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언론 감시단체 국경없는 기자회가25일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을 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의 데니얼 배스터드(Daniel Bastard)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Head of Asia-Pacific Desk)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주민들이 외국 언론을 접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 교화소에 보내는 가혹한 언론 탄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 :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언론자유지수가 최악인 나라(the last position of the World Press Freedom Index)로 꼽혔습니다. 북한 주민이 외국 언론 매체를 접하면 노동교화소에 보내지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우 끔찍한 일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번 조사대상 180개국 중 북한을180위로 꼽아, 17년 연속 세계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국영 조선중앙통신에 의해 사전 승인된 정보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의 철통 같은 통제가 중국이나 베트남 즉 윁남 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은 특히 북한 당국이 외국 언론의 공식 행사 취재를 허용하는 등 외형상으로는 외국 언론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의 언론자유지수 등급을 바꿀 만큼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배스터드 국장은 북한 당국이 2016년 9월 개설된 세계 3대 뉴스통신사 중 하나인 프랑스의 AFP통신 평양지국에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 : AFP는 대부분 북한 정권으로부터 얻은 내용을 보도하고, 북한 주민들로부터 직접 정보를 듣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에 대한 보도는 상당한 주의를 요합니다. 북한 당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내용을 보도하면 평양지국이 폐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They have to be very careful about what they write, what the Pyongyang office writes, because if it really displeases North Korean authorities, then the bureau can be closed.)
배스터드 국장은 AFP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보도하는데 그친다면 평양지국을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제한적이긴 하지만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 : 지도자와 대화할 수 있고, 이동의 제한은 있지만 북한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직접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려움이 분명히 있지만 서방 언론이 평양지국을 개설했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가 조금은 진전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스터드 국장은 그러나 북한 당국이 AFP기사의 사전 검열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보고서에서 전체주의 국가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북한 주민을 정보의 ‘암흑’ 속에 가두어 두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스마트폰, 즉 지능형손전화를 포함한 손전화가 상당히 널리 보급되고 있지만, 오히려 북한 당국은 기술적으로 주민들이 손전화와 북한 내부용 인터넷망인 인트라넷으로 교류하는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도 25일 발표한 전 세계 언론자유실태(Attacks on the Record: The State of Global Press Freedom: 2017-2018) 보고서에서 억압 정권뿐 아니라 세계 주요 민주국가에서조차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