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민 청년들의 야구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 새한반도야구회가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대사를 초청해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첫 탈북민 야구 활동 지원 사단법인 ‘새한반도야구회’가 20일 오전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대사를 초청해 개최한 강연회.
토르 대사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주제로 국가 설립 배경과 유대인들이 고난을 이겨낸 과정을 탈북민 야구단 소속 청년들에게 전하면서,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온 것이 그 과정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까지 전 세계에 흩어져 핍박을 받으면서도 유대인들은 전통과 문화, 풍습을 수천 년 동안 보존해 왔다는 것입니다.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대사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 수용소에서 600만 명 정도의 유대인이 학살당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유대인들은 국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주 절실히 느꼈습니다. 유대인들이 나라를 다시 세운 것은 기적과 같습니다.

토르 대사는 한국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고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등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인접한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각각 군사 위협을 받고 있다는 큰 어려움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대사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 위협으로 인해 항상 안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에 북한이 있듯, 이스라엘에도 이란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시간여에 걸친 강연을 마친 토르 대사는 자신이 이스라엘로 돌아가기 전 미국에서 나고 자라며 야구를 즐겼던 경험을 전했고, 탈북민 야구단 소속 청년들도 한국에 와서 처음 접한 야구의 즐거움을 표현했습니다.
탈북민 야구단 'nkp 타이거즈' 선수: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다른 부분이 정말 많더라고요. 북한에 있을 때는 경험하지 못한 종목이라 너무 재미있습니다.
탈북민 야구단 ‘nkp 타이거즈’에서 3루수로 활동하고 있는 한 선수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역사, 그리고 야구라는 스포츠를 엮어 풀어낸 이날 강연에서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야구단 'nkp 타이거즈' 선수: 오늘 대사님으로부터 정말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고, 더 큰 비전을 저희에게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들어갈 큰 그림을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계신다는 걸 알게 돼서 더 힘을 내고 잘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 ‘챌린저스’를 이끌고 있는 박진우 감독은 야구를 통해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박진우 '챌린저스' 감독: 학생들이 처음에는 아무래도 소극적이기도 하고 사람과 어울리는 데 필요한 사교성이 부족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야구를 통해 단체 활동을 경험함으로써 향후 사회 진출시 필요한 적응력 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 적응을 돕는 수단으로써 탈북민 청년, 유소년에게 야구를 보급하는 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지난 13일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탈북민 유소년이 야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태영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 주민들은 야구라는 종목을 잘 알지 못하지만 많은 탈북민들은 야구를 좋아한다며, 갑작스레 통일이 찾아온다면 야구는 남북이 빨리 동질성을 찾고 화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첫 탈북민 야구 활동 지원 사단법인 ‘새한반도야구회’는 지난해 11월 출정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김성일 새한반도야구회 이사는 당시 탈북민 야구단 법인 설립 배경과 관련해 “야구를 통해 남북 주민이 서로 소통하는 ‘통일야구’의 역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새한반도야구회는 지난 2018년 8월 재일교포 사업가인 김현 현 이사장이 기부금을 내고 야구단을 설립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