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화가 강춘혁, 25일까지 ‘Fly away’ 개인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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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탈북 화가인 강춘혁 작가가 북한의 일상 생활을 담담하게 그려낸 그림 전시회를 오는 25일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 화가 강춘혁 씨가 ‘Fly away, 날아가다’라는 주제로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강 작가는 가사를 박자에 맞추어 읊조리는 ‘랩’으로 김정은 당 총비서 등 북한 지도부를 신랄하게 풍자한 래퍼로도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본업인 화가로서 매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강 작가가 오는 25일까지 진행하는 개인전에는 올해 새로 그린 작품 15점과 기존의 작품 2점까지 모두 17점이 전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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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춘혁 작가의 ‘토끼풀 과제’ . / 강춘혁 작가 제공

강 작가는 이번에 내놓은 ‘그 때 그 시절’과 ‘Fly away(날아가다)’, ‘토끼풀 과제’, ‘빨래하는 소녀’ 등의 작품들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한국 관람객들이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고 싶었다는 게 강 작가의 설명입니다.

강 작가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25년 전 떠나온 북한은 어떤 측면에선 많이 변했고 또 어떤 측면에선 전혀 변화가 없다”며 “이런 북한을 한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강춘혁 작가 :여기 한국에서는 북한이라는 장소가 낯선 장소입니다. 북한의 생활도 그렇고요. 그런 내용을 표현해서 (북한의) 일상 생활이나 현장들을 재밌게 풀어내서 보여줌으로써 한국 사람들도 이제는 북한을 익숙한 곳으로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전시회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개인전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Fly away는 코로나 등으로 통제가 강화된 삶을 살고 있는 북한 주민을 평양을 배경으로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코로나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과거보다 더욱 어려워졌음에도 북한 주민들은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게 강 작가의 설명입니다.

강춘혁 작가 :북한에서 탈북, 탈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지켜보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그 사회를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찾아서 그곳을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고요. 현재로선 이 그림이 상당히 비현실적이지만 (북한) 사회를 벗어나려고 하는 우리의 몸부림을 보여주고자 시도를 하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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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춘혁 작가의 ‘빨래하는 소녀’ . / 강춘혁 작가 제공

‘토끼풀 과제’, ‘빨래하는 소녀’ 등의 작품은 북한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실제 생활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학업보다는 가축을 기르기 위한 풀을 캐는 등 생업에 집중해야 하는 북한 어린이,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그려냈습니다.

강 작가는 “북한 어린이, 청소년들은 토끼풀뿐만 아니라 파철, 파지도 수집해야 하는 1년 할당량이 있다”며 “북한의 실생활을 그나마 부드럽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작가의 개인전은 지난 12일 시작돼 오는 25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전시회장에서 진행됩니다.

한편 강춘혁 작가는 함경북도 온성군 출신으로 지난 1998년 가족과 함께 탈북해 2001년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강 작가는 매년 미술 작품을 통해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인권의 실상과 북한 체제를 풍자하는 래퍼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