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주민들 속에서 중국관광객들이 당국의 어린이 학대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관광객에 보여주기 위해 6세미만의 어린이들을 동원해 장시간 예술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어린이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청진시 청암구역 청암유치원이 국제관광 지정 코스로 선정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관광객을 위한 어린이 예술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을 심하게 학대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암유치원은 예로부터 청진시에서 어린이 예술공연을 잘 하기로 유명한 유치원”이라면서 “오래 전에 평양에서 진행된 전국 설맞이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을 계기로 함경북도에서 예술중심 유치원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중국인 국제관광이 활성화 되면서 청암유치원 어린이들이 거의 매일같이 관광객을 위한 공연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만 5살(6살)의 어린이들이 노래와 춤, 악기로 관광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가혹한 연습에 시달리면서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받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인 대상 관광은 대개 4월에 시작해 10월 말까지 이어진다”면서 “조선관광에 나선 중국관광객들은 북조선어린이들의 공연이 신기하고 대단하다며 박수치며 즐거워 하지만 공연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에 가해지는 학대와 폭력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여기(북한)유치원은 5세(만4세)부터 6세(만5세)의 어린이가 낮은반, 높은반으로 나뉘어 2년제 교육을 받는다”면서 “낮은반을 마치고 다음해에 우리글을 배우는 초기단계인 높은반에 올라가는데 이때 예술적 재능이 있어 선발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가혹한 훈련과 연습이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청진시 청암유치원의 학부형(학부모)들 속에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불만이 높다”면서 “5살짜리 철부지 어린이까지 외화벌이를 위해 혹사시키고 있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에는 관광객들의 볼거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당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어린이 예술공연을 국제관광의 필수 과정으로 지정하기 시작했다”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피눈물 나게 연습하는 어린이들을 보면 팔다리에 이곳 저곳에 피 멍이 들어 있고 피곤에 지쳐 쓰러져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도내에서 재능있는 어린이들을 선발해 청암유치원에서 1년간 고된 훈련을 거쳐 예술공연을 준비한다”면서 “공연에 선발된 어린이들은 유치원을 마치고 소학교에 입학해서도 중국인관광객을 위한 공연에 내몰리느라 학교수업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심지어 당국에서는 어린이 공연의 특수성을 내세워 연습과정에서 몽둥이와 회초리를 사용하는 폭력을 사용해도 눈감아 주고 있다”면서 “중국 관광객이 한창 몰릴 때는 어린이들이 하루 2~3차례 같은 공연을 되풀이 해야할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