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가족들은 한국 정부에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매개로 한 북한의 거짓 평화공세에 속지 말 것을 강하게 호소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폴 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남북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1977년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 사키에 여사는 지난 주 도쿄에서 열린 집회에서 "북한은 전략적으로 교묘하게 평창 올림픽을 활용하는 계획을 세워 능숙하게 북한의 실상을 숨기고 정상 국가인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소전략, 거짓 평화공세에 속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메구미 씨 모친은 "납북 피해자 가족이 노인이 되는 것처럼 북한에 납치된 피해자도 어느새 50 대, 60 대가 되어가고 있다”며 “하루 빨리 일본으로 데려와 자유로운 생활을 시켜주고 싶다"고 재차 피해자의 조기 구출을 호소했습니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 씨는 당시 13세로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11월, 니가타 현 학교에서 배드민턴 연습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다 실종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2002년 9월 평양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일본인 납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북한이 과거 정부 차원에서 일본인을 납치했다는 사실을 공식 시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통일진흥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고영철 일본 탁구쇼구대학 연구원은, 북한은 일본이 미북대화의 중재역할로 나서주길 바란다면서 납북자 문제가 우선 북일 간 대화 의제의 정점에 재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고 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강도 높은 미국의 경제 제재와 군사 압력에 북한 내에 불안과 초조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결국, 북한이 체제 존망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일본 측에 미북대화 주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럴 경우 일본은 미북대화의 주선대가로 납치문제 해결을 북한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고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초∙중∙고교 교원을 대상으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연수를 올 가을부터 실시할 방침이라고 최근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젊은층의 관심이 낮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 문제에 대한 교육 활동 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교원들 스스로도 납치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교과 수업 내용에도 이 사안을 반영하도록 촉구하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