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15일 열린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태구민이라는 이름으로 출마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그리고 비례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북한인권단체 나우의 지성호 대표가 나란히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탈북민과 인권 전문가들은 이들의 당선을 축하하며 북한 인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태영호 전 공사가 한국 주민에 의해 선출된 첫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국회에서 그의 북한인권 발언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특사: 태 전 공사는 국회의원 당선 이전에도 그의 경력으로 인해 북한 인권문제에 있어 중요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비록 여당 의원은 아니라도 그의 고위급 외교관으로서의 경력과 경험으로 인해 국회에서 그의 견해는 대북 정책에 영향을 주는 무게 있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킹 전 특사는 태 전 공사가 한국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선출되었다는 것은 한국인들이 한국의 대북정책과 북한 주민에 대한 북한 정권의 처우에 대해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북한 주민들은 노동당에 의해 결과가 미리 결정된 상황에서 선거를 치루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도 태 전 공사가 거의 60퍼센트(58.4%)에 육박하는 엄청난 득표율로 당선되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독재를 경험한 태 전 공사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따라서 태 전 공사가 국회의원이 되면 한국 내 탈북자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더 크게 목소리를 낼 것으로 믿는다고 숄티 대표는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태 전 공사의 국회의원 당선은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자신들의 삶에 대해 우려하는 북한 관리들에게도 그들이 반인도적 범죄를 일상에서 자행하는 북한 정권을 위해 일하는 것을 멈춘다면 자신들도 통일 한국에서 미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차단되고(muffled) 있는 상황에서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태 전 공사가 지역구민들의 선거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한국 유권자들이 남북 화해 문제 뿐 아니라 북한 주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한국 여당에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nd I hope that the ruling party as well will factor in the concerns regarding the people of North Korea, not only the reconciliation of the Kim regime but the actual people of North Korea. I think the South Korean voters have sent a very clear message to the ruling party.)
한편, 영국의 북한인권단체 '징검다리'의 박지현 공동대표는 북한에서 완전히 다른 계층에 속했던 태 전 공사와 이른바 꽃제비 출신의 장애인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가 함께 정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 태 (전) 공사와 지성호 씨는 (북한에서) 서로 살아온 환경이 완전 달랐어요. 태 공사는 엘리트였고, 지성호씨는 진짜 빈민층이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서 함께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것은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사람들도 누구나 정치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입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당선인들이 탈북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디 한국 국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목소리 많이 높이고 지도자적 역할을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 청년 조셉 김 씨도 태 전 공사와 지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이들은 북한에서 전혀 다른 사회적 배경을 가졌었지만 이제는 '북한 주민의 자유'라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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