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정처 “탈북민 입국 급감...정착기본금ㆍ주거지원금 예산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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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국회예산정책처는 탈북민 입국자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탈북민 정착기본금, 주거지원금 예산을 조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의 예산결산, 재정운용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는 한국 국회예산정책처는 북한 국경봉쇄 조치 등의 여파로 탈북민 입국이 줄어드는 현실을 반영해 정착기본금, 주거지원금 예산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국회 예정처는 26일 ‘2023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 정착기본금과 주거지원금의 예산 집행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3년간 결산 내역을 살펴보면 2020년 74.1%였던 정착기본금의 예산 집행률은 2021년 14.9%로 줄어들었고 2022년 3.7%에 그쳤습니다.

주거지원금 예산 집행률 역시 2020년 78.5%에서 2021년 32.5%, 2022년 10.0%로 꾸준히 낮아졌습니다.

국회 예정처는 코로나 이후 북한이 국경지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중국 등 제3국 이동을 제한하면서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국회 예정처는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고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가 완화된다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은 실제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9년까지 매년 1,000명 이상을 유지하던 탈북민 입국자 수는 2020년 229명으로 크게 줄었고 2021년 63명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탈북민 입국자 수 역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일부는 지난 13일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이 23명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입국한 탈북민이 19명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 9월까지 총 42명의 탈북민이 한국에 들어온 것입니다.

지난 2021년에는 1월부터 9월까지 총 48명의 탈북민이 한국에 입국한 바 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8월 30일 2023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며 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을 6716만 달러(952억 원)에서 6151만 달러(872억 원)로 소폭 줄였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 입국 감소 추세를 고려해 탈북민 예산편성 기준인원을 올해 770명에서 내년 550명으로 축소했고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통일부는 입국한 탈북민에게 지급되는 정착금 기본금을 기존 5600달러(800만 원)에서 6350달러(900만 원)로 확대하고 탈북민 지원재단 일자리 성공 패키지 지원사업 예산 등을 증액하며 탈북민 지원에 대한 내실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통일부는 27일 국회 예정처 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예산을 과소 편성할 경우 코로나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이 증가할 시 예산 부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