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제3차 보편적 정례검토 실무그룹 보고서 권고사항을 수용하고 의미 있는 인권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롤란도 고메즈(Rolando Gomez) 공보담당관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대표단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오해와 왜곡을 한다며 거부한 63개 권고 내용은 많은 유엔 회원국들이 우려를 표명한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고메즈 공보담당관 : 북한의 입장은 다를 지 몰라도, 지난 9일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 보편적 정례검토에 참가한 거의 90여 개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262개의 권고를 내놓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많은 회원국들은 수 년 전(2014년 2월)에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권고 사항을 아직도 되풀이(echoed)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권고를 왜 실제로 이행(take action)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UPR) 실무그룹이 채택한 보고서 권고 사항 중 정치범수용소 철폐와 강제노역 폐지 등 63개 항목에 대해 즉각 거부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한 지적입니다.
보편적 정례검토(UPR)는 193개 모든 유엔 회원국이 상호 간에 각국의 인권상황을 정기적으로 심사하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특별 절차를 말합니다.
고메즈 공보담당은 이어 인권 개선에 대한 권고를 수용하고 이를 의미 있는 방향으로 실행하는 것은 오롯이 북한의 몫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메즈 공보담당관 :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이 따로 설치돼 있는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몇 안 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얼마나 많이 우려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가운데, 위성사진과 탈북자 등을 통해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분석 활동을 해 온 미국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우리는 위성사진과 탈북자 증언을 입수해 확인했고, 계속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정치범 수용소를 폐지하지 않는 한 북한의 경제 개발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투자도 불가능합니다. 인권의 공백상태인 국가에서 정치범 수용소 옆에 미국이 투자한 의류 공장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미국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고 일반 교화소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킹 전 특사 : 북한 관리들이 유엔 인권이사회라는 국제무대에서 사실상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는 위성사진과 다른 정보를 통해 정치범 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발언은 전혀 신빙성이 없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Seoul OHCHR)의 시나 폴슨 소장은 앞서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정치범 수용소뿐 아니라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을 수감하는 교화소에서도 식량권 침해, 강제 노역, 처형과 고문 등 참혹한 인권 유린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슨 소장은 300여 명의 탈북자 인터뷰 등 자체 조사활동을 통해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4일 즉각 거부한 보편적 정례검토 보고서 내용 중에는 정치범 수용소와 강제 노역 문제 이외에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등 유엔 인권기구에 대한 협력과 방북 허용,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와 민간지원단체 등의 북한 내 제한 없는 접근, 성분제도 등 모든 형태의 차별 금지, 식량권의 평등한 보장, 임의적 구금과 사형제도 철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외에도 북한 측은1969년 대한항공기 납북 피해자 송환 등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와 북한 주민에 대한 언론·집회·결사의 자유 보장과 아동 착취 문제 등에 대한 권고를 북한의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북한의 국가적 위엄을 모독한다며 거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