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자실체: 김정일의 세 아들과 3대 세습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08년 새해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칠순을 얼마 안 남긴 김정일 위원장의 나이와 건강 문제 등이 겹쳐서 후계 문제가 북한으로서도 새해의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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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66세가 되는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해 ‘자신은 80세 90세까지 산다며“ 측근들에게 후계자 문제를 거론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4년 뒤면 김 위원장의 나이 70세. 과거 고 김일성주석이 61살 때 30살의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명했던 것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김 위원장의 장남 정남과 차남 정철, 그리고 삼남 정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최근 부자세습을 시사하는 구호와 주장을 더욱 자주 언급한다면서 이는 3대 세습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위원입니다.

정성장: 특히 북한의 노동신문을 보면 3대 세습을 예상케 하는 영도의 계승 얘기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 때 이루지 못한 것은 김일성 때 김일성 때 이루지 못한 것은 김정일 때 김정일 때 이루지 못한 것은 그 아들 때에 이뤄야 한다는 식의 논리가 노동신문을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여름부터 불거져 나온 장남 김정남의 평양 복귀설과 차남 정철이 조직지도부 요직을 차지했다는 설은 3대 째 세습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세 아들 중에서도 만수대 예술단 출신 고영희와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서 태어난 올해 26살의 차남 정철이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큰아들 정남은 지난 2001년 가짜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물의를 빚은 뒤 김정일 위원장이 정남을 외면하고 있다고 북한을 나온 탈북자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막내 정운의 경우에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후계자 경쟁에 나서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에 있는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위원은 둘째아들 정철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정성장: 김정철과 김정운은 김일성 군사 종합 대학을 나왔습니다. 김정남은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는데 김정철이 군대를 다루는 군사를 공부했다는 것은 후계자로서 중요한 조건입니다. 그리고 김정철이 현재 조직지도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앞으로 김정철의 나이가 30세가 되는 2011년이나 김정일의 나이가 70살이 되는 2012년경에는 후계가로 결정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후계자를 승계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정남이 자신의 첫사랑 영화배우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혼자 자란 것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대학원 양무진 교수는 장자를 중시하는 북한의 전통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양무진: 북한 체제가 유교적인 색채를 많이 띱니다. 장남 선호주의, 북측에서는 김일성에 대한 확고한 숭배가 있기 때문에 김일성이 좋아했던 김정남에 대한 혁명 1세대들의 장남 선호 사상이 있습니다.

또한 김정남이 그동안 중국과 마카오 등 해외에 머물면서 대외정보들을 수집하고 김 위원장에게 많은 외화를 벌어다 줬다는 공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 세습과 관련해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관측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들이 아닌 군부를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를 구상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입니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매끄럽게 권력을 이어받은 데 비해 권력 계승이 3대째로 넘어갈 경우 내부 반발과 국제사회로부터의 비난 등 갈등의 변수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집단지도체제 구상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남한 국민대학교의 란코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세습은 피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습니다.

란코프: 북한이 마지막 위기를 직면할 때, 김정일의 아들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있다면 그의 아들 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도 어려운 시절을 겪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살아남는 것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지난 12월 19일 국민들의 자유선거를 통해 이명박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잘 알고 있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북한의 3대 세습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탈북자1): 21세기 세계가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급변해 가고 있는 시대에 한 나라에서 한 가문이 대대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미친 일이죠. (탈북자2): 옳지 않죠. 잘하는 사람이 해야지 아들이 한다는 법이 없지. (탈북자) 현재 김정일이 북한에 대해 해 놓은 것도 없고 다시 자기 아들까지 세습한다면 그 사회가 바로 갈까요?

북한의 미래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게 될 북한의 후계구도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그 답은 김정일 위원장 만이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