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해맞이 축제서 ‘한국 가요 표절곡’ 공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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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2023년 신년경축 대공연에서 이른바 'K 팝'으로 불리는 한국 가요를 표절해 공연했다는 의혹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새해를 맞아 개최한 2023년 신년경축대공연.

지난해 말일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공연에서 신인 가수 정홍란은 ‘우리를 부러워하라’라는 제목의 노래를 새로 편곡해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편곡돼 공개된 음악이 한국 가수의 노래, 이른바 ‘K 팝’을 표절한 것이란 주장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대공연 영상을 분석한 결과 가수 정홍란이 부른 ‘우리를 부러워하라’가 한국의 6인조 걸그룹, 즉 소녀여성악단 '여자친구'의 노래 ‘핑거팁’을 상당 부분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유튜브 '통생통사 강동완TV'):전문 음악인에게 의뢰해 두 곡을 비교해봤더니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지난 1999년 8월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통일예술축전에서도 공연된 바 있는 오래된 북한 가요입니다.

강 교수는 북한이 기존에 있던 곡을 한국 가요와 비슷하게 편곡한 것은 지난해 정권수립 74주년, 즉 9·9절 공연 때부터 일관되게 관찰되는 모습이라며 북한 노동당 차원의 관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해 9·9절 공연을 극찬하며 이를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지도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강 교수는 이 같은 시도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기존 곡을 북한 대중의 높아진 요구 수준과 취향에 맞는 방식으로 새로운 세대에 전달함으로써 사상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측이 한국 노래를 표절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언론 등을 통한 문제 제기를 넘어선 법적 구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허인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법제도연구실 실장은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북한에서 그 저작물이 사용되는 것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양측 간 체제 차이가 분명한 만큼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허인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법제도연구실 실장 :표절이 의심되는 상황에도 구두로 문제 제기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허 실장은 남북기본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가 저작권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방안 없이 원칙을 담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실질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후속조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의 통일법제 전문가인 한명섭 변호사도 실질적인 법 집행상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한명섭 법무법인 한미 변호사 :저작권 침해를 누가 한 것인지 특정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고, 특정해서 판결문을 받아도 집행이 안 될 것입니다. 지금 북한 당국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들이 다 그런 상황입니다. 진행을 해도 실익이 없는 것입니다.

한 변호사는 “한국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북한에도 한국 저작권법이 적용된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피고발인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소송 자체를 진행하는 것 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