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북한이 3년 이상 풍진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풍진 퇴치국가'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23일) 북한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풍진퇴치 과정을 분석한 보고서(Progress Toward Rubella Elimination-World Health Organization South-East Asia Region, 2013-2021)을 발표하고 북한과 부탄, 동티모르 등 3개국에서 36개월 이상 풍진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Bhutan, North Korea, and Timor-Leste have halted endemic transmission of rubella virus for >36 months.)
그러면서 이들 3개국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풍진 퇴치국가’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풍진 퇴치 인증 기준은 환자가 발생한 뒤 3년 이상 토착화된 풍진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한 감시체계가 제대로 유지되야 합니다.
풍진은 급성 바이러스성 감염질환으로, 임산부가 임신 첫 3개월 이내에 풍진에 감염되면 유산을 하거나 아기가 선천성 기형을 갖고 태어나는 등 태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풍진 백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면서 36개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는 지난 5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어린이와 임산부 등에 홍역과 풍진 등 114만회분 접종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역시 2021년과 2022년 보고서를 통해 홍역과 풍진 백신, 소아마비 백신을 북한에 정기적으로 공급하며 집중적인 보건 체계 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실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풍진 백신 접종률은 2013년 12%에 불과했으며, 이 지역 5개국만이 풍진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나, 2021년까지 북한을 포함한 11개 모든 국가가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도입, 접종율이 86%로 증가했습니다.
이같은 접종률 상승으로 북한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풍진 감염건수는 2013년 1만434건에서 2021년 2천103건으로 80% 감소했습니다.
또 해당 기간동안 이 지역의 연간 풍진 발병률도 인구 100만 명당 5.5건에서 1.1건으로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몰디브와 스리랑카는 지난 2020년 WHO로부터 ‘풍진 퇴치국가’로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17년 서태평양 지역 최초로 WHO로부터 풍진 퇴치 국가로 인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을 포함한 11개국 모두에 홍역 및 풍진 퇴치를 위한 국가검증위원회가 설립되었으며, 매년 홍역 및 풍진 퇴치 진행 상황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WHO 동남아시아 지역검증위원회에 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에 동남아 지역의 풍진 백신 접종률이 2019년 93%에서 2021년 86%로 감소했다”며 “2023년까지 동남아시아 지역 내 풍진을 퇴치하겠다는 WHO의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긴급하고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