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덜란드 인권단체가 최근 북한을 포함한 각 국가별 어린이들의 인권 실태를 평가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네덜란드 인권단체인 키즈라이츠 재단(KidsRights Foundation)은 지난주 전 세계 182개 국가 아동들의 인권 실태를 평가한 연례 보고서인 '키즈라이츠(아동권리) 지표 2020'(KidsRights Index 2020)를 공개했습니다.
이 단체는 유엔 기구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전 세계 국가들의 아동 인권상황을 '생존권'(Right to Life), '건강권'(Right to Health), '교육받을 권리'(Right to Educate), '보호받을 권리'(Right to Protection), 그리고 '아동 인권 환경'(Enabling Environment for Child Rights) 등 5가지 항목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총점으로 1점 만점에 0.673점을 받아 182개국 가운데 11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작년 122위를 기록했던 것에서 소폭 오른 것입니다.
가장 점수가 낮은 항목은 '아동 인권 환경'으로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0.357점을 받았고, 그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육받을 권리' 항목은 0.571점으로 182개국 가운데 141위를 기록했습니다. '건강권' 항목에서는 0.871점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올해 총점으로 0.884점을 받아 13위를 기록하면서, 작년 70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순위가 대폭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워싱턴DC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표면적으로 북한 아동 인권이 실제보다 사정이 나은 듯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동 인권 실태를 평가하려면 우선적으로 아동의 영양상태 및 물과 위생에 대한 접근성 등 건강 측면과 교육에 대한 접근성 등 2가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북한 아동의 발육부진 비율은 2012년 28%에서 2017년 19%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지역 편차가 있는 등 북한 아동의 건강과 영양 상태는 계속해서 암울(dire)한 상황이라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아동 인권은 건강 상태와 더불어 교육 측면에서도 좋지 못한 열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교육 측면에서, 북한의 교육 체계는 25년 전 대기근을 겪을 때 붕괴했습니다. 아마도 어느 정도 회복됐을 수도 있겠지만, 북한 아동들은 절대적인 능력주의(meritocracy) 속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분 제도라는 사회적 차별이 북한 아동들의 운명과 미래, 직업 등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는 또 북한 공식 통계상으로는 북한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북한 당국이 공식 통계를 조작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통계 자료가 어떻게 수집됐고 북한 내부에서 실제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키즈라이츠 재단은 아동 인권 상황이 가장 좋은 국가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이슬란드를 꼽았으며, 아동 인권 실태가 최악인 국가로 아프리카 차드를 지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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