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실체’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 김정일의 비자금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흔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자금'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세금 추적이 되지 않도록 감추어 두고 특별하게 관리하는 부정한 돈을 말하는데요, 말 그대로 비밀자금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한 정치인이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 챙겼다면 그게 곧 비자금입니다. 따라서 정치인에게 비자금은 곧 비리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늘 인민들을 돌보느라 좨기밥(주먹밥)을 먹으며 쪽잠을 잔다는 김정일 위원장도 과연 이런 불법 자금을 모으고 있는지, 또 모았다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시죠? 북한에서 외부세계와 차단된 채 평생을 살아온 여러분들은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김정일이 수십억 달러의 비자금을 해외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미국의 중앙정보국 CIA는 지난 2000년 기준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스위스 은행에 약 43억 달러 상당의 비자금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미 정보 당국이 당시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전해진 김정일의 전처 고영희의 여동생 고영숙 부부로부터 김정일의 해외 비밀계좌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 2003년 7월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김정일이 체제 보호를 목적으로 50억 달러에 달하는 비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북한 고위 인사들과 아시아 지역 정보기관들은 북한의 대외무역회사인 대성무역을 통로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지에 비자금을 비밀리에 송금하고 있다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체코주재 조선신발기술 합작회사 사장 출신 탈북자 김태산씨도 북한에서 경제 일꾼으로 일할 당시 권력 엘리트로부터 김정일의 40억 달러 비자금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산: 비자금은 북한의 대성은행에서 관리하고, 묶어 둘 돈은 해외에 내가고, 주로 스위스에 내다 주는데 스위스 대사관의 대사가 고정적으로 자금 관리를 하고 있고, 북한에서 알기로는 40억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세계에서 제일 부자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평양출신 탈북자 윤명순(가명)씨 역시 이런 설을 언급하면서, 이는 평양 고위층 사이에 은밀히 회자되어온 김정일에 관한 소문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윤명순: 비자금이 당 비자금인데, 당에 바치는 충성의 외화 벌이라고라고 해서 70년대부터 피땀 뽑았는데 우리 북한에 있을 때 당 자금만 풀면, 1년에 1억 달라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데, 40억 달라 있다는 것 다 알았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알 사람들은 다 압니다.
40억 달러의 비자금,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큰 돈입니다. 참고로 2천 3백만 북한 주민이 일년에 필요로 하는 곡물 생산량이 약600만톤인데요, 40억 달라면 600만톤의 곡물을 5년동안 수입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즉 북한 주민 전체가 한톨의 곡물도 생산하지 않고서도 5년동안 놀고 먹을 수 있는 엄청난 돈이라는 얘깁니다.
워싱턴-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