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자실체: 김정일의 선물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최근 북한 당국이 대 집단 체조 '아리랑'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컬러 TV 한 대씩을 선물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물은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상상을 초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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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민간 대북 구호단체 '좋은 벗들'의 10월 26일자 소식지는 아리랑 공연 참가자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채색 텔레비전을 선물로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고된 연습으로 고생한 자녀들이 텔레비전이라도 받으니 그나마 위안이 됐다는 부모님들의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아리랑 공연 참가자들에게 선물이 제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 당국은 매년 아리랑 공연이 끝나면 일부 간부급 공연 참가자들에게 텔레비전 등 전자 제품을 선물해 왔습니다. 나머지 학생들에게도 설탕과 과자, 교복과 학용품등이 푸짐하게 지급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아리랑 공연처럼 특별한 행사에 참여했거나 또는 공훈을 세웠을 때 그리고 명절이나 김일성, 김정일 생일날이면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고 있습니다.

강금철: 그때는 선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과자나 사탕 단과류를 받습니다. 일 년에 김일성 김정일 생일 그렇게 두 번 주는데 어릴 때 제일 기다려지는 날이었어요.

북한의 모든 선물은 오직 김일성 김정일이 하사하는 명목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물의 가격도 고위급으로 올라갈수록 수천. 수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품으로 급이 달라집니다.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씨의 수기 '김정일의 요리사'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측근들에게 최고급 스위스 산 오메가 시계나 독일제 벤츠 승용차도 척척 선물로 줍니다. 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이 직면했을 때도 김정일 위원장의 선물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 한 예로 스위스시계산업연합(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의 통계 자료를 보면 북한이 1995년부터 1999년 사이에 스위스로부터 수입한 시계는 모두 1천 1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에 평균 2백 2십만 달러 꼴로 수입했다는 얘깁니다. 참고로 같은 동안 북한의 아사자는 300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체코주재 북한 국영 신발회사 사장을 지낸 탈북자 김태산씨는 김정일 위원장은 외화벌이 사업부에 별도의 비자금을 두고 측근 관리 비용으로 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태산: 김정일이 사치를 누리는 데 주로 먹고 노는데 쓰입니다. 인민들은 먹이지 않지만 간부들은 먹입니다. 그 다음에 간부들에게 선물 주고 하는데 많은 양이 쓰입니다. 그것을 김정일의 혁명 자금이라고 합니다.

주민들은 굶어 죽고 있는 상황에서도 측근들에게 줄 선물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런 김 위원장에 행동에 대해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 협회 허광일 회장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허광일: 지금 김정일이 가장 바쁜 것은 하루라도 자기 생명을 연장하려면 가장 가까운 측근들에게 까지 배제 당하면 더 이상 살아날 길이 없어서 군부를 비롯한 당 최 측근들엑 한해서 돈으로 물품으로 매수하는 것과 똑같죠. 충성심을 사는 것이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0월 정상회담 이후 남한에도 값비싼 자연산 송이버섯을 선물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송이버섯을 받은 일부 남한 인사들은 북한 동포들의 피땀이 서려있는 선물이라며 거부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충성으로 받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물이 남한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