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엔의 새로운 인권 수장으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지난 주말 공식 임명된 데 대해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그의 강력한 지도력이 북한 인권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첼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차기 유엔인권 최고대표는 북한 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 문제를 계속 압박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 유엔 인권이사회는 수십 년간 북한 정권이 자행해 온 심각한 인권 유린에 충격을 받았고, 북한 인권 유린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데 강력히 단합된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인권이사회의 이 같은 합의를 존중하고, 책임자 추궁 문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는 곧 퇴임하는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현 유엔인권 최고대표 임기 중 시작된 북한인권 책임자 처벌 문제와 서울 유엔인권 사무소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 바첼레트 전 대통령은 진보적인 중도좌파 정치가로서, 그는 여성의 권리는 물론 다른 인권문제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사회주의 정당 출신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북한 정권에 우호적일 수 있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2006년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됐던 바첼레트 신임 대표는 4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2014년 또 다시 칠레 41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는 또 2010년 설립된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초대 총재를 2013년까지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칠레 피노체트 정권 하에서 고문 피해자이기도 한 바첼레트 신임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역할을 매우 잘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냉전시대 독일에 살았고, 칠레 대통령으로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와 대면하는 등 전체주의 국가를 가까이서 경험한 그가 인권 문제에 있어 뛰어난 판단력을 갖고 있다고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소개했습니다.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은 칠레의 에스테파니아 오레야나 타이보(Estefania Orellana Taibo) 국제법 변호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소아과 의사로서 북한의 취약계층 인권 개선 문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오레야나 변호사 : 북한 주민들에게 기아와 의료시설 부족이 상당히 심각한 인권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아과 의사로 공공의학 전문가인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이 분야에서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기 바랍니다.
오레야나 변호사는 그러면서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대통령 재임 당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직접적으로 비난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바첼레트 신임 대표가 사회주의적 정치 배경을 극복하고 유엔의 인권 수장으로서 북한 독재정권의 심각하고, 만연한 인권 상황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