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센터 산하 정책연구소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탈북민 학생 9명을 올해의 장학생으로 선발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위치한 부시연구소(George W. Bush Institute)가 2024년 북한 자유 장학금의 수혜자 9명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소의 ‘린지 로이드 북한 자유 장학금’은 탈북민과 그 자녀들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받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돕기위해 지난 2017년 마련됐습니다.
연구소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장학생 9명에게 총 5만 달러의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장학생에는 시라큐스대학교에서 국제문제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 버지니아 통합의과대학에서 침술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 등이 포함됐습니다.
아직 북한에 살고 있는 장학생들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신원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부시연구소가 제공하는 장학금은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북한 출신의 영주권 또는 시민권자, 망명자나 그 직계 자녀, 한국에서 온 탈북민 학생들의 대학교나 대학원 과정 뿐 아니라 영어 수업, 직업 훈련 비용 등으로 지원됩니다.
장학생은 신청자의 재정적 상황을 고려해 학자금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높은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선정되는데, 올해는 14명이 지원해 9명이 선정됐습니다.
1인당 최고 1만 달러의 장학금이 주어질 예정입니다.
지난5월 컬럼비아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한 탈북민 이현승 씨는 2023년 선정된 장학생 중 한명입니다.
그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탈북민들은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을 기회가 적은데, 이 장학금이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이현승 씨: 저희가 학비가 모자라니까 매월 학비를 지불하는 방식을 선택했었습니다. 학교에서 매월 학비 청구서가 오잖아요. 그럴 때마다 마음을 졸였었는데, 그래도 부시재단 장학금으로 두세달은 마음 놓고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재정적 부담을 많이 감소시켜줬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16살 때 미국에 입국해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부시센터의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는 조셉 김 씨는 이날 RFA에 탈북민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한다면서 “만약 그 도전 중에 하나가 공부라면, 부시연구소의 장학금을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셉 김 씨: 제가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됐을 때, 우리(탈북민들)가 혼자서 힘들게 살고 있다고 느껴졌었는데, 우리의 어려움을 누군가 알고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됐습니다. 재정적인 도움도 그렇지만, 탈북민들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저한테는 제일 큰 메시지인 것 같아요.
부시연구소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탈북민 41명에게 총 85회에 걸쳐 약 35만달러 규모의 장학금을 수여했습니다.
내년 장학생 선발은 1월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 5월까지 미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총 224명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