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일본인 납북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

0:00 / 0:00

앵커: 최근 일본에서 '북한 인권침해 인식주간'에 맞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한 국제행사가 열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이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1일 도쿄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주제로 주최한 국제 학술토론회. (International Symposium Hosted by the Government of 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to resolve the abduction issue as a global issue)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납치문제 담당 장관직을 겸임한 마츠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행사에 나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는 일본의 주권과 더불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마츠노 장관은 나아가 납치 문제 해결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납치 피해자 전원을 하루라도 빨리 귀국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10월 새로 출범한 기시다 정권은 '북일관계의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입장이라면서,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 조건 없이 만날 의향이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마츠노 관방장관은 나아가 지난달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17년 연속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을 언급하며 북한 당국의 인권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필요한 일본과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한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유감스럽게도 북한은 미국이나 일본과의 대화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김정은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자국민에 대한 인권침해가 지속되고 있고 주변국과 국제 평화, 안보를 위협하면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가족들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국제사회는 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지난 6일 일본 국회 연설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모든 납치 피해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과 협력하면서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한편 이른바 일본의 '가족회'로 알려진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가족 연락회'는 11일 임시총회를 열고 고령으로 인한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한 이즈카 시게오 전 가족회 대표를 대신해 44년 전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남동생이자 단체의 사무국장을 역임한 요코타 타쿠야 씨를 가족회의 차기 대표로 정했습니다.

이와 관련, 일본 지지통신은 이날 가족모임 대표가 2대 연속 건강 문제를 이유로 교체된 실정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가족의 고령화가 진행 중인 납치문제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가족회의 사무국장직은 지난 1978년 납치된 다구치 야에코 씨의 장남이자 단체의 사무차장을 역임한 이즈카 고이치로 씨가 맡기로 결정됐습니다.

이즈카 고이치로 신임 사무국장은 이날 행사에서 일본 정부가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바보같은, 의미 없는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납치문제만 우선적으로 선행 해결할 것이라는 점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북한 당국은 최근까지도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는 이미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북한 외무성은 지난 10월, 당시 기시다 신임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일본인 납치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납치 문제는 2002년 9월과 2004년 5월 당시 일본 수상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그리고 그 후 우리의 성의와 노력에 의해 이미 다 해결됐으며 완전히 끝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