 도시락 즉 변또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또 연습기간에 지급되는 싸구려 중국산 과자, 사탕 등 간식도 지휘부가 일부 몰래 빼돌려 원성을 사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의 아리랑 공연이 연습환경이 열악하다고는 하나 평양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지방 참가자들은 평양 외곽 기숙사에 집단 투숙시키는데 시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공연 연습에 참가하는 어린 북한 학생들은 배고픔과 더위에 픽픽 쓰러져 나가고 이 때문에 뒷돈을 주고 자녀들을 공연 연습에 필사적으로 빼려고 하는 학부모들 사이 전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가혹한 훈련으로 인해 환자가 속출하는 것은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렸으며 카드섹션 연습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자리를 뜰 수 없어, 소변을 참아 방광염에 걸리는 아이들 또한 수도 없이 많습니다.

심지어 훈련도중 어깨가 탈골 되고 다리도 크게 다쳐도 끝까지 공연에 참가해야 하며 그러다 결국 다리를 절단하는 일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린 여학생들은 훈련을 마치고 밤늦게 논두렁을 혼자 걸어가다 강도를 당하는 일도 자주 일어나기도 합니다.

2007년 공연에서는 평양 교예단 소속 무용수 1명이 공중점프를 하다 추락하여 현장에서 즉사했는데, 북한 조선중앙 TV는 화면을 신속히 전환하여 사고 장면을 은폐 시켰습니다.

김란희씨는 아리랑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영국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 하다며 관광객들이 내는 돈 때문에 아리랑 공연 참가하는 북한주민들의 인권유린은 더욱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그 돈이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하는데 쓰이면 모를까 전액이 김정은의 비자금으로 들어 간다는 사실을 국제사회는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동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