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에서 바나나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혼상제와 같은 가족의 전통 의례 상차림에 놓였던 바나나 가격이 크게 올라 상차림 항목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바나나는 중국을 통해 수입하는 열대과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주민들과 일반 주민들의 결혼식이나 돌생일, 잔치 상차림에 사용하던 주요 차림과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급등해 바나나를 상차림에 놓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최근 바나나 가격이 대폭 올라 결혼식, 돌생일 등 상차림에서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면서 “바나나 (낱개) 1개당 가격이 내화 2만원(미화 0.25달러)까지 오른 것은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 바나나는 수입산 과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혼상제 상차림의 주요 품목으로 정해져 있었다”면서 “하지만 요즘 바나나 품귀 현상에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관혼상제에 바나나를 상에 올릴 생각을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바나나 가격이 갑자기 오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입을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면서 “돈 많은 사람들도 바나나를 한 송이씩 구입하지 못하고 낱개로 몇개 겨우 구입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원래 바나나 낱개 1개당 가격은 지난해까지 내화 8천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엔 1개당 2만원, 한송이를 구입하려면 (한송이에 붙어 있는 낱개 개수에 따라) 최소 20만~최대 40만원에 육박합니다.
소식통은 이어 “원래 관혼상제 상차림에서 바나나는 빠지면 체면이 서지 않을 정도로 상차림을 완성하는 대표 과일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가격이 너무 올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사과나 배(개당 5천원) 등 가격이 눅은 국산 과일만으로 상을 장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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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8일 “요즘 장마당에 나가도 바나나를 찾기 어렵다”면서 “간혹 보이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반 주민들은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바나나가 상점이나 장마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희귀 과일이 되면서 주민들도 이제는 상차림에 놓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상차림에 바나나를 올리지 못해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가격 때문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일부 주민들은 바나나 품귀나 가격 급등 현상을 내부의 외화 부족과 국경 무역 차질이 빚은 결과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국경무역이 원활하지 않아 수입이 줄어 들었고 그 결과 바나나 공급 부족이 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민들은 바나나를 송이채 올리는 게 상차림의 고정 격식처럼 여겼었다”면서 또 “돈이 없는 주민들은 플라스틱으로 된 바나나를 대여해 상차림을 장식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입산 과일을 사용하는 것이 곧 그 대상의 경제력과 체면을 살려주는 효과가 있지만 이제는 상차림에 놓을 수 없는 과일이 되고 말았다”면서 “요즘 바나나는 경제난으로 인해 주민들의 삶에서 점점 멀어지는 수입과일의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