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탈북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영국 뉴몰든에 최근 문을 연 탈북자 주민센터가 탈북자들에게 새로운 배움터이자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에서 차로 40분 가량 떨어진 뉴몰든에는 영국 거주 탈북자의 80% 정도인 700여 명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직접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 뿐 아니라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왔거나 영국에서 태어난 북한인 2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북한 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이 곳은 ‘리틀 평양’이란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탈북자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이들의 정착을 도와온 민간단체 ‘커넥트 북한’(Connect North Korea)은 지난 6월 말 정식으로 탈북자들을 위한 주민센터를 열었습니다.

지난 5월 주민센터로 이용될 작은 사무실을 얻었지만 1년 간 영어교육 등 프로그램 운영비, 시설 운영비 마련을 위해 기금 모금을 시작했고 목표액인 7천500파운드, 즉 9천600 달러 이상을 확보하면서 7월 중순부터 간판을 내걸고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 것입니다.
유럽북한인권협회의 후신인 ‘커넥트 북한’의 마이클 글렌디닝 대표는 탈북자들이 1차적으로 부딪치는 언어 장벽을 없애기 위해 1대1 또는 소규모 영어 수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하지만 북한에서 받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심리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렌디닝 대표 : 다른 난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탈북자들이 이 곳에 도착하면 극복해야 할 난관들에 부딪칩니다. 애석하게도 많은 탈북자들이 이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영어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제 생각에는 모든 탈북자들이 가지고 있는 계속되는 트라우마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폐쇄된 북한 사회에서 자란 탈북자들은 그 때의 기억과 충격들을 쉽게 잊지 못하고 영국과 같이 전혀 다른 사회에 적응하는데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글렌디닝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탈북자 주민센터는 이번에 마련된 기금으로 1년 간 한국어가 가능한 심리 상담사나 음악 치료사를 통한 전문적 심리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주민센터는 탈북자 청소년들의 사회 적응과 성장을 돕기 위한 멘토링, 즉 조언 프로그램과 자원봉사자들의 법률 및 번역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