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영국대사 “북 국경봉쇄 3년…인도적 상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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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국경 봉쇄를 약 3년째 이어가는 가운데 북한 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바 있는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북한 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크룩스 대사는 지난 10일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지난 2020년 1월 신형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후 약 4개월 만에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을 잠정 폐쇄하고 북한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경 봉쇄 이후 바나나, 오렌지 등 과일 그리고 주류와 같은 사치품부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에는 식용유, 설탕과 같은 생필품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북한에 더 오래 남은 외교관들의 전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는 북한에서 특권을 누리는 외교관들의 이야기라며 지난 3년간 국경봉쇄 속에서 지내온 북한 주민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도지원 인력이 북한에 속히 복귀해서 이들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 심각한 것은 북한 내 일반 주민들의 상황입니다. 저는 북한의 인도적 상황이 우려되는데 심지어 평양에서도 그리고 일부 지방에서는 더욱 지난 3년 내내 생필품을 구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인도지원 인력이 북한에 복귀해서 일반 주민들이 실제로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that really serious point here is the plights of ordinary North Korean people. I am concerned about the humanitarian situation, even in Pyongyang and certainly much more in parts of the countryside where they have been deprived of all the important goods by and large for all those three years. We do think it's urgent to get humanitarian workers back into North Korea to carry out a proper assessment of what the actual plight is of ordinary North Korean people.)

이에 더해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고 외교관들을 다시 북한에 보내는 것이 안전하고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대로 평양 주재 대사관을 다시 열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방침이지만 해외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 조차 귀국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증강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크룩스 대사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로 안보를 지키려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오히려 전 지역의 안보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비핵화가 북한의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이는 국제법과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심각한 위반으로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확고한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영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러한 국제적 대응 수립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며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적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책임을 다하길 바랍니다.

(The UK, as a permanent member of the Security Council, would look to play our part in formulating that International response. We hope that other members of the UN Security Council will also live up to their responsibilities in such an event.)

리용호 전 북한 외무상이 작년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4일 보도와 관련 사실 여부를 아는지 묻는 질문에 크룩스 대사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또 리용호 전 외무상이 최초의 영국 주재 북한대사였고 평양에 부임했을 당시 외무상이었기 때문에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며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