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당시의 납북자 86명을 확인하고 한국 정부에 이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독립 조사기관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1일 한국전쟁 당시 납북 피해자 86명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피해 구제를 위해 한국 정부 차원의 조치를 권고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한국 정부에 86명의 납북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북한 정권의 공식 사과를 받아낼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전시 납북자들의 생사 확인 및 생존자들의 송환을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납북 사건의 발생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한국 정부가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정부 차원의 사과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당시 벌어진 납북 피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번째입니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3월 한국전쟁 전시 납북 사건 등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하고 지난해 11월에는 진실화해위 차원에서 처음으로 전시 납북 민간인 피해자 68명의 희생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이미) 납북자로 인정받은 피해자들이 다시 진실화해위에 신청하는 경우 북한 정권의 대규모 전쟁 범죄에도 불구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피해구제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를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국무총리 직속의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 위원회’(납북자위원회)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한 전시 납북피해자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망라한 보고서를 통해 피해자 규모가 10만여 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진실화해위 측에 재차 진실규명을 신청한 것입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86명의 전시 납북자 가운데 서울에서 납치된 건이 4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경기도에서 납북된 사례는 28건, 인천은 9건이었고 경상, 강원, 충청은 각각 3건, 2건, 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한국전쟁 발발 이후부터 서울 수복 이전 시기까지 자택에서 북한 인민군 등에 의해 납치된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납치 피해자들은 농민, 근로자, 정계의 주요 인사, 북한 체제 저항 인사, 기술을 보유한 전문직 종사자, 의용군 강제 징집 인사, 노무자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진실화해위의 이번 조사 결과가 전시 납북자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납북 사건은)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진실화해위가 다시 한 번 확인해 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앞서 납북자위원회가 있었지만 이제 좀 더 개별 사례들에 대해 조사를 다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점이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팩트 파인딩에 대해서도 국제사회, 국내외에 이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계속 북한을 상대로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하는 그런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항일독립운동,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통치 시대에 일어났던 다양한 인권침해, 적대세력(북한)에 의한 희생 등을 조사하고 이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는 임무를 수행하는 독립적인 조사기관입니다.
현재 활동 중인 진실화해위는 지난 2020년 12월에 출범한 2기로, 1기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한 후 해산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