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총회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 당국이 코로나 통제 조치로 주민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억압을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그리고 북한 내 이동과 사회적 교류 제한 등 코로나 통제 조치가 주민 간 정보와 사상의 흐름을 더욱 억제했다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공개된 ‘북한 내 인권상황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 총회 보고서’에서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접수된 정보를 통해 북한 당국이 주민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억압을 더욱 강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이러한 상황은 주민의 의지를 억압하고 분열시키며 주민 사이에 불신을 심고 모든 집단적 의지 또는 문화의 출현을 억누르기 위해 감시, 강압, 공포와 처벌 등의 수단을 사용하는 북한의 정치안보 구조 안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정치범수용소로의 강제실종은 계속해서 주민을 대표하기보다는 제압하고 통제하는 북한 통치 체계의 전형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표현, 결사,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 억압으로 북한 당국은 아무 견제도 받지 않고 식량안보와 의료접근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코로나 대응조치 등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에 대응하는 것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분단과 아직 해소되지 않은 한국전쟁의 유산에 국제사회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책임이 더욱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단독으로 또는 유엔 총회의 권고에 따라 북한 내 인권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책임규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관점에 대한 이해 개선을 위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서울사무소가 북한 외부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하고 이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코로나 대응 등에 있어 북한이 국제인권의무를 다하게 하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으로 관여하기 위한 원칙적, 일관적, 지속적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회원국들에게 건설적 대북관여를 위한 새로운 장을 고려하고 북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제안에 대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 7월 주유엔 북한대표부에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보고서는 오는 10월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한국 통일부가 주최한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고립을 깨기 위한 첫번째 조치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북한에서 철수한 유엔과 대사관 직원들이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로 유엔과 외교관계자들이 북한에 복귀해 이동의 자유를 가지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As the first step, we need to secure the return of United Nations and diplomatic staff to the DPRK with a freedom of movement needed to carry out their mandates.)
그러면서 북한의 고립은 인권 상황에 더 큰 타격을 미칠 수 있고 소통이 없다면 국가간 신뢰를 쌓을 수 없으며 이는 오판의 위험과 군사적 갈등 가능성을 높여 인권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의 북한 상주 직원들은 지난 2021년 3월 부로 모두 현지에서 철수한 후 아직까지 복귀하지 못한 상탭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 5월 처음으로 자국 내 코로나 발병을 인정한 후 3개월 만인 지난 10일 ‘방역전 승리’를 선언하며 최대비상방역체계에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춘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