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참가 의사를 밝힌 북한이 2024년 아시안컵 예선에는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이 대회는 내년 열리는 파리올림픽 대회 예선을 겸하고 있어,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의 올림픽 출전도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0일 북한 축구협회가 최근 23세 이하 아시안컵 대회 예선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They have informed us of their withdrawal recently.)
AFC는 이날 북한의 아시안컵 대회 예선 참석 여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서면질의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AFC는 북한이 대회 불참을 통보한 시기와 불참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한 질의에는 “더 자세한 내용은 북한 축구협회에 문의하라”고 덧붙였습니다.(Please reach out to DPR Korea FA for further information)
이에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축구협회에 문의했지만, 10일 오후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앞서 타지키스탄 축구협회도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이 아시안컵 대회 예선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아시안컵 대회 예선 불참 결정으로 북한과 타지키스탄, 라오스, 호주(오스트랄리아)가 속한 I조 경기 일정이 변경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당초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열리는 이번 예선에서 9월6일 호주와 시합을 시작으로 9일에는 타지키스탄, 12일에는 라오스와 맞붙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불참이 결정되면서 9월6일 호주 대 라오스, 9일 타지키스탄 대 라오스, 12일 호주 대 타지키스탄으로 경기일정이 변경됐습니다.
북한의 막판 불참으로 I조에 속한 다른 나라들의 일정이 변경되는 민폐를 끼친 것입니다.
북한이 예정대로 예선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내년 아시안컵 대회를 개최하는 카타르 등 16개국과 함께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이번 아시안컵 대회 예선 불참으로 내년 파리올림픽 대회 참가도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이 대회가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축구 예선을 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북한이 예선을 통과해 아시안컵 대회에서 3위 안의 성적을 거뒀다면 올림픽 본선에 나서고, 4위를 차지했다면 아프라카축구연맹(CAF) 예선에서 4위에 오른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마지막 출전권을 노릴 수 있었습니다.
북한은 앞서 2020년 태국에서 열린 23세 이하 아시안컵에 참가해 베트남(윁남)에 승리하는 등 1승 2패를 기록해 16개국 중 12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2022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안컵에는 불참했습니다.
평양 엘리트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과정 중인 탈북자 이현승 씨는 북한이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외에도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을 우려해 참가를 포기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승 씨 : 북한은 사실 체육대회나 국제대회에서 자신들이 어떤 성과를 내지 못할 것 같으면 참석을 안하거나 아예 보이콧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북한이라는 체재 자체가 자신들의 우월성을 항상 강조해야 되는 시스템입니다. 우리가 국제 체육대회에 나가서 당과 원수님의 배려로 이렇게 승리했다고, 말하자면 선전문구로 활용이 되야하는데, 아예 예선에서 탈락하면 사실 북한에서는 그 대회를 텔레비전에서 방영도 안하거든요.
한편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 코로나로 국경 폐쇄와 함께 모든 국제 스포츠 대회에 불참해왔던 북한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는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