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은 북한 당국의 코로나 방역조치가 식량권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유엔 인권보고서를 반박한 것과 관련해 보고서 내용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5일 조철수 국제기구 국장 명의의 글을 통해 코로나 19, 즉 코로나비루스 사태에서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지적한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의 보고서를 '이중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코로나 19로 많은 나라들이 공항과 항만은 물론 지역과 나라 전체를 봉쇄하는 등의 방역조치들을 취하고 있는데 북한의 비상방역조치만 유독 '인권유린'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한 것입니다.
유엔 대변인실은 26일 북한의 이러한 주장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보고서의 내용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추가로 논평할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We have no further comment on this as the report speak for itself.)
앞서 지난 20일 공개된 유엔사무총장의 '북한인권상황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이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면서 특히, 식량권(the right to food) 등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북한의 유엔인권보고서 반박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미국은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remain concerned about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and the United States is committed to placing human rights at the center of our foreign policy.)
대변인은 "북한은 자기 주민들을 착취하고 자기 주민들의 자원을 불법적인 핵과 탄도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DPRK continues to exploit its own citizens and divert resources from the country's people to build up its unlawful nuclear and ballistic weapons programs.)
이어 북한은 국경을 패쇄하고 국제원조 제안을 거부하는 동시에 기존 인도주의적 사업들을 이행하고 감시하는 사람들을 제한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포함해 지원 제공에 상당한 장벽을 만들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Moreover, the DPRK has created significant barriers to the delivery of assistance, including COVID-19 related assistance, by closing its borders and rejecting offers of international aid, while also limiting the personnel responsible for implementing and monitoring existing humanitarian projects.)
이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국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이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슨 국장: 코로나 19는 북한 정권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편리한 구실(excuse)이 된 겁니다. 그런데 북한의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방역 조치를 이유로 이동을 제한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먹을 꺼리를 찾지 못하는 등 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라는 겁니다.
로버트슨 국장: 북한이 코로나 19로 지역을 봉쇄하면 그 결과 집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을 먹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봉쇄조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북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 방역조치와 관련해 북한과 다른 국가들 간에는 주요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북한은 코로나 확진 사례가 전혀 없다면서도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협력과 투명한 정보공유가 필요한데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은 코로나19를 모든 유엔 기구 관련자들과 비정부단체 직원들이 북한을 떠나도록 하는데 악용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이 식량 등 생활 필수품을 구하는 비공식 시장인 장마당을 코로나를 이유로 단속하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다른 국가들은 코로나19를 공공보건위기로 보고 이를 위해 일부 제한을 가하지만 북한은 코로나19를 정치적 억압 수단으로 보고 시장, 외부간섭, 외국인들과의 접촉 및 외부정보 유입을 단속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26일 북한주민들의 식량권 침해를 우려한 유엔보고서를 북한 측이 반발한 것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FAO has no comment on your questions.)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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