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 국회에서 탈북민 정보보호 개선안과 탈북민 자녀양육 지원 개선안을 잇달아 발의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지난 2년간 공공기관과 지역 하나센터 관리자들이 탈북민 정보를 유출하거나 유실 후 신고하지 않는 사건들이 지속해서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탈북민 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제공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고, 정보가 분실·도난·유출된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것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탈북민 정보란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 고유식별정보에 더해 북한 거주 당시 지역, 직업, 탈북 연도, 하나원 기수 등 탈북민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일컫는다고 지성호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한국에 온 후에도 북한 정권의 협박을 받는 사례가 있어 탈북민 정보는 더욱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에 정착해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하는 탈북민 활동가 중 일부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도망갔으면 조용히 살라. 그렇지 않으면 북한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협박 전화를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또 지난달 30일 탈북민의 자녀 양육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 보호대상자와 영유아 자녀의 복지 증진을 위해 이들의 양육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북한이탈주민법에 신설하자는 내용입니다.
지성호 의원은 지난 30일 보도자료에서 탈북민과 그 자녀의 양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법에 명시해 탈북민 가족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지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탈북모자 아사 사건, 올해 탈북여성 고독사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탈북민 정착지원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이 지난 2월 발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여성 5명 중 1명은 주 36시간 미만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들 중 약 23%가 육아로 생계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1일 탈북민 출신 학생의 학교 적응과 성장에 기여한 한국 교사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수사례로 선발된 교사들은 탈북학생과 일대일 결연을 맺고 2년 이상 장기적인 정서적 교류, 학습 지도, 체험 활동 등을 진행한 경험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김혜정 인천약산초등학교 교사 : 한국어 능력이 향상되면서 학생이 교과 수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걸 볼 수 있었고요. 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상승하니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양나리 대덕초등학교 교사 :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 학생을 고려하여 만화로 된 역사 전집을 구매하였습니다. 만화 전집을 함께 읽으면서 키득거리기도 하고 서로 문제를 내면서 역사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학생은 지금도 역사를 매우 좋아합니다.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한국 내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북한 출생 탈북학생은 총 635명, 중국 등 제3국 출생 탈북학생은 총 1천426명 입니다. 중국 등 제3국 출생 탈북학생의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총 3만3천8백여 명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